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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쏭픽] On My Own

한-스-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4.16 00:23:53
조회 1158 추천 36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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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사는 비를 싫어한다.<!--?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비라는 건 결국 녹은 눈이다. 질척질척 내리는 비를 바라보고 있자면, 마치 자신이 저렇게 되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쁘다.

, 어차피 자신이 밖에 나갈 일은 없으니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하지만 안나라면 얘기가 다르다. 기지배가 14살이 됐으면서도 아직까지 빗속에서 뛰노는 걸 좋아하다니, 어떻게 된 거람.

……. 바보 같은 생각을 했다.안나는 그저 노는 데 있어 날씨를 따지지 않을 뿐이다. 가능했다면 자신 역시 끌어내서라도 놀았겠지.

그리고 자신은 기꺼이 따라갔겠지.

문득 비가 퍼붓는 창 밖을 바라보자, 거기엔 역시나 안나가 물 만난 물고기마냥 정원을 뛰놀며 노래하고 있다. 빗 속에서 사랑 노래라도 부르나?

오늘만 벌써 다섯 번째로 죄책감이 엘사를 짓누른다. 동생이 저렇게 홀로 있어야 하는 건 전부 자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잔뜩 받으며 자라나야 할 나이인데, 자신이 안나에게서 그걸 전부 뺏어가버렸다.

무엇보다……. 엘사 자신이 안나가 그리웠던 것이다.

안나는 잊었을지 몰라도, 엘사는 완벽히 기억한다. 어릴 적, 둘은 말 그대로 떼놓을 수 없는 사이였다. 어디에나 함께, 모든 일을 같이.

그리고…… 이젠 둘 다 혼자가 되었다.

하지만 역시 제일 괴로운 건, 안나가 받는 마음의 상처였다.

분명 그 아이는 자신이 언니에게 이유 없이 미움받는 줄 알겠지. 요즘 자신의 방 앞에서 하는 말들만 들어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실상은 세상 누구보다도 안나를 사랑하는 건 자신일텐데도.

“…… .” 괜시리 서러움에 눈물이 난다. 평소엔 이러면 안 된다고 냉큼 닦아내고 평정을 가장하겠지만, 여긴 자신의 방이다. 평소에도 툭하면 서리로 뒤덮이는 곳인데, 여기서 자기 감정에 좀 솔직해진다고 누가 죽겠나.

<재생시작>

 

 

 

 

On my own pretending she's beside me

(나 혼자 그 애가 내 곁에 있다고 망상하네)

All alone I walk with her till morning

(나 홀로 그 애와 함께 아침까지 걷네)

Without her I feel her arms around me

(그 애는 없지만 그 팔이 나를 두르고 있네)

And when I lose my way I close my eyes and she has found me

(길을 잃었을 때 눈을 감으면 그 애가 나를 찾아내네)

 

몇 시간째 빗소리만 듣고 있다 보니 감성이 폭발한 걸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다. 단어에 걸맞지 않게, 흥은 전혀 없지만.

 

In the rain the pavement shines like silver

(빗속에서 길은 은빛으로 빛나네)

All the lights are misty in the river

(저 빛들은 강에서 안개가 되네)

In the darkness the trees are full of starlight

(어둠 속에서 나무들은 별빛으로 가득해)

And all I see is her and me forever and forever

(내 눈에는 그 애와 나만 보여, 영원히 또 영원히)

 

그래, 자신의 힘을 제어해 안나와 다시 있게 될 거란 희망은 점점 희미해져 가지만, 소망 자체는 여전히 엘사 안에 강하게 남아있다.

하지만……

 

And I know it's only in my mind

(나도 알아, 그저 내 망상일 뿐인 걸)

That I'm talking to myself and not to her

(그 애에게 말하는 게 아닌 혼잣말인걸)

And although I know that she is blind

(그 애가 아무것도 모른단 건 알지만)

Still I say there's a way for us

(그래도 난 말하네, 우리 함께할 수 있다고)

 

그래, 아직 소망은 남아있다. 하지만 10, 20년이 걸릴지도 모른다. 이미 9년을 버텨왔다. 이미…… 자신은 오래 전부터 한계였다.

 

I love her, but when the night is over

(그 애를 사랑해, 하지만 밤이 끝나면)

She is gone, the river's just a river

(그 애는 없고, 강은 그저 강일 뿐)

Without her the world around me changes

(그 애 없인 온 세상이 변하네)

The trees are bare and everywhere the streets are full of strangers

(나무들은 앙상하고 어디에나 낯선 이들 뿐)

 

어린 나이에도 이미 알고 있었다. 자신과 안나는 상호 보완이란 걸.

자신이 이성이라면, 안나는 감성이다. 자신이 머리라면, 안나는 마음이다. 자신이 달이라면, 안나는 태양이다.

태양을 잃은 달 따윈…… 영원히 빛나지 않는, 그저 좀 큰 돌조각일 뿐이다.

 

I love her, but every day I'm learning

(그 애를 사랑해, 하지만 매일마다 알아가네)

All my life I've only been pretending

(일생동안 난 그저 망상했을 뿐이네)

Without me her world will go on turning

(나 없이도 그 애의 세상은 돌아가네)

A world that's full of happiness that I have never known

(내가 알지 못하는 행복이 가득한 세상)

 

어느 틈에 울음소리가 노랫소리에 섞여 이미 잘 알아들을 수가 없게 되었다. 비참하다, 자신의 신세가 그저 비참해서, 엘사는 빗소리를 들으며 울었다.

“I love her……(그 애를 사랑해……)” 들을 사람도 없으면서 중얼거려본다. 아아, 분명 사실이다. 그 사실만큼은 죽어도 변함이 없으리라. “I love her……(그 애를 사랑해……) I love her……(그 애를 사랑해……)”

오직 애정으로만 가득 차야 할 그 기특한 넋두리 끝에, 마치 자신에 대한 저주와도 같은 속삭임이 따라붙는다.

 

But only on my own......

(나 혼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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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 써놓고나니 앞편보다 더 짧아졌네. 앞에 풀어야 할 썰이 짧아지니까 분량이 팍 줄어들어.

 

프미제라블 2편이다. 원래 레미제라블 스토리가 현시창 냄새가 풀풀 나다 보니 상당히 우울한 스토리들이 나올 전망이야.

 

담편은 내일 이 시간에. 프미제라블은 아직 끝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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