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눈팅만 하다가 착잡한 마음에 솔직한 저의 생각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저는 흔히 손뽕이라고 하는 손흥민 선수의 열렬한 팬이었습니다. 

손흥민 선수를 처음 알게 된 건 함부르크에서 막 데뷔했을 때었습니다. 

사실 전까지 손흥민이라는 선수가 있는지도 몰랐는데 분데스리가 한국인 최연소 데뷔전? 이런식으로 중계를 하더라구요.

우리나라 선수니까 어떤 선수인지 보려고 경기를 봤는데 그동안 한국 선수들에게 아쉬움을 느꼈던 침착한 마무리와 빠른 스피드를 보면서 한눈에 반했습니다.

런던올림픽 세대가 손흥민 선수 이전에 유럽에 많이 진출했기에 손흥민 선수 외에도 유럽에서 데뷔해 골을 넣는 장면은 여럿 봤지만 손흥민 선수의 플레이를 보면서 

이 선수는 분명 대성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함부르크에서 한 시즌 10골 이상을 넣는 걸 보면서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유럽에서 10골 이상 득점할 수 있는 선수가 나왔다는 사실에 기뻐했고

레버쿠젠에서도 준수한 활약을 보여주고 특히 도르트문트 상대로 환상적인 골들을 많이 넣고 제니트 전에는 멋있는 약속된 세트피스 원더골을 넣는 것을 보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토트넘에서도 첫 시즌에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문제로 지적되었던 약점들을 조금씩 보완하며 진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존경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손흥민 선수가 울때 저도 같이 울고 손흥민 선수가 웃을때 같이 웃었습니다.

중간중간 대표팀 차출거부나 스캔들 등이 터져도 손흥민은 축구를 잘하니까 지켜줘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손흥민 선수가 국가대표 주장을 하면서부터 조금씩 잘못되어가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처음 손흥민 선수가 주장이 되었을 때는 너무 기뻤고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했고 국대에서 경기력이 안 좋아도 팀 전술이나 주변 동료의 문제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김민재 선수와 갈등이 있을때도 김민재가 나쁜놈이라고 생각했고 월드컵에서 부상을 달고도 열심히 뛰는 모습에 환호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탁구게이트를 끝으로 이미 모든 것이 잘못되어있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해축갤에서 봤지만 넘겨버렸던 여러 짤들, 이야기들이 하나씩 맞춰지기 시작했습니다. 

왜 베르통언이 쏘니는 카메라 있을 때만 스마일 가이라고 했는지

왜 차두리가 국대 후배에게 친한척하는 모습을 보고 둘이 원래 안친하다고 했는지

왜 퇴장당할 때 얼굴을 감싸쥐고 들어가다 카메라가 없어지자 아무렇지 않은듯 했는지

왜 손흥민 선수가 주장이 되고 나서 국대에 이렇게 문제가 많아졌는지 이제는 다 알게되었습니다.

저는 손뽕이었고 지금도 손흥민 선수를 싫어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감싸줘야할 같은 국가대표 후배를 대하는 모습이나 또래를 파벌처럼 만들어 행동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계속 실망하고 있습니다.

손흥민 선수가 이 글을 볼지는 모르겠지만 본인을 위해서 그리고 대한민국을 위해서 2차예선을 끝으로 주장직을 내려놓으세요.

정말 92라인 데리고 월드컵에 다시 가려고 한다면 제발 그러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