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들 영화 '명량' 알지?

디시에서 오만 가지 욕이 다 나왔을 정도로

영화 자체는 정말 말이 많았지만

일단 흥행은 엄청나게 성공했지

그런데 말이야

영화 속에서 이순신의 처절한 상황을 강조하려고

배설이 달아나는 과정에서 이순신을 암살하려고 했으며 거북선을 불태웠다고 묘사했는데

배설 후손들을 분노하게 만들었지

'이 새끼들이 역사 영화를 만든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우리 조상님을 이딴식으로 조롱하는 영화를 만들었다!'

라고 격분하여

그래서 영화 관계자와 제작사, 배급사 쪽에

'지금 당장이라도 배설 장군을 욕되게 하는 짓을 멈추고 사죄하라!'

라고 경고했어

근데 문제는 명량이 존나게 흥행하니까

이런 지적 받고 영화를 내리기 너무나도 아까웠던 거야

그래서 결국 배설 후손들의 요구는 사실상 묵살당했고

고증에 힘썼다고 맨날 언플해놓고선

배설 후손들이 역사 왜곡이라고 항의하니까

'님들 이거 다큐 아니고 그저 영화일 뿐인데 왜 이리 과몰입함?' 이라며

표리부동한 모습을 보여주었지

그러자 배설 후손들이 머리 끝까지 분노하여

저렇게 상주경찰서에 영화 관계자들을 죄다 사자 명예훼손으로 고소해버렸어

근데 말이야

명예훼손 같은 경우

명예 훼손이 벌어졌다고 하더라도 당사자의 행실에 문제 있었으면

경찰에서 '원래 그런 사람이니까 그런 소리 듣는 거 아니냐' 라며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 경우가 많거든

이런 식으로 배설에게 불리한 기록 밖에 남아 있지 않으니까

영화에서처럼 배설이 이순신을 암살하려고 했거나, 거북선을 불태우려고 했다는 기록은 없지만

아무튼 배설 행실이 문제 있다고 경찰에서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려버렸어

하지만 배설 후손들이 검찰을 붙잡고 하소연 한 결과

검찰이 재수사에 나섰지

보통 경찰이 혐의 없음으로 넘긴 사건이면

어지간해서 검찰이 다시 수사하는 일이 없기에

진짜로 뭔가 있는 거 아니냐 라는 말이 나왔지만

결국 검찰에서도 혐의 없음으로 종결해버렸어

이렇게 사자 명예훼손죄의 경우

수백년에 죽은 사람도 보호대상이라

이런 식으로 550년 전 죽은 사람이 과연 아들 장모와 간통을 했는지 하지 않았는지 확인하려고

검찰이 실록을 한 줄 한 줄 읽어보아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지

실제로 사학계 논문 보면 역사적 인물의 평가를 내릴 때

부정적 평가를 '~이러 이러한 평가도 있더라' 식으로 돌려서 쓰는 게

직접적으로 기술하면 후손들에게 고소당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서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