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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만든 딸내미 생일상 + 저녁밥 모음

Nitr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5.25 23:34:24
조회 4036 추천 77 댓글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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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초등학교 올라가는 딸내미는 거의 몇 달동안이나 자기 생일파티에 대해 원대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친구는 몇 명을 초대하고, 선물 답례품은 뭘 주고, 잔칫상 메뉴는 뭘 먹고, 기타 등등.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등교도 한 번 못 해본 상황. 


새로 이사 온 동네로 유치원 동창을 초대 할 수도 없고, 혹여 아는 얼굴이 있어도 시국이 시국인지라 파티는 엄두도 못 내지요.


어쩔 수 없이 아랫집 친구 한 명만 불러서 조촐하게 티파티를 열었습니다.


과일은 수박과 사과, 멜론을 둥그렇게 파서 준비하고, 혹시 배고플까봐 참치 샌드위치와 감자 샌드위치를 만들었습니다.


마음같아서는 케이크나 초콜렛도 만들고 싶었는데 미국에서 넘어 온 장비들 셋팅이 끝나질 않아서 포기.


집 앞 떡집에서 떡이나 좀 사서 한 입 크기로 자른 다음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이쑤시개를 꽂고


말린 과일과 야채칩을 스콘 대신 깔았습니다.


빵집에서는 그나마 괜찮은 게 딸기 쇼트케이크 밖에 안 남아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네요. 


이럴 줄 알았으면 버터 케이크라도 직접 만드는 건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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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팅 완료. 티파티라고는 하지만 몇 번 얼굴 본 적도 없는 아랫집 친구와 뭘 하고 놀겠나 싶어서 생강과자인형도 잔뜩 구웠습니다.


서로 할 만 없이 뻘줌해지면 아이싱으로 그림 그리고 사탕 뿌려서 장식하면서 놀라고 말이죠.


근데 인사를 나누고 좀 서먹한 것도 몇 분 정도가 전부. 본격적으로 호다닥 뛰어다니며 놀기 시작합니다.


아랫집 시끄러우니 뛰지 말라고 말리려다가 생각해보니 아랫집에서 놀러온거라 그냥 놀게 냅뒀습니다.


여자여자스럽고 핑크핑크한 티파티를 열어서 '딸내미 키우는 재미'라는 걸 좀 맛보고 싶었건만 남녀평등 시대라 그런지 참 씩씩하게 잘도 놉니다.


애써 만든 네 가지 색깔 아이싱이 아까워서 저 혼자 앉아서 열심히 만들었지요.


신나게 놀던 아이들이 이것저것 집어먹다가 좀 쉴 겸 앉아서 그나마 하나씩 붙들고 만든 덕에 저 많은 생강과자 인형을 아빠가 전부 옷 입히는 참사는 면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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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곡밥, 브로콜리를 곁들인 삶은 연어, 쑥 국, 취나물 무침, 모듬버섯 볶음, 마트표 김치)


연어는 별다른 요리를 하지 않아도 제대로 다루기만 한다면 참 맛있는 생선입니다. 채소 육수에 소금과 식초 풀어서 약불로 삶기만 해도 맛있지요.


그런데 시장 가 보니 한 토막에 14000원 후덜덜... 예전에 미국에서 연어 해체할 때는 킬로그램당 14000원이었는데 말이죠.


아무래도 수산시장에서 통연어 사서 손질 해 먹어야 할 듯 싶네요. 큰 거 한마리 해체해서 회 떠먹고, 서덜 버터구이 해먹고, 나머지는 진공포장해서 냉동실에 넣어두면 삶아 먹고 구워 먹고 소금에 절여 훈제 연어도 만들고...하며 희망에 찬 꿈을 꾸다가 현실을 깨닫습니다.


아... 냉동실에 자리가 없구나, 라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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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만들었던 라따뚜이의 마지막 모습입니다.


처음에는 반찬으로 먹고, 그 다음에는 스파게티 소스로 쓰고, 그러고도 남은 마지막 라따뚜이는 햄벅스테이크 소스로 대미를 장식합니다.


시장에서 소고기 다짐육을 저렴하게 팔길래 사왔는데, 생각 해 보니 그냥 고기 사서 내가 집에서 갈아도 될 뻔 했다 싶습니다.


