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장난으로 빵산거 올려서 어그로 끌었는데 갑자기 념을 가버린 바람에 그냥 74키로 뛰기로 결정했음
준비물
빵 2개
토레타 900ml x2
보조배터리, 충전기
휴지
여분의 티, 팬티,양말
예전에 30키로 뛰어본 경험을 바탕으로 준비물 좀 챙겼음
그때 30키로 뛸때도 4-5일간 거리 늘리면서 무게 지고 뛰는 연습하고 했는데 갑작스레 결정되어서 전날 대충 무게 좀 넣고 4키로 뛴게 끝이었음ㅋㅋ
그리고 해 지기전에 도착할 줄 알아서 야광밴드 안 챙겼는데 좀 후회했음 그래서 계속 후레시 켜서 위치 알리고 그랬음
아무튼 참치김밥 하나 싸들고 새벽 5시30분 출발
1시간 5-6키로 뛰고 10분 쉬는 식으로 페이스 맞췄음
근데 시작 1시간만에 난관이 생김
원래 화살표 방향대로 갈려했는데 고속국도 근처에 갈 길이 전혀 안 보여서 ㅈ댔다 생각했음
그래서 임시방편으로 의왕~군포 거쳐서 안산으로 가기로 결정함
이거 때문에 거리가 36- 37키로 정도 됐음
원래는 왕복 61.6키로, 세이운이 뛰었던 경기들 거리합 2배만큼 뛸려고 했었음ㅋㅋㅋㅋ
첫 3시간은 경치 구경도 하고 밥도 먹고 그랬는데 20키로 쯤 부터 슬슬 올라오더라
특히 안산 들어오고 나서부터 ㄹㅇ 좆댔다 싶었음 아무리 걸어도 거리가 안 줄어들더라
진짜 이 직선거리가 무슨 도쿄 경기장 최종 직선인줄 알았음 시발
그래도 걷다가 딱 갯벌 보이니까 여태 쌓였던 피로랑 아픔이 싹 풀리면서 배고픔도 몰려오더라
이때가 12시반? 그쯤 된듯
밥 거의 다 먹고 갤질하면서 보니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지났더라
그래서 3시쯤 바로 출발했음
근데 분명 쉴대로 쉬고 괜찮다 생각해서 발 내딯는 순간 발바닥이 짜릿하더라 ㅅㅂㅋㅋㅋㅋ
이때부터 ㅈ댔다 생각했음
그래도 좀 적응하니까 오히려 아침에 뛰는거랑 비슷하길래 스퍼트 좀 냈는데 이게 오히려 역효과더라
계속 아프던 다리가 아예 무감각해지고 발바닥 ㄹㅇ 인두로 지진다는 느낌이 딱 이런가 싶더라
딱 안산 겨우 탈출하고 군포 들어온 시점부터 다리가 진짜 고장난거 같더라 ㄹㅇ
진짜 시발 한 발자국 발자국이 고통이고 안 그래도 30분에 한번씩 쉬던걸 거의 10분에 한번씩 쉰듯
그리고 뒤꿈치에 물집이 잡히기 시작하니까 진짜 쌍으로 디질꺼 같더라
한 8-9키로 남기고 버스 정류장에 앉아서 겨우 빵 먹는데 진짜 왜 이 짓을 하고 있나 생각되고 지금 버스타고 가도 상관없을꺼 같다는 생각 계속 나는데
이왕 시작한거 끝은 내야지는 생각으로 다시 걸었음
그러고 진짜 5키로부터는 그냥 50미터가고 앉고 무한반복 한 거 같음 ㅅㅂㅋㅋㅋㅋ
그러다가 어느새 낯익은 도로 모습 나오니까 진짜 긴장 다 풀리고 눈물 나올라했음...
그리고 집에 도착한 결과물
74키로는 아니지만 그래도 진짜 열심히 걸었음
이동시간 15시간 쯤인데 왜 저리 나온지는 의문이지만...
새벽 5시반에 출발 밤 11시 15분 도착
총 17시간 45분 소요
코스
수원~의왕~군포~안산~시흥
끝맺는 말로
솔직히 이제 막학기 다니면서 동기들이나 후배들 보면 벌써 인턴에 공채 다 넣고 있는데 나 혼자 아무것도 한 게 없어서 무기력하게 있는 모습이 너무 한심했었음
그러다가 이 기회에 자아성찰 겸 마음 다 잡을 겸 멀리 걸어서 갔다 온 거임
근데 70키로는 다시는 안 걸을 듯 시발
그리고 인간경마와 대문상 많은 참여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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