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백수 군복무시절에 서울 유명 사립대 법대생이 사시생이었는데

비록 중대는 달랐지만 같은 행정병이다 보니 서로 친하게 지냈거든

그러던 어느 날 후반기 대대전술 뛰는데 이 녀석이 고참 동기 후임들은 속된 말로 X뺑이 칠 때

지는 혼자 짱 박혀서 민법책을 보고 있더라고

내가 하도 기가 막혀서 한마디 해주고 싶었지만 같은 중대 소속도 아니고

웬만하면 남에게 싫은 소리도 하지 않는 성격이라 그냥 지켜 봤더니

나중에 나에게 이러더라

"아저씨(미필들 위해 설명하면 다른 중대는 서로 아저씨라 부른다) 제대하면 수능 다시 쳐서

우리 학교 법대로 와요

제가 잘 챙겨 드릴게요^^"

예전에 신림동에 있을 때 이 녀석 오가면서 몇번 봤는데 사시 합격했는지 못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만

동기 선후임들이 힘들게 훈련 뛸 때 어떻게 지는 구석에 쳐박혀서 민법책 보고 있을 생각을 했는지

나는 지금도 이해가 가지 않아

나같으면 미안해서도 절대로 그렇게 하지 못했을텐데 말이지

이 녀석은 듣자 하니 행정반 내에서도 근무시간에 틈만 나면 민법책 꺼내놓고 봤다고 하더군

이런 녀석들 상당수가 아마 현재 판사 검사 변호사를 하고 있을테고 사시생들 역시 이와 크게 다를 바 없을 거다

이런 거 보면 왜 대한민국 사법시험 제도가 진작에 폐지됐어야 옳았는지

나도 뒤늦게 깨닫고 있다 할까?

물론 이 녀석이 모든 사시생들을 대변하는 건 아니라는 점 잘 아는데

나도 한때 그 바닥에 잠시 있어보기는 했지만 고시생들 중에서 솔직히 똘아이들 많고

그들 중 상당수가 이미 고시합격을 해 나갔으니 참..

이래서 고시합격 이력으로 소위 출세했다는 분들 중에

인격이 제대로 갖춰진 분들 찾아보기가 힘든 게 아닐까

이런 생각 조심스럽게 하고 있다

물론 나는 아까 낮에도 말했지만 현실에서 이런 말 해봤자 패배자 낙오자의 넋두리로 치부될 게 뻔하다는 거 잘 알기에

이런 생각 내 마음속에만 담아 둔다

요컨대 사법시험 제도가 탄생시킨 최고의 괴물이 노 아무개였고 잠재적 괴물들이 현재 고시합격하나 양반들 및

현재 그 길을 좇고 있는 고시생들 아닐까?

물론 어디든 극소수 예외는 있다는 점 이해하고 읽어주기 바란다

그리고 저는 일베섹고게패륜견 인간말종들 꼴보기 싫어서 웬만하면 새로운 글 올리지 않을 생각이니

혹시 제 소식 궁금해하시는 분은 이 점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술이라도 있어야 내 힘든 인생 버티는데 소주값이 올라서 술을 좀 줄여야 할 것 같다

군대에서 배운 담배 꼴될 거 같아서 끊은 게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디씨 즐겨찾기에서 삭제할까 고민중이다

인생이 너무 씁쓸하다

외롭고 슬프고 힘들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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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군복무시절에 서울 유명 사립대 법대생이 사시생이었는데
[링크] http://www.ilbe.com/7618595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