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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용 이야기

김님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3.31 12:00:01
조회 24019 추천 174 댓글 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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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취학 아동을 제외하면 이 나라에 심청이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다.

심청이가 맹인인 아버지랑 사는데,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공양미 300석을 받는 대신 인당수에 인신공양을 당했고, 그 후 용왕을 만나서 부우자가 되었다는 유쾌한 이야기다.


근데 생각해봐라. 누굴 만났다고? 용왕? 용왕이 뭐지? 용들의 왕이라는 뜻인가? 그렇게 생각했다면 정답이다.

오잉? 하지않냐? 아니 씨발 거기서 왜 용형이 나와! 근데 그게 다 이유가 있다.




태고로부터 육지 생물은 물가 근처에 모이곤 했다.

인간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이놈의 물가에 살다보니까 걸핏하면 물이 범람해서 재산과 인명에 피해가 생겼다.

그러다보니까 사람들이 생각을 했는데,


"않이 시벌, 쿨타임마다 강이 사람을 잡아먹는데, 이거 우리가 제물 바쳐야 하는 거 아닙니까?"

"와, 님 천재인듯? 내 생각에 가장 가치있는 게 어리고 싱싱한 소녀(미사용품)인 거 같은데 집어넣죠?"

"와 씨! 님도 천재네요!"


대충 이런 식으로 강에 인간을 퐁당퐁당 집어넣는 제사가 시작되었다는 게 주류 학설이다.

물론 여자가 더 인기있는 제물이었다 뿐이지, 남자도 많이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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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불구불한 강. 퇴적과 침식을 배울 때 다들 보는 가장 메이저한 형태다.)



근데 이 병신들이 생각을 해보니까 "우리가 제물을 바치긴 하는데, 대체 누구한테 바치는 거지?" 라는 의문이 또 나온다.

강에게 바치는데... 강이 뭐지? 기네? 구불구불하네? 뱀? 근데 뱀은 좀 가오가 안 살잖아. 플라잉 스네이크라고 하자!

이래서 하늘을 나는 뱀, 용이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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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동양의 용에게는 날개가 있거나 없거나 뿔이 달렸거나 아니거나 삐쩍마른 다리가 달렸거나 아니거나 중구난방인데, 그 이유는 동네마나 용의 이미지가 달라서 그렇다. 정말 마이너한 것들은 사라졌고, 메이저한 것들은 자기들끼리 합쳐졌고. 즉 뼈대있는 키메라라 이말이다. 대신 동양의 용 그림들을 보면 죄다 몸을 이리저리 꼬고 있는데, 저건 이쁜척을 하는 게 아니라 강의 의인화? 강의 구현화? 여튼 그런 거라서 그렇다. 윗짤에 보이는 구불구불한 강의 모습이랑 비교해서 봐라.


그리고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이 강, 여기있는 용에게 제물을 바치는 건 좋다. 근데 이런 강들이 셀 수 없이 많다. 그리고 모든 강은 바다로 흐른다. 그럼 용들이 모이는 바다... 바다의 왕... 해왕..이 아니라 용왕. 이런 식으로 가지를 뻗어나간다.


그래서, 아까 위에서 언급한 '왜 용형이 심청전에 나와!' 라는 의문은 딱히 필요가 없다는 거다. 별주부전도 마찬가지지.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바다에 갔고, 거기서 바다의 지배자를 만났을 뿐이니까. 바다의 지배자는 누구다? 용-왕.


이 '용'에 대한 이미지는 자연현상에 의해서 더 굳어지기도 했는데, 그 중 하나가 토네이도 중에서도 '용오름'이라고 불리는 현상이다.

용오름이 뭐냐? 돌발적인 토네이도에 의해 구름이 하늘까지 일직선으로 쭈우우우욱 뽑혀올라가는 현상이다.




좆간지나지 않냐? 이 이벤트만 생기면 조선왕조실록에서 카톡마냥 엄청 재잘거림.


이걸 보면 알겠지만, 멀리서 보면 뭔가 길쭉한 놈이 하늘을 향해 올라가는 것처럼 보인다. 위에서 말한대로 토네이도 때문에 이런 모습이 보이는 건데, 이게 일어나기 쉬운 환경은 육지보다는 바다다. 그래서 바다와 맞닿은 지역에서는 이 현상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오갔는데, '내가 봤는데 바다에서 용이 하늘로 올라가더랑께?' , '아따 씨벌 나도 봤는디. 착각인줄 알았제.' 이런 대화가 퍼지면서 용에 대한 신앙이 더욱 넓고 깊게 퍼졌다.


