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 안에서 갑자기 코믹캐릭으로 변할 때만 해도 쌈마이 정서 이상으로 생각을 안했었는데, 뇌전증 어쩌고 하면서 뜬금없이 거품 물 때 

데우스 엑스 마키나 스럽다는 생각은 들더군.
결국 천재 나이제의 복수극은 데우스 엑스 마키나 그 자체인 이재환 캐릭터를 윤활유 삼아서 움직인 셈.
그래도 이사회에서 죽은 공명작전으로 한번 뒤튼 건 나름 호기심 돋긴했음.
그래봤자 역시 데우스 엑스 마키나 였지만.

재벌이 최종보스이자 시스템과 프레임의 지배자인 양 묘사되는 건 그닥 현실감이 와닿진 않았음.
대통령이 까라면 얌전히 줄맞춰서 북한행 고속버스에 올라야 하는 인간들이 지배자는 무슨 ㅋㅋ
뭐, 모 재벌총수가 모 대통령보다 미국 대통령과 실질적으로 더 많은 시간을 비공개로 면담하는 외교적 수완을 보여주는 걸 보면, 무능력한 

모 대통령을 아이돌빠질 하듯이 섬기는 신민들이 주장하듯이 재벌이 더 쎄긴 한 것 같기도 하고.

조강지처와 장자를 외면하면서까지 일에 매진한 이덕성이 오랜시간 민주화 운동으로 옥고를 치렀다는 정민제와 막역지우 였다는 설정도 

그닥 별로였음. 비중있는 캐릭터 대부분이 조금씩 부패해 있는데 비해 정민제는 작은 반전을 동원하면서까지 비교적 깨끗한 인물로 묘사되는데, 

타락한 걸로 치면 이재준 뺨 때릴 정도로 타락했을 그 시절 재벌 1세와 오랜 친구사이였다는 설정은 뭔가 아귀가 안 맞는 느낌임.
정경유착이라는 설정이었다면 몰라도 말이지.

비판적인 소리만 늘어놓았는데, 그래도 드라마 초중반까진 꽤 재밌게 봤음.
선민식이 처놓은 거미줄에 걸려서 죽을 뻔한 위기상황에 빠졌을 때 조폭의 복부를 칼로 쑤셔서 살아남는 씬은 아드레날린을 돋게 만들었음. 

형 집행정지라는 소재와 감옥을 배경으로 메디컬 드라마 요소가 결합된 설정도 나름 신선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