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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축의 이해 - 8부 [목조건축의 역사 下]앱에서 작성

BAB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3.24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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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가까이를 끌어 온 목조건축편의 마지막 8부임.

글에 들어가기 전 미리 말하자면, 조선 후기 건축에 대한 설명은 대체로 불교건축을 위주로 이루어질 것임. 궁궐건축도 있지만 절대적인 수가 몹시 적고, 민가는 민도리식, 향교, 사당, 관아건축은 익공식이라서 크게 설명할 부분이 없음.

6~7부에서 소개한 조선 초기까지의 건축에서 구조적인 개량이 완성되었기 때문인데, 그럼에도 불교건축에서는 다양성이 나타나기 때문임. 다만 이는 개별 건축물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이지 사찰 자체에 대한 내용은 아님. 이후에 한국건축의 이해 다른 편에서 가람배치에 대한 부분은 따로 다룰 생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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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울 경복궁 흥례문(1867, 복원)]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생각해봐야 할 부분은 조선시대 전반에 만연했던 반불교적인 통치체제임.

조선 초기의 임금들은 불교도가 많았으며, 이들은 사찰 건립과 중수에 적극적이었음. 태조는 대규모 사원인 회암사를 창건하고 한성 한복판에 흥천사를 세워 통도사에서 불사리를 모셔왔으며, 세종은 궁궐 내에 내불당을 세워 이 사리를 안치했음. 세조는 원각사를 세우고 상원사, 낙산사, 장안사 등 유수의 사찰을 중창했으며 이 당시의 유물들이 지금도 남아 국보 등으로 지정되어 있고, 그의 아들 예종은 세조를 기리기 위해 봉선사와 낙산사에 동종을 주조했음. 명종은 그의 어머니인 문정왕후의 영향으로 독실한 불교도였는데, 이 때 크게 중창된 사찰이 회암사, 봉은사, 청평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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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서울 봉은사. 사진 : e뮤지엄]

하지만 동시에 주자성리학을 내세운 유생들은 극도로 배불적인 모습을 보이며 각종 만행을 벌였음. 중종조에는 태조가 불사리를 안치한 흥천사를 유생이 태워먹었으나 신료들은 화재를 조사하라는 중종을 비판하기에 이르렀음. 아래는 당시 손난직을 대표로 한 성균관 유생들이 올린 상소의 일부임.

​"(전략) 지금 선종(禪宗)의 부도(浮屠)가 하루 저녁에 다 타 버린 것은 비록 한때 놀랍게 들리나, 마침내는 천백 년의 쾌거를 이룬 것이니 오도의 다행일 뿐만 아니라 유가의 경사이며, 또한 종사의 복입니다. 부도의 불타고 불타지 않은 것을 근심할 것이 없습니다. 국가의 정치에 무슨 손실이 있습니까. (후략)" ​

명종조에는 유생이 회암사를 태우려고 한 사건이 일어나자 명종은 대사성으로 하여금 그 유생을 '알아 듣도록 타이르라'고 하였음. 실록에는 이를 적은 사관의 논평이 실려 있음.

​(전략) 그러나 오래되고 유명한 절은 실로 해묵은 뿌리로 당연히 뽑아버려야 할 것인데도, 능침 곁에다 다시 부처의 집을 두었다. 더욱 신속하게 철거하는 것이 마땅한데 도리어 출입을 금하는 방을 붙여 오히려 보호하고 아끼는 의도를 보이니, 또한 무슨 일인가? ​

오래되고 유명한 절은 뿌리를 뽑아버려야 하며, 태조가 창건한 부처의 사리각이 타 버린 것이 천 년의 쾌거라니. 당대 유림들의 불교에 대한 심리가 그대로 드러나 있음.

물론 임진왜란의 영향도 없지 않으나, 고려 후기와 조선 초기 불교건축의 수가 비등한 점은 극단적인 배불정책의 결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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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양주 회암사지. 사진 : 문화재청]

조선 중기, 양란으로 민심이 피폐해지자 불교는 다시 중흥기를 맞았음. 교조주의 성리학의 폐해가 극심했던 서인 집권기의 인조, 현종, 숙종 연간에 도성 내의 자수궁, 인수궁이 훼철되는 등 불교에 대한 탄압은 여전히 심해 봉은사가 철거될 위기에 처하자 백곡처능은 성리학적 논리에 입각해 폐불정책에 반대하는 상소를 올리며 가까스로 폐사를 면했음. 이는 조선조 내내 승려가 올린 유일한 상소였음.

