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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문학] 프로즌 뒷 이야기, True Winter again-2

Vuelie(221.145) 2014.04.10 00:05:30
조회 3462 추천 46 댓글 20
														


통합포탈 : 프로즌 뒷 이야기, True Winter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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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정보: http://heartbrea.kr/4669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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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닫지 않겠다며 성문을 활짝 열고 며칠 후엘사안나크리스토프스벤올라프는 화가에게 부탁하여 단체 초상화를 그렸다.


안나는 처음엔 벅찬 감정을 숨기지 못하더니 곧이어 가만히 서 있는 것이 꽤나 괴로운지 연신 여기저기를 꼼지락거렸고엘사는 한결같이 평온한 표정으로 화가를 조용히 응시했다화가가 지병인 심장병이 쿵하고 도지는 바람에 약을 한 움큼 집어먹어야 해서 그림은 예정보다 조금 더 걸렸다.

올라프는 스벤 등 위에서 두 눈을 감고 뿌듯하게 있었고그런 스벤에 어깨를 걸친 크리스토프는 그 어느 때보다 만족스런 표정이었다.


이윽고 다 그려진 그림에 상쾌하게 폴짝폴짝 뛰는 안나와 한층 더 깊어진 미소를 싱긋 짓는 엘사, ‘지금 농담해?’ 하며 화를 낼 듯 하더니 기분 완전 좋아!’ 하면서 스벤과 함께 뒹구는 올라프는 말할 것도 없이 즐거워 보였다.

단지 마지막에 안료가 부족해져서 조금 옅게 그려진 자기 모습에 크리스토프는 잠시 얼빠져 했지만곧 안나를 마주보며 함께 웃었다.

이 그림은 엘사의 방 벽에 크게 걸렸고두 자매의 가장 큰 자랑거리 중 하나가 되었다.

그랬던 것이이제는 크리스토프가 떠나 버리고 그는 말 그대로 방 구석의 그림에만 병풍처럼 남았다.






 

올라프의 말에 따르면겨울이 가까워 오면서 크리스토프는 다른 데서도 얼음을 팔아봐야지’, ‘역시 난 아냐’ 하는 등의 혼잣말을 가끔씩 중얼거렸다 한다이상했던 점은뭐라 그랬냐고 되물으면 꼭 손을 휘젓고 아무것도 아니라며 부정하더라는 것이다.


부쩍 시무룩해지기도 했다물론 안나가 옆에서 발랄하게 웃을 때는 함께 즐겼지만뭔가 떨쳐내기 힘든 고민이 항상 그를 따라다니는 듯했다.

안나는 크리스토프만 간직한 비밀이 궁금하며 또 걱정되기도 했지만, ‘누구나 비밀은 있겠지언니가 그랬던 것처럼.’ 하는 심정으로 캐묻지 않았다.

더 가까워지면 알아서 이야기하리라 생각하며.


그리고 새해맞이 파티에 쓸 얼음을 캐오던 중그는 산 속 깊은 곳에서 스벤이 잠든 틈을 타 조용히 오두막을 빠져 나왔다.

스벤의 말을 알아들을 유일한 사람이 가버렸으니 더 자세한 이야기는 도통 알 길이 없었다.

워낙 사람들과의 교류도 없어서 그를 봤다는 사람도 찾기가 쉽지 않았다트롤들에게 들른 적도 없다는 것 같으니 어떠한 단서도 못 찾는 듯했다.


그 때에서던 아일로 향하는 배 중에 한 척이 유난히 이가 들끓고 냄새가 나더라는 이야기가 잠깐 돌았다.

엘사 여왕은 그 소문의 출처를 확인하는 동시에 우선 서던 아일을 잠정적 목적지로 하고 그의 행방을 수소문해 보기로 했다.

 

-

 

서던 아일로 출항하는 배를 몰래 탄 크리스토프는 짐칸에 숨어있었다가는 내내 선원들은 이 때문에 가렵다며 연신 머리를 긁어대었다. ‘뱃사람들은 원래 저러나’ 중얼거리는 크리스토프는그것이 자기 때문일 줄은 생각도 안 하고 있었다.


이윽고 그는 서던 아일에 도착하여 입국 심사를 앞두었다바로 불법체류로 끌려가진 않을까 전전긍긍하던 것이 무색하게뒤에서 밀려오는 줄에 덩달아 밀리다 보니 어느새 세관을 통과하여 마을 안까지 들어와 있었다.


서던 아일은 아렌델과는 다르게 알 수 없는 의뭉스러움이 지배하는 곳이었다상인들은 선한 눈빛으로 싱싱한 과일을 팔고 있었고사람들은 천진한 표정으로 흥정도 없이 후한 서비스를 쳐 주며 채소를 사갔다.

과연 이 곳에서 무슨 일을 하며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까를 고민하는 것도 잠시크리스토프는 얼마 둘러보지도 못하고 뒤통수에 둔탁한 아픔을 느끼며 쓰러졌다.

