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학석사 다 네덜란드에서 나와서 어쩌다 연애까지 하는 바람에 코 꿰여서 여기 취업해서 사는데 나는 누가 네덜란드 온다고 하면 도시락 싸들고 말릴거임
1. 급여 수준
한국이 아직까지 독일에 광부 보내던 나라도 아니고 ㅋㅋㅋ 미국이나 스위스면 몰라도 서유럽이 한국보다 돈 잘 벌던 시절은 진짜 오래 전 얘기임.
나는 초봉 월 3200유로 받는데 이것도 현지 친구들이 엄청나게 좋은 오퍼 받았다고 축해줬음. 연봉으로 하면 휴가철 보너스 영끌해야 4만 유로 나옴. 세금 떼면 2600유로... 석사 동기들은 대개 월 2000유로대 후반, CAO 섹터 따라서 지 신념인지 NGO로 넘어가서 2440 받고 시작한 케이스도 봤음. 저런 케이스는 세금 떼면 실수령은 2000유로밖에 안 됨.
2. 워라밸
요즘 52시간제 생각해 보면 한국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좋은 것도 아님. 휴가일수 월 30일인건 좋은데 하루이틀은 마음대로 써도 그 이상은 몇 달 전부터 미리 시니어들한테 협의하고 가야 하고, 여름엔 다들 휴가간다고 강제로 2주 이상 쓰게 시킴.
또 한국은 요즘 52시간제 시행해서 아무리 길어도 52시간 이상은 못 하니까 최소한 아무리 바빠도 사람처럼 살 수 있는 정도로 근무량 분배가 되는데, 여긴 야근 시간 제한이 없어서 계약 연장시기 앞둔 주니어들이나 미디어(2-5년차)들은 농담이 아니라 바쁠때는 근무일지 기록 프로그램에 60시간 넘게 찍힌것도 많이 봄. 6시에 땡 하고 집에 가야 정상인데 한 20%는 끝까지 집에 못 감.
야근을 해도 돈을 더 주는 게 아니라 초과로 일한 시간만큼 휴가일수를 더 주는데, 이거 맘대로 쓸 수 있는 것도 아님. 한 달 안에 써야 해서 어디 여행 갈 계획 짜서 모아서 쓸 수도 없고.
언제 갑자기 60시간짜리 일이 몰아닥칠지 예측도 안되니 퇴근하고 약속 잡기도 까다롭고, 막상 휴가로 받아도 뭐 할 것도 없고 계획 없이 받은거라 그냥 할 일 없이 집에 가서 드러누워 있게만 됨. 차라리 한국처럼 돈으로 주면 나중에 즐기면서 쓸 수라도 있지...
3. 주거
연봉이 환율 감안하면 높아 보여도 집세 때문에 1유로 = 1000원으로 환산해서 그냥 한국에서 월 320 받는 생활 수준이라고 생각해도 전혀 무리가 없음. 스튜디오 방 하나에 1100유로 내는데 이것도 옛날 집 계약 끌고온거라 그나마 나은거고 갓 들어온 익스팻이나 학생들은 최소 1.5배는 더 내는 것 같음. 렌트만 내는 것도 아니고 가스, 전기, 수도세에 인터넷 + 휴대폰 합쳐서 225유로 내니까 사실상 주거비로 1325유로 까이고 나면 절반도 안되는 1275유로가 남음. 이걸로 한 달 버텨야 함 ㅎㅎ...
4. 놀거리
그냥 없음. 처음 6개월 재밌었고 이후에는 다 비슷비슷하고 재미도 없어서 포기하게 됨. 취미로 운동할 거리는 많다만 축구 좋아했는데 아까도 말했듯 언제 60시간짜리 일거리가 몰려들 지 모르고, 언제 시간이 남을 지 모르기 때문에 고정적으로 해야 하는 스포츠는 할 수가 없음. 그냥 집에 와서 저녁 먹고 설거지하면 바로 자러 가는거임. 포차에 술마시러 가고 이런것도 없고 요즘 한국 놀러오는 애들 숫자 생각해 보면 클럽도 한국에서 가는 게 훨씬 재밌을 듯. 카페 가서 뭐 마시자니 메뉴가 다 똑같고, 쇼핑을 하자니 소비세에 물건값에 돈 쓸 맛이 전혀 안 나고, 외식을 하자니 내 월급으론 택도 없어서 그냥 집에서 파스타 종류별로 로테이션 돌리면서 삼. 여자친구 가족들 취미는 그냥 '산책'임... 뭐가 재밌는지 이해도 안되고 그냥 나가서 다 똑같이 생긴 숲에서 그냥 걷는거임.
댓글 영역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디시콘에서지갑연결시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