다행히 조선 후기에는 민심에 힘입어 불교 탄압이 조선 초기만은 못하였음. 따라서 불교는 초기의 왕실의 지원을 받던 시절의 권위성에서 탈피해 일반 백성들에게 초점화된 친근하고 토속적인 모습으로 변모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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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북악산과 인왕산]

한편, 조선 후기 또 다른 큰 문제는 목재 수급의 문제였음. 임병양란 이후 전 국토의 건축물들이 재건되며 목재가 크게 부족해졌음. 심지어 현종, 숙종 연간에는 전지구적인 소빙기로 인해 온돌의 보급이 보편화되며 주연료였던 목재는 더더욱 부족해졌음. 이는 영조조 승정원일기에서 극단적으로 확인해볼 수 있음.

​임금이 말하기를, "(전략) 내가 어렸을 때는 백악이 푸르러 볼만했으나, 지금은 오직 모래와 돌의 색뿐이다. (후략)"
(雖以予沖齡時言之, 白嶽, 亦靑蒼可觀, 而今則但見沙石之色矣。) (1727.11.09. 신묘 26번째) ​

참고로 저 기록은 1727년, 영조 3년이었음. 영조는 1694년생으로 1727년에는 아직 33세의 나이였는데, 아무리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더라도 30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도성 일대가 심각하게 황폐화되었음을 알 수 있음.

급격한 황폐화로 수목이 잡아주었어야 할 산지의 토사가 하천으로 유입되어 청계천이 오염되자 대대적인 준설사업이 이루어졌고, 이때 퍼낸 모래를 쌓은 산에 무궁화가 지천으로 피자 이 모래산에 꽃다울 방(芳)자를 쓴 방산동으로 불리우게 되었다는 후담.
(이상 [박종인의 땅의 역사]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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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서울 경복궁 경회루(1867)]

고종조 경복궁을 중건하며 작성한 경복궁영건일기를 살펴보면 목재를 제릉, 후릉, 광릉, 온릉 등 여러 왕릉들의 숲에서 베어 왔어야 할 정도로 목재가 부족했음. 이외에도 목재를 받아온 지역들을 보면 이원, 홍원 등의 함경도 북쪽 고을이나 인제 등 강원도 산속이었고, 급기야 삼척부 울릉도에서도 목재를 받아오라고 했다가 철회하는 일도 있었음. 울릉도의 위치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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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안성 청룡사 대웅전 도랑주(1790)]

그래서 조선 후기 건축의 특징은 효율성과 장식성이라고 볼 수 있음. 도랑주를 비롯하여 굽은 목재가 적극적으로 사용된 조선 후기 건축물들은 자연친화성이 두드러진다고 하지만, 실상은 곧은 목재가 부족해진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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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강진 무위사 극락전(1476)]

목재의 부족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부분이 바로 도리의 길이임. 조선 초기의 건축물들을 보면 건물 좌우로 도리를 길게 빼었음. 긴 처마는 비바람으로부터 보를 비롯한 중심 가구들을 보호해 주었기에 초기의 맞배지붕 건물에서는 도리가 바깥기둥보다 더 많이 빠져나가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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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공주 갑사 대웅전(1617). 사진 : 문화재청]

그러나 조선 후기에는 목재가 부족해져 도리의 길이가 짧아지는 문제가 생겼음. 이에 따라 맞배지붕 건물은 가구가 쉽게 상했고, 이에 따라 자구책으로 설치한 것이 풍판임. 풍판 또한 목재로 만들어지지만, 영구히 사용할 것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서까래나 도리 등의 가구와는 달리 몸빵(?)으로 쓰기 위한 목적이었기에 하질의 잡목을 사용해도 하등 상관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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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나주 불회사 대웅전 충량(1799). 사진 :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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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순천 선암사 대웅전 충량(1824). 사진 : 문화재청]

