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읽었던 “대통령 / 대통령 각하”에 대해······. 예로부터 우리의 집에는 지위와 서열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전(殿) > 당(堂) > 합(閤) > 각(閣), 제(齋), 헌(軒), 루(樓), 정(亭) 입니다. 제일 높은 분이 있는 곳을 “~전(殿)”이라고 합니다. 강녕전, 근정전, 교태전, 대웅전(불교), 대성전(유교)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임금님을 “전하(殿下)”라고 부릅니다. 근데 일제가 의도적으로 깎아내리면서 일제 강점기 이후부터는 전(殿) 다음 순서인 당(堂)이 “○○당”이라며 시계 상점을 가리키게 되고, “경무대”→“청와대”, “왜성대”, “예술의 전당”과 같이 우리의 집에 관한 의미가 모호. 또는 없어지기 시작합니다. (대(臺)는 원래 경치가 좋은 높은 곳에서 경치 감상을 위해 세운 집입니다. 경포대, 해운대, 태정대, 입석대처럼 말입니다.) 각하(閣下)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왜곡된 존칭입니다. 위에서 보셨다시피 집 서열 네 번째잖아요. 고종황제를 일제가 합하라고 낮춰 부르다가 나중에 더 깎아내려 각하라고 불렀는데, 우리의 임금을 격하시키고자 부르던 호칭이 광복 60년이 지나도록 일제가 남긴 찌꺼기를 제대로 없애지 못하면서 남아있는 국가원수에게 쓰기에는 말도 안 되는 존칭입니다. 대통령이라는 직함(호칭)도 일본을 참고하여 만들었다는 말도 있으나 일단 “대통령”은 국가원수를 가리키는 직함인 동시에 최상의 경칭이니, “님” 따위의 접미사도 필요 없다 알고 있습니다. 대통령각하라고 부르던 악습이 있어서 괜히 대통령으로는 부족한 느낌에 “님”을 붙이는 사람도 있는데 안 붙여야 옳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집마다 의미가 있으니 찾아 알아보시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될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