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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플] 독감 혁 / 간호 써니 中앱에서 작성

ㅇㅇ(222.109) 2019.07.18 02:00:24
조회 994 추천 40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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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마지막 서류의 결재를 완료한 써니의 손이 만년필을 내려 놓았다. 당장 급한 몇 가지만 한 것임에도 시달렸다며, 머리가 지끈거리고 있었다. 이 짓을 또 하게 될 줄은... 그래도 마쳤다는 생각에 겨우 한숨을 돌린 써니는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저가 혁을 대신 해 처리한 서류들을 돌아보았다. 새삼 혁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던 때, 써니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저가 끝았다는 것을 눈치채고 제 앞으로 쪼르르 다가와 있는 아리였다.


혁이 잠들고, 집무실로 나온 써니가 급히 처리해야 할 업무들로 손을 뻗은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끼익. 문이 열리더니,

"어마마마아..."

아리가 집무실 안으로 빼꼼 고개를 내밀었다. 원래 저를 살갑게 부르던 '어마마마'와는 달리, 조금은 주저하는 목소리였다. 저에게 알려주지 않은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 되면서도, 혁이 걱정되어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어 찾아온 모양이었다. 생각이 그에 도달하는 동안 써니에게서 잠시 아무 말이 없음에도, 아리는 여전히 집무실 안으로 고개만 들여 놓고 써니의 허락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들어와요."

생각이 생각보다 길어져 아리를 오래 기다리게 한 것 같아, 써니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아리에게로 다가갔다. 써니의 허락 후에야 아리는 제 키 보다 몇 배는 되는 집무실 문을 조용히 닫으려 낑낑대며 들어오고 있었다. 그런 아리에게 다가가 힘을 보태 문을 함께 닫아준 써니는 아리 앞에 무릎을 굽혀 앉았다.

"저... 어마마마... 그..."

아리의 말들이 자꾸 늘어지고 있었다. 아바마마 괜찮으시냐고 눈물을 글썽이며 울어도, 왜 저에게만 말을 하지 않았냐고 씩씩거리며 화를 내도 되는데. 정작 해야 할 말은 하지 않고 빙빙 돌리거나 다른 말을 해버리는 것 마저도 저 사람을 닮았는지. 늦게 말하게 돼서, 미안해요. 써니는 작은 제 손 보다 더 작은 아리의 손을 꼭 잡아 보았다. 작은 손 안으로, 더 작은 손이 폭 감싸졌다.


폐하께서 겨우 잠드신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안타깝게도, 지금 나는 저 업무들이 급하구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은데... 조용히 기다릴 수 있겠어요? 미안하다는 말 다음에 기껏 한 말이었다. 어쩌면, 할 수 있는 말이 저것 뿐이었다. 겨우 잠든 혁은 작은 소리에도 예민했고, 저는 며칠 째 자지 못한 그가 단 몇 시간이라도 편히 잘 수 있길 바랐으며, 업무들은 정말로 급히 처리해야 하는 것들이 맞았으니까. 그리고 그 업무가 끝난 지금,

"어마마마. 이제에, 아바마마 뵈어도 되지요?"

아리는 써니가 입고 있는 당의 소매를 그 조막만한 손으로 꼭 잡으며 물었다. 그 동그란 눈을 깜빡이며 묻는 말과 행동이 저 침대에 누워 있는 혁이 생각이 날 정도로 닮아 있어, 순간 써니는 저도 모르는 새 제 입술을 비집고 나오려는 웃음을 참아 내었다. 가끔, 아니, 꽤 자주 였던 것 같다. 그 쌍꺼풀 없는 눈 만큼 하는 짓이 제 아빠를 빼다 박았다고 느낀 것이.

"네에?"

약속한 답을 내지 않고 저를 물끄러미 보기만 하는 써니가 약간 서운해, 아리는 저가 꼭 잡은 그 써니가 입은 당의 소매를 살짝 흔들었다. 당의를 잡은 고사리 손이 그에서 멈추지 않고 꼼지락거리며 제 어마마마에게 약속한 답을 내어 달라 재촉하고 있었다.

"...아리야."

써니는 그 작은 아리의 손 위에 제 손을 올렸다. 이어 작게 토닥이며 부드러운 어조로 제 딸의 이름을 내어 보았다. 어쩜, 저가 져줄 수 밖에 없는 것도 제 아빠를 이렇게 꼭 닮았는지. 그래요. 다른 손으로 아리의 머리를 쓰다듬 듯 안아주며 헛웃음과 한숨, 그 어드매 쯤의 것과 함께 낸 답이었다.


폐하께서 정말 오랜만에 잠 드신 거니까, 하는 써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리는 작은 목소리로 걱정 마십쇼! 하며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황제전의 침실로 들어온 아리는 잠든 혁을 보고 써니에게로 시선을 한 번 돌리더니, 아까 써니가 앉아 있던 자리에 아주 조심스레 앉았다. 아주 괜한 기우였구나. 그런 아리를 보며 써니가 한 속 말이었다. 아무리 주의를 주었다지만, 그래도 아이의 감정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것이란 생각이 있었다. 아이에게 어울리지 않는 '기민하다'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똑똑한 아리지만, 그래도 몸져 누워있는 혁을 보면 얘기가 또 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가까운 생각이었다. 뒤에서 아리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은 써니는 그 부녀에게서 두 발짝 정도 더 멀어진 뒤, 벽에 제 몸을 비스듬이 기대 보았다. 조금은 떨어진 곳에서 본 제 남편과 딸의 모습에서, 그 예전의 어색함이란 더 이상 찾아 볼 수 없는 것이었다. 써니는 더 이상 어색하지 않은 부녀를 보다가, 조금은 쓰게 웃었다. 당신이 그렇게 몸져 누워 있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텐데.