충량은 팔작지붕 건물에서 쓰이는 부재로, 측면 기둥머리에서 대들보를 연결함. 대들보 위에 걸리기 위해 높이차를 해소하고자 충량은 굽은 목재를 이용하는데, 이 충량은 조선 후기 건축물에서 가장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특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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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외기의 개념. 그림 : 알기쉬운 한국건축 용어사전]

외기는 중도리를 길게 뺀 뒤 충량 위에 동자주를 세워 그 위에 두 중도리를 잇는 식으로 설치됨. 외기를 통햐 중도리의 길이를 자유자재로 결정할 수 있어 팔작지붕 형태의 다양성이 보장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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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3.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13세기). 도면 : 문화재청]

초기의 팔작지붕은 부석사 무량수전의 예와 같이 정면 5칸의 대형 건축물에서 쓰였는데, 이들 건축물의 경우에는 내진과 외진의 구분이 있었기에 중도리를 내진고주열까지만 걸고 종보에 지붕면을 연착시키며 외기의 역할을 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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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5. 안동 봉정사 대웅전(여말선초). 사진 및 도면 : 문화재청]

그러나 3칸짜리 불전에서는 중도리가 건물의 양 끝까지 이어지고 내부에 도리를 올려 지붕면을 얹었음. 중도리로 인해 지붕면을 설계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따라서 합각의 위치의 설정도 제한적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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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창녕 관룡사 대웅전 충량(1617). 도면 :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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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나주 불회사 대웅전 충량(1799). 도면 : 문화재청]

그러나 조선 후기, 충량이 도입되면서 합각의 위치를 자유자재로 옮길 수 있게 되었음. 충량 위에는 합각의 기준선이라고 볼 수 있는 외기(外機)가 올라가는데, 충량 위에서 외기의 위치를 조절하면 원하는 곳에 합각을 만들 수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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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사직단 대문 삼분두(1600년대). 사진 : 문화재청]

조선 후기 건축의 가장 큰 변화는 단연 공포임. 공포의 구조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공포의 형태에 있어서는 여러 변화가 보임.

조선 중기까지 보머리를 삼분두(三分頭), 즉 세 번 나누어 깎는 형태(<모양)로 주로 조각하였음. 종묘 정전, 사직단 대문 등 임란 직후 중건된 건축물에서 나타나지만, 이 이후 시기에서는 보이지 않음. 특히 불교건축에서는 이 이전 시기부터 사라졌음. 이는 궁궐건축이 불교건축에 비해 변화에 보수적이었던 점이 게 작용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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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종묘 정전 공포(1608). 사진 : 문화재청]

반면, 공포는 점점 더 장식화되어갔음. 기존에는 쇠서가 하앙의 영향을 받아 직선적인 형태를 보였으나, 점차 초각, 즉 풀의 형태로 장식하여 쇠서가 둥글둥글해지고 곡선화되는 양상으로 변화함. 초각형은 조선 초기 출목익공에서 나타난 형태에서 그 연원을 찾을 수 있는데, 이것이 점차 다포까지 넘어온 것으로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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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전의 비암사 극락보전 공포(17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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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울진 불영사 대웅보전 공포(1735)]

임란 이후 주불전들의 공포는 대체로 쇠서 2~3에 맨 위 익공 혹은 운공 하나 올리는 경우가 많았음. 주불전의 권위와 엄숙함을 돋보이기 위함으로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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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공주 마곡사 영산전 공포(1651). 사진 : 문화재청]

반면 부불전들 중 규모가 큰 것들의 경우에는 다포 살미를 구름모양으로 조각해 화려함을 과시하기도 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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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부안 내소사 대웅보전 귀한대(1633). 사진 : 문화재청]

하지만 이러한 형태가 일률적인 것은 아니라서 살미에 용, 봉황 조각을 비롯한 다양한 조각형태가 나타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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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순천 선암사 대웅전 공포(1824)]

또한 쇠서 안쪽에 다양한 조각을 추가하기도 하였음. 이 시기 쇠서는 풀 모양을 모티프로 하였기에 주로 꽃을 새기는 경우가 많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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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공주 마곡사 대광보전 안초공(1813). 사진 :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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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고흥 능가사 대웅전 안초공(18세기). 사진 : 문화재청]

