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싸워 이기는 사람에게 시집갈 거예요.” 중국의 무예 처녀가 무협지에나 나올 법한 독특한 신랑 구하기에 나서 화제를 뿌리고 있다. 후베이(湖北)성 황스(黃石)시에 사는 팡차오(芳草·20)가 주인공. 팡차오는 13세부터 무예를 익혀 지난 1999년 중국 아마추어 무술대회 53㎏급에서 우승을 차지한 고수다. 그는 지난 26일 인근 공원 연못 가운데에 결투 무대를 만들어 신랑 후보를 모집했다. 중국 무협지에 가끔 등장하는 비우자오친(比武招親·무예를 겨뤄 신랑 얻기)이었다. “만족할 만한 애인을 구할 수 없어 이런 방법을 선택하게 됐어요. 물론 저를 이기면 우선 남자 친구로 삼을 거고요.” 이 현대판 비우자오친에 12명의 겁 없는 사내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팡차오는 이 가운데 ‘나이’, ‘2년 이상 무술 경력’, ‘고졸 이상의 교양’, ‘일정한 직업’ 등 네 가지 1차 기준을 통과한 3명에게 겨룰 기회를 주었다. 결과는 팡차오와 도전자 모두에게 실망스러웠다. 팡차오는 곱상한 외모와 달리 빠르고 날카로운 무예 실력을 뽐냈다. 첫 번째 상대는 힘 한번 못써보고 연못에 처박혔고, 두 번째 남자는 세 차례, 세 번째 남자는 네 차례 다운을 당한 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팡차오는 “8월 말 경기를 다시 개최할 예정이며 그때는 뜻밖의 기쁨이 나를 기다리길 바란다”며 아쉬워했다. 팡차오의 신랑 구하기에 일부 언론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인터넷뉴스 진양퉁신(金羊通信)은 “사람들은 팡차오의 과감한 생각과 행동에 탄복하지만 남자 친구를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여전히 인품이다”고 말한 시민의 말을 인용했다. 과연 팡차오가 이런 비난 속에서도 ‘강한 남자’를 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