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일본에 '기러기 아빠'가 없는 이유

멧돌 2006.05.24 16:38:20
조회 931 추천 0 댓글 5


일본에 ‘기러기 아빠’가 없는 이유      [기자칼럼] 이진숙의 Global Report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한 세미나의 주제는 ‘세계에 대한 일본의 기여도’였다. 주제 발표를 한 미국 학자는 일본에서 6년을 보낸 경험이 있는 ‘일본통’이었다. 그는 국제 사회에 대한 일본의 기여도를 역사적으로 분석하면서, 높은 기여도에 비해 국제화의 수준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그 의 비판에 따르면, 일본과 같이 아시아의 선진국으로 거론된 중국과 한국의 경우 미국 정부나 학계에 진출한 이들이 적지 않은 반면에 일본의 경우에는 이 같은 사례를 찾기가 힘들다는 얘기였다. 실제 미국 정부에 빅터 차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국장이나 전신애 노동부 차관보 같은 이들이 버티고 있는 것이나 유수의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한국 출신의 인물들을 보면 일본에 비해 두드러지는 것이 사실이다. 영어 이야기도 나왔다. 중국인이나 한국인에 비해 일본인은 영어를 하려는 노력이나 의지가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주제 발표를 한 학자가 한국의 ‘기러기 아빠’를 국제화의 근거로 제시했다는 점이었다. 한국의 경우 ‘이산가족’이 되면서까지 자녀들을 해외에서 교육시키고 있으며, 이는 자연스럽게 국제화로 이어진다는 설명이었다. 반면 일본인들은 해외 주재가 끝나면 바로 전 가족이 일본으로 돌아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는 것이었다. 주제 발표를 한 학자는 국제 사회에서 일본인의 위상이나 역할이 커진 만큼 더 많은 진출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주제 발표가 끝나자 참석한 일본인들로부터 반박과 질문이 쏟아졌다. 미국에 진출하는 수준이 반드시 국제화라고 할 수 있는가, 당신이 말하는 국제화라는 것이 미국화를 뜻하는 것인가, 미국에 거주하는 것이 반드시 국제 사회에 기여하는 것인가라는 반박 끝에, 일본인들이 일본으로 돌아가는 것은 일본이 더 나은 삶의 질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란 설명이 이어졌다. 필자에게 번쩍 귀에 들어왔던 것은 마지막 지적이었다. 미국 중심의 교육을 받아온 데다, 일본과의 역사 문제를 경험한 때문인지 ‘일본이 미국보다 더 나은 삶의 질을 제공해준다’는 점은 그야말로 발상의 전환 같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미 국이 곧 국제화의 중심’이라고 자기 최면을 거는 미국인에게 일본 사람들은 당당하게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돈에 절을 하게 되는 것이 자본주의의 생리인가. 세미나에서 지적된 대로 제3세계의 어느 나라에서 미국의 연방은행장에게 전화를 하면 노(No)라는 말을 할 수 있지만 일본은행장이 전화를 걸어오면 골프 약속까지 미루게 된다는 일화는 일본의 힘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도요타는 미국 거리를 점령한 듯 질주하고, 전자제품 가게에서 최상품은 일본 제품이다. 일본 사람이 미국에서 미국을 배우는 대신 일본을 배우고 싶으면 미국 사람들이 일본으로 와서 배우라는 배짱이다. 필자 역시 미국에서 유학하는 일본 학생들이나 기자, 주재원들이 학업이나 임기가 끝나면 당연하다는 듯이 모든 가족과 함께 일본으로 돌아가는 것을 많이 보았다. 