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쏭픽, 애잔함] On the Coldest Winter Night

한-스-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5.03 00:37:08
조회 813 추천 32 댓글 16
														

 

viewimage.php?id=2bafdf3ce0dc&no=29bcc427b18a77a16fb3dab004c86b6f01720db71ffeb166cd267cc822f4ad8275add7676ab589ecb553479a9999d5866ac1126c2f1687b3f61aae96

쏭픽 마스터링크 바로가기

 

 

 

드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륵

육중한 얼음성의 대문이 열리는 소리는 조용하디 조용한 산골짜기를 크게 울렸고, 그 소리는 당연히 2층에 있던 엘사의 귀를 후려쳤다.

어떻게…… 추격자가 벌써?’

0.314초 동안 도망갈까 생각한 엘사였지만, 생각해보니 그건 안될 말이다. 여기까지 자신을 따라왔으니, 최소한 사정을 설명할 의무가 그녀에겐 있었다. 그들과 함께 돌아갈 순 없지만, 적어도 아렌델의 국민은 이제 진실을 알 권리가 있으니까.

간신히 마음을 잡은 엘사가 1층으로 발을 옮기려 할 때

언니? 나야, 안나!”

“……!”

털썩 하고 순간 다리 힘이 풀릴 뻔한 엘사였다. 안나? 안나가 여길 왔다고?! 그것도 이틀 만에?

순간 머릿속에 오만 가지 생각이 겹친 엘사였지만, 단 하나의 감정이 그 생각들을 전부 휩쓸어 내쳐버렸다.

기뻤다.

어차피 안나에겐 한번 찾아가 진실을 설명하려던 차였는데, 마침 그녀 스스로 이곳에 찾아와준 것도 있지만, 솔직히 그저 동생이 보고 싶었다. 바로 전날만 해도 그 애를 그리는 노래를 부끄럼 없이 부르지 않았던가. 무엇보다, 직접 언니를 찾아 먼 길을 향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목소리에 밝음이 담겨있는 안나가, 너무도 고맙고 미안했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원래 설명할 생각이었지만, 정작 그럴 때가 눈 앞에 닥치니 한마디도 생각나지 않는다. 지금 엘사의 몸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부분은 오직 계단을 종종걸음으로 내려가는 발뿐.

, 그럼 자신의 안에 차오르는 기쁨을 무엇으로 노래하지?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

 

안나……?”

윗층에서 들려온 엘사의 목소리에 고개를 든 안나는, 그대로 할 말을 죄다 잊어버렸다.

이런 젠장, 눈 앞에 서있는 여신님은 대체 누구십니까?

자세히 보니 단순히 옷만 갈아입고 머리만 풀었을 뿐인데, 수정처럼 빛나는 푸른 드레스는 엘사 특유의 미모와 백금발의 땋아내린 머리와 극강의 싱크로를 이루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녀의 표정에는 이제껏 본 적이 없는, 이틀 전 대관식 때와는 정반대의 평온과 자신감이 빛나고 있었다.

간단히 요약해서, 지금 엘사의 모습은 너무도 황홀해서 쳐다보기도 힘들었다.

엘사…… 언니야?” , 한심하다. 기껏 한다는 말이 그거냐. 하지만 어째선지 그 말만 했는데도 엘사는 엄청 기뻐 보인다.

사실, 속으로 약간 불안했던 안나였다. 크리스토프 말대로, 정말 언니가 혼자 있고 싶어하면 어쩌지? 자기 때문에 언니의 비밀이 탄로났는데, 과연 자신을 용서해줄까?

다시 한 번, '저리 가, 안나'란 말을 듣게 되면 어떡하지?

지금 엘사의 행복한 표정을 보니, 기우였던 모양이다.

 

 

 

“……”

“……”

한동안, 두 자매는 서로 그렇게 말없이 서로를 쳐다보고만 있었다. 마치 어떻게 대화를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것처럼.

그리고, 의외로, 그 침묵을 먼저 깬 것은 엘사였다.

 

I am breathelss, need I say

(숨이 멎네, 당연해)

How could you find me here?

(어떻게 날 찾았니?)