조선 후기에 새롭게 등장한 부재가 안초공(按草工)임. 안초공은 공포와 연결되어 주두, 평방, 기둥머리를 감싸며 이들을 단단하게 잡아주는 역할을 하였음. 다만, 이는 장식성이 큰 부재였던지라 사찰건축에서는 주로 용 모양을 조각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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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8. 나주 불회사 대웅전 용 모양 부재(1799). 사진 및 도면 : 문화재청]

장식성에 치중하다 보이 본연의 목적을 상실한 안초공도 있음. 위의 불회사 대웅전 안초공의 경우 기둥머리에 꽂혀 있기만 할 뿐 부재를 잡아주거나 하는 역할은 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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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부안 내소사 대웅보전 충량(1633). 사진 : 문화재청]

이런 용 모양 조각은 불전 내의 충량에서도 흔히 나타나던 형태임. 궁궐이나 민가에서는 충량을 대들보에 꽂아 머리가 나타나지 않거나 위에 단순히 얹어 마무리했으나, 불전에서는 여러 조각을 새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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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완주 송광사 종루(17세기). 사진 : 문화재청]

이 장식화가 과도해진 나머지 불전이 아닌 부속건물들까지 굉장히 화려하게 지어진 경우가 있는데, 송광사의 종루가 대표적인 예임. 송광사는 조선 후기 대대적으로 중창된 사찰로, 종루 또한 이때 다시 지어졌음.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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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보은 법주사 대웅보전(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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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부여 무량사 극락전(17세기). 사진 :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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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순천 안국사 대웅보전(1785). 사진 : 북한의 전통사찰]

임란 이후에는 조선 초기에 비해 다층불전이 여럿 지어졌음. 이는 양란 이후 불교의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인데, 이 시기 유행한 것이 소조불이었음. 소조불은 진흙으로 만들어진 불상인데, 규모가 크다는 공통점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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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부여 무량사 소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 사진 : 문화재청]

대표적인 17세기 소조불인 무량사 소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은 주존의 높이가 5.4m인 거대한 불상임. 이 정도 규모의 불상을 배치하려면 그에 맞는 거대한 규모의 불전이 필요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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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완주 송광사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 사진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하지만 앞서 말했다시피 임란 이후 세워진 무량사, 법주사, 화엄사, 해인사, 송광사 등지의 여러 중층불전들은 18-19세기를 거치며 많은 곳이 사세를 유지할 여력을 갖추지 못했음. 송광사 대웅전, 선운사 영산전은 보수공사로 단층으로 변형되었으며, 해인사 대적광전은 화재 이후 단층으로 재건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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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대구 동화사 극락전(1600). 사진 : 문화재청]

간혹 조선 후기 건축에 대해 이전보다 퇴화했다는 식의 주장을 많이 들어볼 수 있음. 물론 조선 후기 건축이 초기에 비해 구조보다는 장식에 치중한 면이 분명히 있음.

하지만 나는 발전과 퇴화에는 차이가 없다고 생각함. 단지 수많은 변화가 있었을 뿐임. 그 과정에서 당대인들은 그들 역량의 최대치를 뽑아냈을 것이고, 이 과정에서 당시의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이 변화를 추구해야 했음. 이러한 한계가 크지 않았던 시기에는 오히려 변화가 적었음. 제한적인 상황에서 최대치의 효율을 뽑아내기 위한 결과물이 조선 후기의 건축임.

나도 당시의 시대적 상황으로 대규모 건축물이 많이 지어지지 못했던 점은 안타까움. 하지만 역사를 잔존하는 모습 그대로 직시할 때 그것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함. [한국건축의 이해]를 시작한 것 또한 이와 같은 생각에서임.

현재에 대한 명확한 분석이 과거에 대한 추론을 가능하게 함. 섣부르게 제대로 된 이해 없이 과거를 바라보려 한다면 그것은 허공에 손을 흔드는 것에 지나지 않을 것임. 내가 글을 그리 잘 쓴 것은 아니지만, 웬만한 사람들이 이해할 정도로는 풀어 썼다고 생각함. 전통건축에 관심이 있다면, 1부로 돌아가 처음부터 정확한 개념을 쌓고, 이것을 바탕으로 지금 남아있는 여러 건축물들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기 바람. 그렇다면 미래의 건축, 전통건축이 현대 대한민국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올바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임. 기초가 없는 실전은 허구일 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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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한국건축의 이해] 글은 탑파건축에 대한 내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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