반면 한국인들의 경우에는 상당수가 자녀를 남겨두고 귀국하는데, 한국으로 돌아갈 경우 자녀들이 한국 교육 체제에 적응하기가 어렵게 된다는 것이 이유였다. 통계에 따르면 워싱턴 인근 지역 한국 교민이 15만 명인데 비해 일본인의 경우는 7천 명에서 만 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다. 최 근 미국 내 한국계 혼혈인을 취재하면서 들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우리는 한국에서 인간 취급을 못 받았어요. 미국이 유일한 탈출구였지요. 일본은 다르답니다. 일본계 혼혈인은 미국으로 오려고 하지 않아요. 일본이 더 편하기 때문이죠.” 국제 사회에 대한 기여, 더 넓은 무대로의 진출 등 미사여구에도 불구하고 보통 사람들에게 궁극적인 목표는 편하게 사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일본이 한국과 다른 것은 (적어도 ‘기러기 아빠’가 되기를 거부하고 온 가족이 귀국하는 일본인의 경우에는) 삶의 터전으로 일본을 더 편하게 생각한다는 점이다. “왜 꼭 미국에 남아야만 국제화가 되고 세계에 기여하는 것이 됩니까? 당신네 미국인들은 이곳 대학에 일본인 교수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지만 원한다면 당신네 미국인들이 우리 일본으로 와서 배우면 되지 않습니까?” 일 본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 있고, 일본에 차별이 없다면 일본인에게 가장 편한 곳은 일본이 될 것이다. 일본 대학이 더 나은 봉급과 대우를 해 준다고 할 때 그 교수에게 미국에 남아서 기여를 하라고 요구할 수 있을까? 또 요구를 한들 그것이 실현될까? 자녀 교육도 마찬가지다. 미국이 더 나은 교육과 밝은 미래를 보장한다고 생각한다면 일본의 부모 역시 조기유학이나 기러기 아빠가 되기를 감내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꼭 같은 미국 교육에 대해 한국의 부모와 일본의 부모가 보이는 반응은 천지 차이다. 결국 ‘일본인 기러기 아빠’가 없는 이유는 기러기 아빠가 될 이유가 일본에는 없다는 것이었다. 자 식들의 교육을 위해 홀로 떨어져 사는 한국 기러기 아빠의 수는 2005년 기준으로 만 명에서 2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 숫자는 대학생이 아니라 어머니의 보살핌이 필요해 부부를 떨어져 살게 만드는 조기 유학생의 경우다. ‘기러기 부모’들이 춥고 외로운 생활을 참고 견디는 이유는 다음 세대에 더 나은 삶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일본과 비교해 볼 때 더 나은 생활을 하기 위한 준비과정을 한국이 아닌 곳에서 치러야 한다고 여기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진숙 워싱턴 특파원 leejs@mbc.co.kr )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비난 여론에도 뻔뻔하게 잘 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03 - -
3378 형들 영어교재좀 추천해줘 [3] ㅇㅈㅇ 06.10.26 224 0
3377 디자인 유학가고싶은데.. [34] 코끼리 06.10.26 706 0
3373 흐미 낼 퀴즈인데 어떻게 하는지 몰것씨유..trigonometric에 대해.. [3] 링기리로또 06.10.26 144 0
3372 미시간 [7] 유남생 06.10.26 499 0
3369 유학말이지 궁금한게 있어서 [3] snfjdTl 06.10.25 239 0
3368 대학 진학자들을 위한 원서 작성 가이드!-_- [17] 로이엔탈 06.10.25 621 0
3367 형들 이거 사실이야 ?! [-_-] [9] gdf 06.10.25 487 0
3366 진지한고민상담 [8] ㄷㄷㅎㄷ 06.10.25 245 0
3362 토론토 사는 횽들 많아? [8] Vald 06.10.25 291 0
