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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문학] 프로즌 뒷 이야기, True Winter again-12(完)

Vuelie(221.145) 2014.04.24 00:12:04
조회 4346 추천 35 댓글 20
														

통합포탈 : 프로즌 뒷 이야기, True Winter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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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A)나 11(B)에 상관없는 엔딩입니다.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WhEnJ



올라프를 만나 함께 엘사의 방에 들어간 크리스토프는 탁자에 한껏 등을 기대고 앉아 있는 안나를 보았다. 안나는 언제나처럼 가만히 초상화를 보고 있었다.

크리스토프의 퍽퍽한 발걸음 소리에 꿈에서 깬 듯 돌아본 안나는 다짜고짜 그 앞으로 달려왔다. 크리스토프는 안길 준비를 하며 팔을 벌렸지만, 안나는 앞에서 멈추더니 올라프에게 천진한 미소로 말한다.

 

올라프, 가서 스벤과 놀고 있어.”

 

, 알았어. 히히!”

 

올라프는 해맑게 웃으며 뒤뚱뒤뚱 나가서는 문을 닫았다.

이제 방에는 안나와 크리스토프만 남았다.안나는 한껏 도도한-혹은 그렇게 보이려 노력하는-표정으로 그를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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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당신은 누구죠?”

 

하하, 안나.”

 

누구신데 제 이름을 알고 계시죠?”

 

아니, 그게, ……”

 

가세요. 여긴 여왕님 방이에요. 아무나 들어올 수 없어요. 여왕님 명령.”

 

저기 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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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구욧!”

 

날카롭게 빽 소리지르는 안나. 한창 당황한 크리스토프는 이번에는 놀랐다. 그리고는 곧 찡해졌다.


그녀는 어린아이처럼 울먹거리고 있었다.

 

내가, 이렇게 말해도, 꿈쩍도 안 할, 거면서. 흐흑. 어떻게 그렇게, 말도, 없이, 갈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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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는 눈물을 닦으며 크리스토프의 가슴을 퍽퍽 친다.


따뜻한 미소로 맞아 주던 크리스토프가 진지하게 생명의 위협을 느낄 때쯤 안나의 주먹이 잦아들었고, 크리스토프는 그런 안나를 꼭 껴안아 주었다.

안나는 눈물 자국을 크리스토프 어깨에 비벼 닦으며 물어본다.

 

다친 데는 없어?”

 

. 멀쩡해. 걱정해준 덕분에.”

 

. 걱정한 거 아니거든.”

 

하핫. 그래. 알았어.”

 

얼음은 잘 팔고 왔어?”

 

. 안나. 다 팔았어. 아니, 다 녹였어. 깨끗하게.”

 

바보. 한 겨울에 얼음이 어떻게 녹아.”

 

그것도 그렇네.”

 

크리스토프, 크리스토프.”

 

어느 새엔가 안나는 이제 다시 돌아온 그의 이름을 되뇐다. 한없이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던 크리스토프가 입을 연다.

 

안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지막하게 읊조린다.

 

보고 싶었어.”

 

그렇게 꽉 껴안은 뒤에야 그의 눈에 벽에 걸린 초상화가 들어온다.

언제 화가를 다시 부른 걸까. 그림 속의 그는 어엿하게 다른 모든 사람들처럼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아니, 애초에 흐릿하지 않았던 건 아닐까.


알 게 뭐야. 크리스토프는 만-족스런 미소를, 그 어느 때보다 활짝 짓는다.

 

이젠 떠나지 않을게.”

 

됐어. 가고 싶으면 어디든 가버려.”

 

?”

 

대신, 나한테 말 하고 가.”

 

알았어 안나. 그렇게 할게. 그렇게.”

 

크리스토프는 안나를 가만히 쓰다듬으며 다짐을 거듭한다.

떠나지 말자. 언젠가, 그러니까 언젠가 헤어지는 날이 올 수도 있지만, 그 때에 내가 먼저 떠나지는 말자.

그리고 걱정하지 말자. 내가 나를 사랑하는 만큼 안나도 나를 사랑하고, 나도 그런 안나를 사랑한다.

그거면 됐다.

 

방의 은은한 조명은 그렇게 껴안은 둘을 언제까지고 계속되는 동화처럼 비추었다.

이내 둘이 테이블에 앉아 다시 얘기들을 오래도록 나누는 사이, 밤은 고요한 미풍의 노래를 이어나갔다.

 

-

 

이어질 뻔한 밤의 노래는 성 안까지 무작정 달려온 스벤과 올라프의 거친 발길질 소리에 끊어졌다.

평소에도 스벤이 성 안으로 들어온 경우는 왕왕 있었지만, 그것도 대연회장 정도에서 그쳤지, 이렇게 위층까지 올라오는 일은 없었다. 나뭇가지 양팔로 스벤의 양 뿔을 붙잡은 올라프는 그런 그를 조종하듯 복도를 틀어 엘사의 방으로 향했다. 얼어가는 안나와 크리스토프를 타고 달린 이후로 이렇게 맹렬한 스벤의 모습은 처음이다.


그렇게 쏜살같이 엘사의 방 앞까지 가서야 스벤은 멈추고 올라프는 내렸다. 그의 발 구르는 소리를 들은 크리스토프가 먼저 방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크리스토프는 스벤의 뿔에 높이 들려졌다. 잔뜩 놀라면서도 한껏 웃는 크리스토프, 그를 마주보며 혀까지 드러내놓고 활짝 웃는 스벤. 스벤은 눈물을 흘리며 웃고 있었다. 크리스토프를 위로 던져 자기 등에 태운 스벤은, 겨울 나뭇가지에 맺힌 얼음 실로폰으로 놀 때처럼 아장아장 뛰어대었다. 크리스토프는 그런 스벤의 목을 왼팔로 꽉 껴안고 오른팔로 머리를 최대한 우악스레 쓰다듬었다.

 

이제 와서 어제 이별의 야속함을 나누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거기에는 오직 오늘 재회의 기쁨만이 있을 뿐이다. 그것이야말로 잠시나마 떨어져 있던 시간에 대한 크나큰 위로이다.


평생을 함께 하여 이를 잘 알고 있는 두 친구는, 어릴 적이나 지금이나 한결 같은 천진함으로 웃고 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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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프는 그런 둘을 그윽하게 쳐다보다가 곧 짓궂은 표정으로 씨익 웃더니, 당근을 뽑아들고 스벤의 코앞에 갖다 댄다. 한층 더 격렬하게 뛰는 스벤의 눈앞에서 번번히 당근을 빼며, 올라프는 스벤을 제자리에서 펄쩔펄쩍 뛰게 만든다.

그 와중에 크리스토프는 스벤의 등 위에서 난처하게 목만 끌어안고 있다. 하지만 결국 버티지 못하고 떨어진 그는 머쓱해하며 여전히 올라프와 노는 데에 정신 팔린 스벤을 두고 안나의 곁으로 간다. 둘은 서로 팔짱을 끼고 한껏 흐뭇해하는데, 곧 복도 저 편에서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엘사가 걸어온다.


방 앞에서 벌어진 소란에 그녀는 잠깐 놀랐지만, 이내 여왕의 미소로 화답하며 의연하게 그림 같은 풍경 속으로 걸어 들어가 함께한다.

방 안의 초상화는 액자 안에서만 존재하는 명화가 아니라, 그 순간, 모두 다 어우러진 거기에 있었다. 그렇게 모두가 선명하게, 해맑게, 기나긴 겨울 밤을 이기는 따뜻함으로 오랫동안 빛났다.


특히나 다시 돌아온 크리스토프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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