어마마마가 나으신지 얼마나 되셨다고, 이번에는 아바마마께서... 저 너무너무 속상합니다, 어마마마. 며칠 째 못잔 잠을 몰아자듯 깊은 잠에 빠진 혁을 보며, 써니가 곱씹고 있는 말이었다. 황제전을 떠나기 전 아리가 저에게 울먹이며 한 마지막 말이었다. 저 때문에 하나는 몸이 상하고, 하나는 속이 상하고. 써니의 얼굴 위로 감출 수 없는 씁쓸함이 떠오르고 있었다. 그러다가,

"아... 진짜..."

두 손으로 제 얼굴을 가린 써니에게서 답답함으로 인해 억눌린 속내가 한숨과 함께 토해져 나왔다. 아차. 써니는 혹여 저가 낸 소리가 커 혁이 깼을까 싶어, 얼굴을 가리고 있던 두 손을 슬며시 내려 보았다. 다행히, 혁의 눈꺼풀은 아까와 같이 굳게 닫혀 있었다.

어마마마가 나으신지 얼마나 되셨다고, 이번엔 아바마마께서...

...그러니까. 환청마냥 또 들리는 것 같은 아리의 말에, 써니는 마치 대답하듯 입술을 아주 작게 달싹여 보았다. 그에 대해 돌아오는 것은 잠든 혁의 열기 어린 숨소리 뿐, 그 어떠한 것도 없었다. 조금이라도 내렸을까. 써니는 혁의 이마를 다시 짚어 보았다. 그러나, 다를 것은 없었다. 써니는 침대 옆 협탁에 쌓인, 혁의 속을 다 버려놓은 약을 집어 들어 보았다. '김옥순 님'. 병원에 갈 수도, 의사를 궁으로 부를 수도 없어 증세만 메일로 보낸 후 누군지도 모르는 이의 이름으로 지어 온 약이었다.


소수 였지만 혁과 황실을 비난하는 자들은 여전히 존재했다. 또, 정당한 비판이라는 명목으로 그들의 입맛에 맞는 기사만 내는 언론사 역시 존재하고 있었다. '언론의 의무', 혹은 '정당한 비판' 을 내세우며 어떻게든 혁을 까내리려 안달이 난 이들이 가장 많이 내세우는 카드는 '건강 이상설'이었다. 불혹도 되지 않은 서른 넷의 젊은 황제에게 이 무슨 말인가 싶지만, 총탄을 네 발이나 맞아 몇 달간 생사를 헤맸던 혁에게 씌우기에는 꽤 괜찮은 프레임이었다.

덕분에 아파도 마음대로 병원조차 갈 수 없게 된 혁이 독감으로 침대에 누워있는 신세가 되었다는 것이 알려진다면, 그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먹잇감은 없을 것이었다. '이혁 황제, 총상의 후유증이 큰가... 고작 감기로 와병신세' 등의 기가 막히도록 자극적인 제목을 뽑아 낼 것이 분명했다. 하여, 혁이 독감으로 몸져 누웠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황실 내 에서도 몇 없었다. 아니, 그래야만 했다. 건강 이상설 관련이 아니더라도 툭 하면 '황실 내 어느 궁인, 혹은 경호원의 말에 따르면-' 하고 그들이 내는 허위 기사만 해도 하루에 수십 건 이었기 때문이었다.


안 옮기려고 내가 진짜 별 짓을 다 했는데, 도대체 왜 옮은 거냐구우... 답답함에 혁의 볼을 잡아 당길 듯 두 손을 혁의 얼굴로 가져가던 써니는, 입술을 삐죽 내밀며 손을 거두었다. 약을 먹어야 될텐데, 하고 생각했으나, 하아아. 조금은 울적한 한숨이 그 삐죽 내민 입술 사이로 새어 나왔다. 약 때문에 속 버려서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있는 사람한테 이 무슨 가당치도 않은 소리인지. 써니가 줄곧 내릴 기미 따위 없는 혁의 이마에서 제 손을 거두는 때였다. 콜록, 콜록. 혁이 잠결에 기침을 토해 내었다. 내가 일은 백 번이고 대신 해줄 수 있어도 약은 내가 대신 먹어줄 수 없잖아. 혁의 내리지 않는 열과 심상치 않은 기침소리가 지나간 조용하다 못해 고요한 황제전은, 써니가 내쉰 침울한 한숨이 한참 전에 다 맞은 링거 떨어지는 소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혐생 + 연작goja 라서 넘 늦게 들고옴... ㅋ큐ㅠㅠ
하를... 들고 올 수 있을까... (나도 모름)
문제시 비번잘알 고나리 둥글게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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