때때로 육지에서도 이런 현상이 보이기도 하는데, 이 경우에는 "이무기가 용이 되기 위해 승천을 한다" 라는 이야기가 덧붙여진다. '천년묵은 구렁이'라는 표현이 유명한데, 구렁이(뱀)이 100년을 살면 이무기가 되고, 이무기가 1000년을 살면 용으로 승천을 할 수 있다는 전설이 있다.

근데 민담속에서는 맨날 999년 먹은 이무기가 개짓거리를 하다가 지나가던 선비한테 활 맞고 뒤져버린다. 말년에는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하는데. 병신새끼들.



여튼 이렇게 눈으로 보고 호들갑떨 수 있는 몇 안 되는 신과 관련된(걸로 취급되는) 현상이다보니 뱃사람들 사이에서 용 신앙은 제법 강했던 편이고, 그래서 바다에서 배가 뒤집히거나 고기가 안 잡히면 용왕님이 노하셨다고 제사를 지내기도 하고, 그럴때마다 바닷가 무속인들이 렉카마냥 작두 들고 호다닥 달려와서 춤판(용왕굿) 신나게 열어재끼고 그랬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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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자면

1. 용은 강의 구불거리는 모습에서 따옴.

2. 강이 사람과 재산을 삼키는 모습에서, 강의 구현화인 용이 강한 힘이 있다고 인식.

3. 강들이 모이는 곳인 바다에는 용들의 왕, 용왕이 있다고 생각.

4. 심지어 바다에는 용오름도 있다. 와 씨, 전설이 진짜였나배. 두려움에 더해서 숭배심도 솟아오른다.

5. 위대한 힘과 압도적인 공포. 거기에 숭배심까지 더해진 게 우리가 생각하는 전통적인 용의 모습.






Q. 내가 아는거랑 다른데?

A. 뭐가 달라


Q. 조선시대때나 고대 중국에서는 용의 모습이 달랐대. 구불구불하지도 않거나, 뱀이 아니라 악어거나.

A. 지역마다 다름. 강이 곧은 몇몇 지역에서는 곧게 그리거나 악어(빳빳하게)로 그리기도 하더라고.


Q. 장작위키 보니까 뭐 외국에서 건너온 신앙이라는데? 완전 구라네!

A. 장작위키 꺼라. 인도에서 건너온 건 세계관, 설정이다. 용에 대한 개념과 신앙 자체는 그 설정이 넘어오기 전부터 있었어. 애니미즘! 토테미즘!


Q.. 뱀이 100년 살면 이무기가 되는 거 맞냐? 500년 아냐?

A. 닥치셈. 지역마다 설정 다르니까. 100년이기도 하고 300년이기도 하고 500년이기도 하고. 아니면 개체부터 다르다는 설정도 있음.


Q. 서양의 용은 어떻냐?

A. 거기는 좀 다름. 성경, 선악과와 뱀, 거대하고 하늘을 나는 더 사악한 뱀? 좆간지... 수많은 전설속에서 빅-이빌-스네이크를 죽인 성자들의 이야기. 업그레이드! 빅-이빌-탐욕-스네이크! 그걸 때려죽인 영웅들(지크프리트 등)의 이야기. 탐욕... 보물... 뱀의 둥지... 동굴? 동굴과 용과 보물... 던전 앤 드래곤 + 보상...


동양에서처럼 강이나 바다에서 파생된 이미지가 없진 않지만, 기독교 때문인지 뭔지 뱀에서 파생된 이미지가 훨씬 강함. 그래서 강하고 위대하다는 이미지보다는 사악하고 비열하다는 이미지가 강함. 시대가 흐르면서 탐욕적이라는 이미지도 추가됨. 그래서 드래곤이 나오는 설화는 대부분 토벌당하는 이야기임. 동양의 용 설화는 토벌 이야기가 거의 없는 걸 생각하면 모티브부터 확실히 다른 것 같음.



출처: 장르소설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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