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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외교의 그늘, 따오기

ㅇㅇ(1.224) 2019.04.05 14:5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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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외교의 그늘, 따오기

신복룡 전 건국대학교 석좌교수

우리의 옛 속담에 “곳간에서 인심난다.”라는 말이 있다. 삶의 기본적인 예(禮)가 먹는 것에서 비롯되었듯이 인간이 아무리 형이상학적인 존재인 체 해도 결국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오고가는 정리(情理)의 물품들이다. 신화시대에는 인간과 신(神) 사이에 오고가는 정리가 있었는데 그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은 것이 사자(使者, angeloi)였다. 그 전달자는 마음이 고왔으리라는 생각에서 그의 의미가 천사(angel)로 바뀌었다.



정상외교와 동물외교

신과 인간이 그렇고 인간 사이에서 그렇듯이 국가 사이에도 오고가는 물품이 있었다. 처음에는 지방의 특산물[方物]을 인사차 보내던 것이 나중에는 국력의 차이로 말미암아 강제의 뜻이 담기면서 조공(朝貢)으로 변질되었다. 지금은 이와 같은 나라 사이의 선물의 성격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현대 외교에서도 국가 원수가 방문할 때면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진귀한 물품을 가지고 가는 것이 서로의 친목을 도모하는 데 큰 구실을 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동안 동양에서는 국가 원수의 예방에 동물을 선물하는 풍조가 나타났다. 그러한 예로 연전에는 중국이 팬더곰을 미국에 선물하여 미국인들을 감동시킨 바 있다.가까운 예로서 금년 6월에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한국은 5년 동안 매년 10만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그에 대한 답례로 중국은 수컷 두 마리를 기증하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함으로써 다시 동물 외교의 문제가 화제로 올랐다.

본디 중국으로부터의 따오기를 기증받은 것은 2008년 5월로서 이명박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양국 정상 회담에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으로부터 약속받은 바에 따른 것이었다. 이 동물 외교를 추진한 경상남도에서는 따오기 복원을 위해 70여억 원의 많은 돈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의 따오기

1968년도에 천연기념물 198호로 지정된 따오기는 1979년에 휴전선 부근에서 목격된 것을 끝으로 우리 나라에서는 멸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멸종된 천연기념물을 복원한다는 데 누가 마다할 것이고 말릴 사람이 어디 있으랴만, 우리의 따오기 복원 사업에 그리 상쾌한 기분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먼저 투자 우선 순위로 볼 때 그토록 엄청난 돈이 드는 따오기 복원이 그리 시급하고 긴요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향수에 젖어 따오기를 회상한다.

사실 우리 나이 먹은 농촌 출신들은 따오기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가지고 있다. 놀이 문화가 발달되지 않았던 어린 시절, 우리의 즐거움이란 『따오기의 노래』, 윤석중 선생이 가사를 짓고 윤극영 선생이 곡을 붙인 『반달』, 최순애 선생이 가사를 짓고 박태준 선생이 곡을 붙인 『오빠 생각』 등을 부르던 생각이 많이 생각난다. 그러나 우리는 그러한 몽환적인 추억에서 잠시 벗어나 그 실상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먼저 따오기 노래의 실상이다. 어느 동화시인이 일제 시대인 1925년에 지어 국내 유수한 신문에 신춘 문예 동시에 당선된 이 작품은 그 뒤로 윤극영 선생이 곡을 붙여 그 시대의 대표적인 동요로 불렸다. 이에 대한 논의는 먼저 그 가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 가사는 이렇게 되어 있다.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따옥따옥 따옥 소리 처량한 소리

떠나가면 가는 곳이 어디메이뇨

내 어머니 가신 나라 해 돋는 나라



잡힐 듯이 잡힐 듯이 보이지 않는

따옥따옥 따옥 소리 처량한 소리

떠나가면 가는 곳이 어디메이뇨

내 아버지 가신 나라 해 돋는 나라



이 노래에서의 핵심어(keyword)는 처량함, 내 어머니, 내 아버지, 떠나감, “동쪽의 해 돋는 나라”이다. 왜 내 어머니와 내 아버지는 동쪽에 해 돋는 나라[일본]에서 살고 있을까? 왜 우리는 그 나라를 그토록 처량하게 그리워하며 노래를 부르고 있을까? 이 노랫말에 관하여 관계당사자들은 펄쩍 뛰겠지만 거기에 담긴 메시지는 일본에 대한 그리움이다. 작시자가 그런 의도로 썼는지 아닌지에 대하여는 각자가 짐작할 일이지만 나는 그 행간에서 친일의 냄새를 짙게 느낀다.



일본의 따오기

더욱이 따오기가 어떤 새인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따오기는 일본의 국조(國鳥) 또는 길조(吉鳥)라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일본의 국조는 세 가지이다. 첫째는 까마귀이다. 일본 축구협회에서는 세발 달린 까마귀(三足烏)를 심볼로 채용하고 있는데, 이 새는 신화 속에 등장하는 야타가라스(八咫烏, やたがらす)로 초대 진무천황(神武天皇)이 야마토(大和)로 진격할 때 길 안내를 했다고 전해진다.[『日本書紀』(3) 神武天皇 東征 乙卯 6월조]

둘째는 꿩(雉, きじ)이다. 꿩은 일본의 신화나 설화 등에 자주 등장해 일본인들에게 가장 전통적이고 친숙한 새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꿩이 국조로 지정된 것은 1947년의 일이므로 그리 오래된 것은 아니다.

셋째는 따오기(__, とき)이다. 따오기에 대한 일본인들의 애정은 각별하다. 따오기의 국제적 학명이 Nipponia nippon이라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굳이 영어로 번역하자면 Japanese Japan이고 우리말로는 “일본인의 일본”이라는 뜻이다. 일본만이 가지고 있는 동식물의 학명에 nippon이라는 단어가 어미(語尾)로 들어갈 수는 있으나 따오기의 경우는 매우 예외적이다. 일본이 그토록 애정을 갖는 따오기가 일본에서도 멸종되자 1999년 중ㆍ일 정상회담 때 당시 수상 오부찌 게이조(小____三)가 장쩌민(江澤民) 주석으로부터 따오기를 기증받아 현재 100마리 가량으로 개체 수를 늘리는 데 성공한 바 있다.



따오기 외교,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국이 중국에서 따오기를 선물 받아 복원하려 했던 것은 일본의 동물 외교를 본뜬 것이었다. 그러나 따오기가 주는 의미는 한국과 일본이 매우 다르다. 한국에서 따오기를 복원한 사람들이 따오기 노래며, 따오기의 학명이며, 그것이 일본에서 갖는 의미를 몰랐을 리가 없다. 몰랐다면 무지의 극치이고 알았다면 기군망상(欺君罔上)한 것이다.

대통령이 따오기의 학명까지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실무자들은 거기까지 세심하게 배려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한국에서의 따오기 복원 사업은 잘못된 것이다.
2013-10-17 15:2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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