 





눈을 뜬 그가 제일 먼저 마주한 것은 축축한 천장과 벽의 횃불들이었다바닥에 손을 짚고 일어나려던 그는 양 손이 사슬로 묶여 있다는 것을 알았다.

감옥이다불법 체류 때문인가어떻게 해야 하지심장이 철렁 내려앉은 그는사슬로 바닥을 쾅쾅 치며 도움을 청했다.

 

이제야 정신이 드……”

 

누구 없어요? 쾅쾅! 여기 사람이 갇혔어요! 콰쾅쾅!”

 

저기나 여기……”

 

살려줘요! 쾅쾅쾅쾅!”

 

사람 말을……”

 

쾅쾅쾅! 내가 잘못 했어요! 뭔진 몰라도! 쾅쾅!”

 

어디선가 날아온 돌멩이가 크리스토프를 때렸다.


정신을 차리고 둘러보니감옥 안쪽에는 또 다른 죄수가 정자세로 앉아 있었다.

크리스토프는 순록과 트롤과 대화하고 마시멜로처럼 생긴 얼음 골렘도 봐왔지만여기 이 죄수만큼 기묘한 모습은 또 처음 봤다.


그가 평생 얼음을 팔아도 못 입을 만큼 고귀해 보이는 옷태어나서부터 함께해온 것 같은 우아한 태도그로서는 가늠도 못할 높으신 귀족처럼 보였다그런 죄수와 감옥이라니그 자체만으로도 큰 대위법을 이루며 주변은 기묘한 하모니를 이루고 있었다그래도 굳이 따지자면 죄수가 뿜어내는 품위의 아우라가 감옥을 압도하는 듯하게 보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죄수와 감옥의 평형을 맞춘 것은 그가 쓴 철가면이었다옛날 기사들이나 쓸 것 같은 두꺼운 쇳덩이그 음산하고 기괴한 가면을 중심축으로 해서 감옥의 공기는 죄수와 잔잔히 공명하고 있었다.


그런 그를 얼마간 멍하니 바라보던 크리스토프의 입에서 나온 첫 마디는 그런 거 쓰고밥은 먹고 다녀요?’ 였다다시 돌멩이가 하나 날아들었다.

 

내가 널 여기로 데려왔어.”

 

뭐라고요? 이봐요! 도대체……”

 

왜일까존재감도 없어 보이는 네가어쩌다 내 관심을 끌게 됐을까그걸 묻고 싶은 건가?”

 

그는 크리스토프의 말을 칼날처럼 예리하게 잘랐지만정작 목소리는 깊고 온화했다.

한껏 여유롭고 느릿한 말투로 그는 말을 이었다.

 

글쎄그건 이제부터 네가 이야기해야 할 부분이야어디 한 번 들려줘어쩌다 여기까지 굴러들어왔는지를.”

 

아니, 지금 무슨 소리예요? 나는 서던 아일에 오자마자 뒤통수 맞고, 눈 떠 보니 이 모양 이 꼴인 거고요! 근데, 그걸 당신이 했다는 거……”

 

아렌델에서 평생 혼자 얼음 캐면서 살았지?”

 

그건 어떻게……”

 

계속 말을 끊던 죄수는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재빠르게그러나 더없이 침착하게 얘기했다.

 

머리색이 밝은 금발인 걸로 봐서 북쪽에서 왔어거기다 네가 입은 옷은 사미 부족이 입는 전통 의복이지아렌델 출신은 이걸로 끝손에 박힌 굳은살은 톱을 잡았을 때 나오는 모양이고다부진 체형은 거친 노동으로 다져졌노라고 온 몸으로 말하는군얼굴이나 손에 화상의 흉터가 방울 형태로 있어화상이라면 불과 관련된 일을 했나아니속단할 순 없지자주 머리를 긁는 버릇으로 봐서 이가 있군어쩐지 냄새가 나더라니하지만 안 씻는 건 아니야억울해하지 마이건순록 냄새그래이제 보니 손가락 안쪽 마디에 거친 밧줄 자국이 있네밧줄아마 썰매를 타고 순록을 끌었겠지불을 때려면 나무가 필요하지만나무를 톱으로 썰진 않지거기다 아렌델 북쪽의 기후를 생각해보면 불을 땐다기보단 얼음 캐는 일에 가깝겠군화상은 얼음에도 걸릴 수 있고무엇보다 그 방울진 흉터는 랜턴 기름에 데인 흔적이겠지혼자 산다는 건그냥 니가 말 하는 것 자체가 서툴러부정은 못할 걸어때이 정도면 만족하나?”

 

……-. 해요.”

 

그럼 이제어쩌다 아렌델에서 서던 아일로 오게 됐는지를 이야기할 차례겠군?”

 

그렇......네요?”

 

좋아간수여기 식사랑 술 좀 가져와시간은 충분하니어디 찬찬히 들어보기로 하지.”

 

신비한 죄수의 날카로운 관찰력에 압도당한 크리스토프는 얼떨떨해진 채 그 부족한 언변으로 하나씩그간 있었던 일들을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결국 자기 뒤통수를 내려치도록 명한 것이 그 죄수라는 사실은 까맣게 잊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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