뭐, 그래도 이왕 사온 거 양파 다져서 달걀과 소금, 후추 섞어 햄벅스테이크를 만들었지요.


기름 두른 팬에 표면만 굽고 나머지는 오븐에 넣어서 마저 익혀줍니다.


고기 싫어하는 딸래미도, 아토피 때문에 이래저래 먹을 거 가려야 하는 아들래미도 잘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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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곡밥, 콩나물국, 햄버그스테이크, 물두부, 콩나물무침, 마트표 코다리 조림, 마트표 김치)


코다리 조림은 집 근처의 식당에서 사온 것. 코로나 사태가 무색할 정도로 장사 잘 되는 집입니다.


포장을 하면 이천원 깎아주는데, 개인적으로는 이천원 더 줘도 좋으니 식당에서 먹을 때 주는 반찬 좀 싸줬으면 좋겠습니다 ㅠ_ㅠ


그래도 이렇게 소(小)짜 한 번 사면 두 마리 들어있는 거 매 끼니마다 한 토막씩 먹고 마지막엔 남은 양념에 밥도 볶아먹을 수 있으니 가성비가 괜찮은 편이지요.


햄벅스테이크는 애들이 갓 만든 거 맛본다고 먹고, 저녁 먹을 때 또 먹고, 그러고도 모자라 마지막 남은 두 조각에도 '내일 먹어야지'라며 눈독 들이길래 제가 낼름 먹어버렸습니다. 


"어머니는 항상 생선 꼬리만 드시길래 생선을 별로 안 좋아하시는 줄 알았는데, 부모가 되어보니 알겠습니다. 어머니도 사실은 생선을 좋아하셨지만 자식들 한 입이라도 더 먹이려고 항상 꼬리만 드셨다는 것을."이라는 글을 읽을 적 있는데 우리 집 아이들은 그런 오해를 할 필요가 없으니 다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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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근조림은 단 맛과 짠 맛의 조합이라 반찬으로도 훌륭하고,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데다가, 아삭거리는 식감 때문에 온 가족이 다 좋아하는 효자 종목입니다.


연근 한 개나 두 개 정도를 껍질 벗기고 썬 다음 아삭한 식감을 유지하기 위해 식초 푼 물에 삶아줍니다.


물이 끓는 동안 간장 2T, 설탕 1T, 매실액 2T, 굴소스 1T, 올리고당 1T, 식용유 약간을 섞어 양념을 만들어 줍니다.


연근이 어느 정도 익으면 물을 버리고 한 번 헹군 다음 양념을 넣고 뒤척이며 조린 다음 통깨를 살짝 뿌려주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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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밥, 토란대 된장국, 무 생채, 연근조림, 조기찜, 다이콘 모찌, 마트표 김치)


아토피에 무가 좋다길래 어떻게든 무 요리를 많이 하려고 노력중입니다만, 아이들 입맛에 잘 맞는 식재료는 아닌지라 쉽지만은 않습니다.


무 생채는 원래 고춧가루 뿌려 매콤하게 만드는 게 제 맛인데 유치원 다니는 아이 먹이려다보니 고춧가루는 빼고 약간 달달한 무 생채가 되어버렸습니다.


여기에 더해 일본식 무 떡, 다이콘 모찌도 만들면 그럭저럭 무 한 개를 다 소모할 수 있지요.


다이콘 모찌라고 하면 왠지 그럴 듯 해 보이는데, 실제로는 무를 갈아서 물기를 짜내고 찹쌀가루, 소금, 건새우 갈은 것을 섞어 부침개처럼 부쳐내기만 하면 됩니다.


나름 시간 들여가며 열심히 준비했는데도 반찬, 특히 동물성 단백질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조기도 두 마리 쪄 냈지요.


이 때쯤 되니 요리 에너지가 바닥이라 그냥 아무런 기술 없이, 심지어는 칼집도 귀찮아서 안 내고 맛술만 조금 뿌려 무대뽀로 찌기만 했습니다.


사진으로 보니 이건 뭐 거의 날생선을 가져다 놓은 분위기.


칼집 좀 내고 파 썰은 것 몇 조각만 뿌려줘도 느낌이 확 달라지는 걸 생각하면 저만의 좌우명, "사소한 노력이 큰 변화를 가져온다"는 걸 다시금 실감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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