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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병의 생리적 근거입니다.

도스까라-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1.07.14 14:15:32
조회 1969 추천 20 댓글 14

중2병을 아시나요?

저는 중2병의 생리적 근거를 마르틴 후베르트의 <의식의 재발견>이라는 책을 읽다가 발견
했습니다.

중2병이라는 것이 흔히 \'선이 보인다능\' 같은 이상한 소리 하는 것으로 희화화 되고는 하지만
본래 이 말이 처음 나타났던 일본에서는 \'중학교 2학년 남자아이들이 자주 하는 짓\'을 의미할
뿐이었습니다. 누구나 사춘기 시절 자아 성립과 세계관 확립이라는 과정을 겪으며 하는 부끄
러운 짓들을 이야기하는 공감형 개그였습니다. 이쥬인 히카루라는 일본의 개그맨이 자신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시작했던 코너 중 하나였지요.

여담이지만 이쥬인 히카루는 뚱뚱한 것, 잡지식, 취미로 유명합니다. 야구나 게임 같은 것을
좋아하고 그에 대한 지식을 개그로 활용하지요. 특히 게임에 대해서는 \'시간 낭비인 것을 충
분히 인식하고 나서 하는 것이다. 뭐가 문제냐?\' 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도 유명하지요. 달
리 말하면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아하는 일본의 남성의 심리를 대변하는 개그맨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중2병이 비성숙한 자아가 주로 보이는 행동을 지칭한다는 의미에서 참으로 어울
리는 사람이 한 말이지요.

여하튼 이 중2병의 특징으로는 바로 우주나 신, 사회, 자아 같은 추상적이고 사회적이거나 스
케일이 큰 것에 대한 관심을 보인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수직적이고 계층이 나누어진 체
계 같은 것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흔히 신화에 관심을 갖거나 세부적인 데이터가 잔뜩 
나누어져 있는 것들, 이를 테면 군사정보나 SF설정에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지요.

이건 단순히 특정한 사람만 그러는 게 아니라 중학교 2학년에서 고등학교 1학년 사이의 나이,
다시 말해 만 15세에서 17세 사이의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런 경향을 보입니다. 중2병이라는
말이 우리나라에서는 나이를 먹고도 그런 경향을 보이는 사람, 미성숙한 사람을 비꼬기 위해 
쓰이고 있지만 본래 일본에서는 사춘기의 열병처럼 누구나 겪는 것으로 불렀던 이유는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물론 지금의 일본에서도 중이병(츄우 니 뵤오라고 부릅니다.)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의미로 사용합니다. 경멸의 의미는 조금 적습니다만.

왜 그럴까요? 왜 사람은 이런 경향을 보이는 걸까요?

답은 중앙전전두피질에 있습니다.

사람의 뇌는 엄지손가락을 안으로 말아넣고 쥔 주먹처럼 되어있습니다. 엄지손가락은 구피질,
나머지 네 개의 손가락은 신피질이지요. 엄지를 안으로 넣어 쥔 주먹에서 주먹관절과 제2관절
사이의 부분이 바로 전두엽, 전두피질입니다. 이 중에서도 가장 앞 부분의 중앙 부분이 바로 
중앙전전두피질이지요.

뇌세포로 피가 몰려 평소보다 더 활발히 작용을 하는 것을 발화한다고 합니다. 

중앙전전두피질은 쉬지않고 계속해서 발화하는 데, 역할은 \'사회적 맥락에서 자기 동일성을 유지\'
하는 것 입니다. 여기서 사회적 맥락이란 나 외에 타인의 입장이나 나를 둘러싸고 있는 외부 세계
를 모두 고려하는 것을 말합니다. 자기 동일성은 자아를 말하는 데 비유적으로 말하면 끊임없이
"나", "나는", "나의", "우리", "우리는", "우리의", 하고 중얼거리는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부분이 발화된 상태로 처리되는 정보는 \'나와 관련이 있는 정보\'로 인식하게 됩니다. 이 부분의
발화를 통해 일화 기억(에피소드 기억)이라는 장기기억이 형성됩니다. 일화기억은 장기기억 중에
서도 오랜 기간 유지되는 기억입니다.

중앙전전두피질이 발화될 때의 정보는 모두 \'나\'인 것이지요. 결국 나는 불교에서 말하듯 나와 관계
된 모든 정보의 집합이라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제 여기서부터 중2병의 생리적 근거가 나오게 됩니다.

의미기억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일화기억과 달리 나와 관계가 적은 객관적인 기억입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의 현재 대통령 이름이라던가 독일이 2차대전에 이용하던 권총인 발터 P-38이 사용하는 탄
환의 구경 같은 기억을 말합니다. 흔히 우리가 사용하는 맥락에서의 \'정보\'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생각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의미기억이 발화될 때 는 중앙전전두피질이 발화되지 않고, 일화기억을 떠올릴 때만 발화
된다고 합니다. 일반적인 생각은 기억의 상기입니다. 의미기억을 불러올 때는 객관적인 것으로 인지
한다는 말이 되고 의미정보를 생각할 때는 나와 관계 없는 것이고 나의 자아와는 큰 연관이 없다고 생
각하는 게 일반적이라는 말이 되겠지요.

그런데 만 16 세 쯤에는 이 부분이 마지막 스퍼트를 올리며 발달을 하는 시점이라고 합니다. 이 시기에는
의미지식 중에서도 가장 추상적인 개념인 세계, 우주, 사회와 같은 사회적 의미지식을 습득하는 시기입니
다. 

마틴 후베르트는 <의식의 재발견>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이 시기에는 세계에 대한 지식의 습득과 저장은 인간 동일성과 긴밀히 결합되어 있다."

이 말은 세계에 대해 배워나가고 이를 기억하는 것이 자아를 형성하는 것과 긴밀하게 결합이 되어 있고 이
를 통해 사람은 이타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생기고 사회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말이 됩니다.
이를 위한 작업이 만 16세 때 이루어 집니다. 이 나이 때가 외국어 습득을 위한 마지막 크리티컬 에이지라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겠지요.

종합하면 이 연구 결과는 중2병의 생리적 근거라는 말이 되겠지요.

만 16세 즈음에는 자기 어린 시절 기억보다 신, 우주, 세계, 신화, 사회 같은 계층구조가 있고 추상적인 정보를 
\'나\'로 인지합니다. 중2병은 바로 이 시기에 자아를 확립하기 위한 뇌의 활동으로 생긴 일종의 부작용이나 오
작동 같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결국 나이를 먹고도 중2병인 사람들은 이 시기를 아직 제대로 마치지 못했을 확률이 큽니다. 사회적 맥락에서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게 아니라 자신을 거대한 존재와 동일시 하고 있는 것이지요. 논리적 오류가 많
이 발생하는 이유도 의미지식이 객관적인 정보가 아닌 주관적인 정보로 인식되어 나타나니 논리적 흐름에 필
터링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 그 이유가 아닐까 하고 저는 추측하고 있습니다.

중2병은 인간이 사회적 동물로 발달하기 위한 과정에서 나타나는 열병이고, 마지막으로 인간의 뇌가 철학을
하는 시기이자 사회화를 겪는 마지막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시기를 잘 넘기지 못한다면 사회인으로서
요구되는 기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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