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애견 까페를 갔지.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왠 아줌니가 미니핀을 데리고 왔더라고. 멍이 이쁘게 생겼드라. 근데 이 아줌니가 들오자마자 어쩐 일로 미르누나가 한번 짖더라. 걔 까페서 짖는거 첨 봄. 하여간 그러니까 아줌니가 알바한테 텃세 대단하다 쟤 좀 어떻게 해봐라 하고 조용조용히 궁시렁 대면서 우리 옆자리에 앉는 거임. 알바가 민망했던지 미르누난 까페개가 아니라고 하니까 그제서야 조용. 뜬금 어퍼컷을 맞은 내 친구 기분 살짝 상함.

미르가 셀티에게 붙어서 떨어질 생각을 안하는 걸 보더니 셀티를 보고 아이고 쟤는 몸살 나겄다 어쩌고. 좀 그렇긴 하지만 전에 한 번 만났을 때도 그러고 놀았는데 오늘 가서 두번째 본 거거든. 우리 가니까 급 다가와서 미르 냄새 맡고 하면서 아는 척도 하고 하길래 응 얘도 미르가 귀찮긴 해도 싫지는 않았나보다 하고 그냥 놀게 냅둔 거였는데...기분 상할 것까진 없지만 난 비열한 소인배니까 그래도 기분 살짝 상함.

하여간 그러고 있는데 또 잠시 후에 다른 아줌니가 미니핀과 젊은 남녀를 데리고 까페에 옴. 아들 며느리거나 딸 사위겠지만 젊은 여자분이 무거운 짐을 든 걸로 보아 아들 며느리인 듯. 이 아줌니는 아줌니2라고 하자. 근데 첨에 난 미니핀 얼굴만 봐서 몰랐는데 애가 좀 많이 뚱뚱하더라고. 근데 아까 그 아줌니가 걔를 보자마자 아이고 새끼 뱄나봐! 아니야? 살찐 거에요? 아이고 얼마나 먹인 거예요? 무차별 난사. 첨엔 아줌니2가 얘가 15살이에요. 나이 먹으니 살이 찌네요 하고 웃으면서 대꾸해 줌. 근데 이 지칠 줄 모르는 아줌니1은 그래도 그렇지 너무 먹였다. 뭘 먹여요? 얼마나? 아이구 뚱뚱하네 등으로 2차 폭격.

솔직히 15살 되도록 멍이를 키웠으면 늘그막에야 비만이 왔든 어쨌든 잘 키운거 아님? 그 정도면 나이는 먹어가고 이제 같이 할 날도 얼마 안되겠다 싶어 안그래도 안쓰러울 텐데 계속 혼잣말도 아니고 대놓고 그런 말을 하니 결국 아줌니2가 폭발...까진 아니고 한 마디 함. 여기까지 보고 친구랑 나는 밖에 나가서 담배 피는데 아줌니1이 미니핀 델꼬 나감. 올라가보니 아줌니2와 젊은 남녀는 다른 손님들과 웃음꽃 만발 화기애애. 그 와중에 미르는 셀티 목을 끌어안고 붕가질해서 모른척 해 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