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본방분만 본 늦덕이 쓰는 뇌피셜

"혹시 이런 뜻은 아닐까?" 하는 소품, 구도 등이 있는데 슬쩍 갤복했을 땐 없는 것 같아서 써보는 리뷰

감독판이나 코멘터리에 나오면 어떡하나 걱정이 되지만 일단 쓴다

이미 좋은 리뷰들 많은데 늦게나마 쓰려니 부끄럽다

쓸 내용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쓰다보니 정말 뇌피셜이라 많이 날리고 이제 2개 남았네

간단하게 3장면만 짚고 넘어가려고 해

1. 앨리 킴 전시회 방문으로 고민하는 건

앞서 리뷰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거울은 사람의 내면을 나타내는 요소인데,

이 장면은 그 점을 제대로 활용하면서도 코믹함까지 담아냈어

거울에 비친 것은 건의 속마음, 현실은 건의 걱정과 외부의 시선을 나타내지

2. 건이 다니엘에게 감사인사 하는 장면

갤복하니 3년 동안 잘 지냈던 다니엘이 급발진 프로포즈한 거 아니냐는 글을 몇 개 봤는데 해당 회차에서 충분히 나타냈다고 봐

다시 나타난 건으로 인해 불안해진 다니엘과, 시종일관 여유만만한 건을 대화로 잘 나타냈다고 생각하거든

표정이나 구도에서도 마찬가지야

대화 내내 건은 다니엘의 눈을 거의 피하지 않고 대화하지만

건이 굳이 일어나서 고개를 숙이며 감사인사를 했을 때, 다니엘은 계속 응시하지 못해.

대화도 건의 페이스에 말리고, 가뜩이나 건을 올려다보는 구도인데

시선으로 또 한 번 지고 들어가니 왠지 건이 이긴 것처럼 보이지.

다니엘도 다시 건이 접근하면 미영이를 못 잡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급하게 프로포즈를 하게 되었고 말이야

3. 미영이가 혼자서 오열하는 씬

미영이가 1막과 2막에서 한 번씩 진짜 엉엉 우는데, 카메라가 그걸 담아내는 방법이 달라

개똥이를 보내고, 집에서 떠나기 전에 태교일기를 보면서 우는데,

카메라가 점점 멀어지다가 뚝 끊기고 미영이가 건의 집을 나서는 장면으로 바뀌어

보통 사람의 감정이 터지는 씬을 멀리서 잡고, 해당 인물과 카메라 사이에 무언가 끼워넣는 것은

그 감정을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만들거나 객관화시키는 기법이거든

그런데 개똥이를 잃은 슬픈 감정을 제대로 보여주기는 커녕 끊어버리고 그동안 건묭을 방해했던 인물까지 나오니

개똥이들도 제대로 슬퍼할 수가 없고 어딘가 찜찜하지만 덤덤하게 미영이를 파리로 보내줄 수밖에 앖는 거지, 건을 따라서

반면에 미영이가 건의 진심을 마주했을 때는 건의 기자회견장으로 화면이 전환 될 때까지

정말 감정의 폭발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지.

미영이가 지금까지 건이 자신을 밀어낸 이유를 알고, 그런 건에게 상처 입힌 것에 대한 후회 때문에

엉엉 울고, 가슴을 치는 장면을 아주 가까이서 보여준단 말이야

그러니 개똥이들은 이 부분 볼 때마다 같이 감정이 터질 수 밖에 없지..

이제 비밀의 방만 남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