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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辛味)편집증에 대하여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75.223) 2019.03.18 04:53:40
조회 523 추천 7 댓글 9

한국인의 입맛, 그 중 매운맛은 한반도 38선 이남을 통틀어서 시대를 관철하는 맛이자 대한민국 국민의 유전자에 박혀있다 할 정도로 우리에겐 친근하고 익숙한 맛이다. 불그스름한 요리를 볼 때면 외국인들은 토마토 베이스로 만들어져 푹 고아진 고소한 맛을 생각하곤 하지만 한국인들 만큼은 매운맛을 떠올린다.

이러한 매운 맛이 가장 잘 반영된 시장은 편의점 매대라고 생각해본다. 가장 한국인의 원초적인 식사를 꼽아보자면 혹자는 쌀밥이라 하겠지만, 고난한 시절을 겪어왔던 세월과 함께한 라면이 아닐까 싶다. 박정희 대통령이 매운맛을 제안하며 탄생한 삼양라면과 더불어, 농심의 신라면, 오뚜기의 진라면 등 빨간 국물 베이스에서 나온 매운맛은 가끔은 혀 끝에서 머무는 고통만이 남으며, 혓속 깊이 느끼는 감칠맛은 점차 사라진다는 생각을 한다.

급작스레 변하는 수요시장을 따라가려 라면업계는 창조와 파괴가 번복적으로 일어나곤 한다. 매운맛으로 빠지다가도, 꼬꼬면과 나가사키 짬뽕이라는 흰국물의 반란, 그러다가도 간단히 먹는 볶음면이 유행 하다가도 이젠 스파게티까지 건너간다. 이렇게 항시 변하는 유행의 정 가운데엔 매운맛이 있다.

가끔은 농심의 생생우동, 튀김우동이 끌릴 때가 많다. 쇼유나 가쓰오 국물이 진득히 나는 깊은 맛을 느끼고 싶을 때 생생우동으로 맛보기를 하지만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느껴진다. 그러면 남대문 수입시장에 가서 닛신 컵누들이나, 쇼유라멘 컵라면을 사다가 끓여먹곤 한다.

매운맛은 전혀 없으며 짭짤함과 가다랭이, 멸치육수가 깊게 퍼지는 느낌을 혀에서 받으면 국물을 마셔도 속에서 위장이 더부룩하게 자극받지 않고 편안하다. 이런 맛을 느낄 수 있는 시판되는 라면은 몇 없다.

매운맛에 미친듯이 집착하는 모습을 본다. 그나마 안성탕면은 구수한 된장베이스에 짭짤함이라도 있지, 죄다 매운맛에 집착이라고 한듯이 빨간색과 불이 그려지는 이미지만이 가득하다.

사족으로 참 아쉬운 매운맛이 있다. 스리라차 볶음면인데, 출시한지 1년도 되지않아서 시장에서 사라졌다. 스리라차 나름대로의 이전 시장에는 없던 새로운 맛을 보여줬다. 새콤함과 매콤함이 어우러지며, 삼양 특유의 쫄깃한 면발이 나름 괜찮았다.

스리라차의 실패는 아마 이국적이고 전혀 익숙치 않던 스리라차 특유의 디자인에 있지 않았나 싶다. 이게 뭔가 싶은 디자인, 스리라차 소스 자체가 익숙치 않은 한국인에게는 한번 쯤 시도해볼 마음 없이 관성 그대로 먹던 라면을 시켜먹게 하기 마련이다.

단순히 혀 끝에서 맵기만 하고 칼칼함을 강조하며 깊이가 없는 국물을 찍어내면서 소비자들을 언제까지 기만할 것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깊이있는 맛에 소비자들의 동향이 움직이기 시작한다면 조금은, 아주 조금은 여러 국물들 맛을 하나씩 선택하려 하지 않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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