3361 형들 진지하게 질문 할께 . [16] 형들 06.10.24 475 0
3360 도피유학 님들아 [4] 안스 06.10.24 398 0
3359 캐나다 대학 SFU와Waterloo [3] 엘리트 06.10.24 509 0
3358 횽들.. 영국으로 단기 연수좀 다녀오려하는데.. [2] 벅길이 06.10.24 304 0
3357 형 누나들 상담 좀 해줘..(덧. 로이누나 쵝오에다 스크롤 압박) [17] 오리 06.10.24 382 0
3356 군대상담 [12] ㄲㄲㅁ 06.10.24 438 0
3354 미국고등학교 스포츠 활동에 대해서 [3] 룻비어 06.10.24 267 0
3353 어학연수 가? 마? [9] 호우아 06.10.24 412 0
3352 일본에 교환학생으로 가신 분 계신가요? [3] 궁금이 06.10.23 337 0
3351 죄송합니다 호주유학을 생각중인 사람입니다 [11] tksek 06.10.23 485 0
3350 일본유학 질문~ [10] 언어장애자 06.10.23 529 0
3349 하씨발조뙤따 [17] ㅎㅁㄷㄹ 06.10.23 417 0
3347 웹디자인 유학에 대해 아는 훃아~ [9] MyLoveJ양~♡ 06.10.23 334 0
3346 휴..;미국유학 [8] 인문계고딩1 06.10.23 482 0
3345 유갤횽들 나 오늘 생일이야 [8] SD 06.10.22 178 0
3343 한국유학생들의 평판. [9] hk 06.10.22 938 0
3342 미국가면 흑인 스타일의 멋있는 애들하고 어울릴수 있나요? [12] ㅁㄴㅇㄹ 06.10.22 803 0
3341 가보지 않은길에 대한 동경 [5] ㅇㅇ 06.10.22 338 0
3340 형들 이 노래알아? 가사 해석좀해줘... [4] ㅇㅇ 06.10.22 210 0
3339 독일어학연수비용좀 갈쳐주세여^^ [3] 독일 06.10.22 634 0
3338 6개월~9개월동안 어학연수로 가장좋은장소추천좀 [4] 응가 06.10.21 351 1
3337 캐나다 에 불법 이민,유학 좀 오지좀 마라. [9] ㅇㅇㅇㅇ 06.10.21 707 1
3336 서양나라서 오래살다보면....... [3] ㅁㄴㅇㄹ 06.10.21 531 0
3334 2010년을 잘 기억해두어라 [12] 잘들봐 06.10.21 507 0
3332 근데 말야 미국 고등학교에서 [6] 유노마넴 06.10.21 339 0
3331 단기어학연수 질문좀 할께요.. [5] 참살이 06.10.21 394 0
3330 워킹홀리데이 한국여성 성매매 증가추세 [2] 아놔놔놔 06.10.21 527 0
3329 미국유학질문이요~!!!! (친절답변 3대평안) [8] 누렁씨 06.10.21 285 0
3328 이민갤 있으면 좋겠네. [1] 댄아이세드 06.10.21 163 0
3327 유학은 가고 싶고, 돈은 없고. [24] -_- 06.10.21 757 0
3324 미국에서 다시 고등학교 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7] 개념닉 06.10.20 248 0
3323 독일1년어학연수 질문입니다 [5] 강남 06.10.20 419 0
3322 성공의 기준? [20] ㅡ.ㅡ 06.10.20 519 0
3321 대학 졸업하고 가는게 나을까요....?? [8] .... 06.10.20 383 0
3319 what do you think about wartime operational control?? [6] eel 06.10.20 227 0
3318 뉴질랜드 캔터베리 대학 [12] 엘리트 06.10.20 484 0
3316 졸라 답답해 죽겠다... [11] 김아뵤 06.10.20 498 0
3315 호주 직업별 연봉(의학,치의학,약학,수의학) 호주사랑 06.10.20 414 0
3314 도대체 유학을 가는 이유가 모야 ? [9] 반도 06.10.19 508 0
3313 릿쿄대 갈려면 어느정도 수준? [2] ㄷㄷ 06.10.19 223 0
3311 내가 본 최고로 성공한 도피 유학생 [7] 요리왕비룡 06.10.19 1026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