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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자본주의

운영자 2021.02.15 10: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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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자본주의




일기장을 뒤적거리다 보니까 이십 일년 전 크리스마스 이틀전 인사동 골목 허름한 작은 한옥식당에서 몇몇 고교 선후배가 모여 그 무렵의 세상을 얘기한 내용이 나왔다. 나름대로 험한 세상을 관통하며 묵직하게 살아온 존경스러운 인물들이었다.

“요즈음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

그 자리의 좌장격인 이종찬 선배가 한겨레 신문 장주필에게 물었다. 장주필은 대학 시절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몇 년 징역을 살기도 한 후배였다.

“이명박 대통령이 감사원 간부들이나 정부 부처 일급공무원들한테서 사표를 받아놓고 있어요. 기업의 사장 때 하던 기질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내가 왜 사표를 내는냐고 엉기는 사람들 한테는 주춤하는 것 같아요.”

정권이 바뀌고 고위 공무원들을 바꾸려는 것 같았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본질이 뭐야?”

이종찬 선배가 물었다. 그는 민자당 대통령 후보로 나와 김영삼 대통령과 경선을 벌였었다.

“미국 금융자본이 전 세계적으로 사기 친 거죠. 그 피해금액이 전 세계 국가들의 지디피를 합친 것 보다 더 많다는 거예요. 도저히 수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거예요. 제가 전문가한테 들어보니까 미국의 금융자본가가 십 년 전에 우리나라를 들어먹으려고 아예 작정하고 덤벼들었다는 거예요. 외환을 다 빼서 말려버리고 일본한테도 한국에서 긴급자금을 구하러 오면 한 푼도 주지 말라고 뒤에서 공작을 했죠. 한국의 임창열 총리가 일본으로 가서 사정하니까 일본은행 총재들이 우리도 외환이 없다면서 아이엠에프로 가보라고 한 거죠. 미국은 한국의 외환 줄을 막아놓고 거덜을 낼라고 한 거예요. 은행들부터 시작해서 괜찮은 기업들을 하나하나 주워 먹었죠. 그때 한국을 거덜 낸 가이드너 같은 금융자본가가 다시 지금 오바마주변에 포진하고 있어요. 다시 한국의 목줄을 죄면서 이번에는 금호 같은 단단한 기업을 먹어치우려고 하는 것 같아요.”

나는 어렴풋이 금융자본가들의 내막을 듣고 조금 이해를 한다. 신문의 경제면을 읽으면 비전문가인 나는 화두같이 난해할 때가 많았다. 핵심은 미국의 금융자본가들이 국경을 넘나들면서 조그만 이익이라도 있으면 사정없이 훑어 간다는 것 같았다. 그걸 카지노 자본주의라고도 한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이종찬 선배가 말하기 시작했다.

“얼마 전 G-20 정상회담이 있었잖아? 각국의 지도자가 밥먹고 사진 찍는 건 다 껍데기고 따로 스무 나라의 대표들이 다 모였대. 한국이나 중국은 처음 들어간 거고. 그 사람들이야 말로 오늘의 세계를 다 움직이는 거지. 그런데 세계 금융은 다 유대인들이 잡고 있잖아? 자기네들 끼리의 커넥션이 대단해. 우리나라 이원복 교수가 유대인을 폄하하는 만화를 그렸다가 결국 사과했지 아마?”

결국 국가 간의 관계도 그 끝은 돈인 것 같았다. 이집트에서 수에즈 운하를 파고 그 관리를 위해 운하회사를 운영했었다. 영국은 그 운하회사의 지분을 사들였다. 이집트 정부가 재정난에 빠지자 영국은 경제뿐 아니라 정치에도 관여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집트를 보호국으로 만들었다. 제국주의의 침략은 그렇게 하는 것 같았다. 영국 프랑스의 자본가들은 중국철도에 투자를 했다. 차관을 제공하기도 했다. 그리고 나중에는 투자자의 보호를 한다면서 군대를 투입했다. 백여년 전 미국의 한 기업가가 쓴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중국의 양자강 남쪽에 사는 청년들에게 그 회사에서 생산하는 자전거 한 대씩만 팔면 좋겠다는 소원이었다. 그러면 회사가 단번에 일어나고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얘기였다. 그렇게 하려면 국가에서 필리핀을 중간 생산지로 점령을 해주면 사업에 훨씬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국가는 그런 기업가들의 소망에 따라 움직여 오기도 했던 것 같다. 미국이 상해에 물건을 팔기 위해 태평양을 건너오는 중 중간에 물을 공급받기 위해 필요한 지역이 일본이기도 했다. 일본은 그렇게 해서 쇄국주의가 굴복을 하게 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오늘날은 그들이 물건을 가져오기 않고 돈놓고 돈 따먹기 금융자본으로 속살을 파먹어 가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카지노 자본주의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사업능력이 탁월한 이명박 대통령은 그런 또다른 금융위기를 잘 넘긴 지도자라는 소리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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