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들어올 때 반겨주는 개가 없을 때 허전함,

잠잘 때 빈 옆자리,

책상에 앉아서 일할 때 발 밑에서 느껴지는 푸근한 털감촉,

의자 뒤로 뺄 때 혹시 개가 밑에 있다가 깔릴까봐 먼저 눈으로 확인하던 습관

매일 있던 습관들하고 일상이 갑자기 변해버리니까 그 공허함을 참을 수가 없더라

시간이 지나면 잊고 자연스럽게 치유될 것 같았지만 10년동안 당연하게 여겨왔던 습관 때문인지, 이게 만성처럼 되어버려서 계속 허전한 느낌이 듬

그러다보니 나도 모르게 집에 오다가 펫샵이라도 보면 키우던 개가 생각나서 계속 어슬렁거리고 미련을 갖게 됨

빈 공허함을 다른 개를 입양해서 채울려고 생각이 들다가 스스로가 역겨워져서 생각을 뿌리치고 바로 집에 오지만

잘려고 침대에 누워도 옆구리가 시려오고 상념이 눈 앞에서 가시지 않고, 아까봤던 펫샵 강아지의 모습에 죽었던 개가 자꾸 투영됨

결국은 내 만족을 위해서 펫샵이건 보호소가 됐건 개를 다시 입양하고 내 빈 공간을 다른 개로 메꾸게 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