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는 바와 같이 오늘 아주 대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각시한테 잡혀먹히지는 않을까 먹이가 없어 아사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던 저의 걱정을 날려버린 학배기 녀석! 아니, 이제 어엿한 실잠자리 라고 해야하나!? 하하하 ^^. 결과는 이렇지만 시작은 매우 불안했습니다. 위 첫번째 사진을 찍은 시각은 금일 오전9시56분28초, 한동안 보호색으로 몸을 감추고 가끔가다 모습을 보이던 녀석이 오늘 오전 8시10분경 처음 붕어마름위로 모습을 당당히 들어냈습니다. 색은 위와 같이 갈색이었고 날개가 저렇게 나와있었죠. 저 나름대로 생각은 저 날개가 조금만 더 커지면 준비를 해야 겠구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2시간 가까이나 붕어마름위 수면가까이에서 머리를 수면위로 기웃거리는 것이었죠. 위 첫번째 사진을 찍은 직후 " 이 녀석 설마,혹시 지금!!!!!!!!!!! " 이란 속외침과 함께 녀석의 탈피에 필수불가결한 아이템 "기둥" 찾기에 몰두하게 되었죠. 다음 두번째 사진을 찍은 시각은 역시 금일 오후, 00시50분20초, 기둥찾기에 거의 30분이상을 머리를 쥐고 생각했습니다. 나뭇가지를 넣으려니 어항속있는 녀석들이 걱정이고 그렇다고 아무 막대기나 넣을 수도 없고 하다가 하는 수 없이 저 빨간 빨대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이 빨대는 어항전용으로 사용해와서 수질에 는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죠. 게다가 주름까지 ^^. 결정을 하고 붕어마름을 주위에 더 모은 다음, 빨대를 녀석근처 붕어마름 잎사이로 넣었습니다. 그렇지 않고 그냥 물만 있는 곳에 놓으면 녀석이 빨대위로 올라갈 때 각시가 덥석 할 가능성이 매우 컸기 때문이죠.ㅡㅡ. 빨대를 넣자 녀석이 바로 반응을 보이더군요. 빨대로 천천히 다가가서는 그 위로 천천히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녀석이 어느정도 올라가다 멈추고 다시 내려오고 그러기를 수 차례 반복했습니다. 두세번 그러고 나서야 그 이유를 알았는데 수면에 있는 주름진 부분은 녀석이 잡기 쉬웠는데 그 윗부분은 너무 미끄러워 더 올라갈수가 없었던거죠. 다른 나무가지나 수풀 같은 경우는 발끝에 달린 작은 갈고리들 로 잘 붙들수 있는데 이 인공산 빨대는 그것이 불가능 했습니다. 탈피시기를 놓치면 스트레스로 죽진않을까하는 불안감에 잠시 당황했다가 정신차리고 커터칼로 빨대의 주름윗 부분에 무수한 흠집을 내어 주었습니다. 이번엔 다행이 잘 올라가더군요. 그런데 역시 다시 물속 으로 들어가더군요. 몇 분을 생각한 끝에 빨대가 충격에 약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랫부분을 모래 깊이 넣었지만 각시붕어의 격렬한 자리타툼 몸싸움 여파 한방이면 탈피도중 녀석이 물에 퐁당. 각시 덥석 이란 상황이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녀석은 본능적으로 알았던 것이죠. 하는수 없이 책상을 뒤엎어서 찾은 집게들을 사용해 윗부분을 고정 시켰습니다. 그렇게 하면 빨대가 크게 흔들리는 것을 막을 수 있죠. 녀석은 안심을 했는지 다시 빨대위로 올라가서 한참을 멈추어 있더군요. TV고속카메라로 찍은 걸 생각하니 한 두어시간 걸릴 것 같아 느긋하게 20여분간 점심을 먹고 왔습니다. 그랬더니 바로 두번째 사진, 그새 탈피가 완료..OTL 자세한 장면에 동영상 녹화도 기대했는데.. 뭐, 사진찍으려고 스트레스 주다 잘못되는 것 보단 훨씬 낫다 라는 생각으로 아쉬움을 떨쳤습니다. 두번째 사진은 보시다 시피 탈피한지 얼마 안된 모습입니다. 몸색이 하얗고 배 마디가 아직 많이 굵고 붙어있습니다. 머리도 제모양이 아직 안나왔구요. 위 사진을 찍은 뒤 약 2시간 반 후에는 완전히 몸이 마르고 색도 제 몸색이 나왔습니다. 물론 밖에 놓아 주었구요. ^^. 잘 살아라 녀석아 먹을 거 많이 못줘서 정말 미안했다. 알들 많이많이 낳고 ^^. 장문이라 죄송합니다. 너무 흥미롭고 기쁜일이라 글이 길어졌습니다. 더 많은 사진을 찍었지만 그것들은 잘 간추려서 차후 곤충겔에 정리하여 올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