You of all have crossed my way

(다른 이도 아니고 네가 왔어)

Unexpectedly from where

(어디서 나타난 걸까)

 

, 잠깐? 착각한 거겠지, 방금 엘사의 노래에서 느껴진 엄청난 애정은?

 

I feel like I am dreaming

(꿈꾸는 것만 같아)

Hold me close, tomorrow may be gone

(그저 안아줘, 내일은 없으니까)

 

This is a moment of belief

(지금은 믿음의 때야)

This is a moment made of dreams

(지금은 꿈 속의 때야)

You found me here today on the coldest winter night

(날 찾아왔구나, 차디찬 겨울밤에)

This moment is our right

(이 순간은 우리 거야)

 

다음 순간, 타다닥 하고 계단을 뛰어내려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어느 틈에 안나는 이미 엘사의 품 안에 들어가 있었다.

…… 언니?”

미안, 미안해, 안나……” 마치 울먹일 듯한 목소리로 엘사가 중얼거린다 아직 안나를 꼭 끌어안은 상태로. “이러면 안되는데, 또 널 다치게 하면 안되는데…… 정말, 참을 수가 없어졌어.”

“…… 난 오히려 이래서 고마운데,” 언니의 가슴에 고개를 묻고 (그 빵빵함에 신경쓰지 않으려 노력하며) 중얼거리는 안나.

그렇지 않아,” 죄책감에 엘사는 그저 고개를 떨굴 뿐이다. “내 곁에 있으면 위험해. 그래서 도망쳐온 건데…… 그래도 안될 정도로 너무, 너무 보고 싶었어, 안나……”

그리고 그대로, 우울하면서도 애정을 노래하는 목소리는 다음 소절로 넘어간다.

 

Now, dear Anna, tell me all

(, 안나, 모두 말해줘)

For years we've been apart

(오랫동안 우린 떨어져 있었지)

Did you hear the mountain fall?

(산이 무너진 소리 들려?)

My broken heart

(내 망가진 마음이야)

 

나직하면서도 괴로움을 담은 가사에 안나의 심장이 옥죄어온다. 자신이 언니에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한 13년 동안, 엘사는 그보다 훨씬 더한 고통을 인내하고 있었던 것이다.

 

Don't wake me if I'm dreaming

(꿈이라면 깨우지 말아)

Hush my dear, 'cause tomorrow may be gone

(아무 말 마, 내일은 없으니까)

 

Lost in the present, I assure

(중요한 건 오직 지금이야, 약속해)

This is the moment, say no more

(지금이 때야, 말은 필요없어)

You found me here today on the coldest winter night

(날 찾아왔구나, 차디찬 겨울밤에)

This moment is our right -

(이 순간은 우리 거야 -)

 

안나의 눈가에 눈물이 맺힌다. 어떻게든 우는 모습은 보이지 않으려 했지만, 어쩔 수가 없다.

엘사의 노래는, 지금까지의 13년에 대한 후회가 뼈저리게 묻어나오면서도 그저 순수하게 지금 자신을 만난 기쁨으로 가득 차있는 것이다.

그게 왠지, 서럽다고 느껴버렸다.

언니……”

천천히……” 엘사의 중얼거림에 잠시 말을 멈추는 안나. “…… 천천히 얘기하자. 우선 방으로 들어갈까? 아직 날은 길고, 할 얘긴 많을 테니까.”

그러기엔 지금 아렌델의 상황이 영 좋지 않았지만, 언니의 표정을 본 안나는 감히 반박할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아렌델 모든 국민들이 지금쯤 느낄 공포보다도 더 큰 두려움, 기껏 만난 동생을 떠나보내기 싫어하는 불안감이 언니의 눈에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 일단 들어가자,” 최대한 진심을 담아 대답한다. “…… 좀 더 오래 언니 옆에 있고 싶으니까, 나중에 우는 소리하기 없기다?”

너무 괴로우면서도 기뻐하는 엘사의 표정이 자신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말해준다.

13년 간 두 자매를 갈라놓은 골은 아마 쉽게 메워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둘이 함께 있기만 해도 누덕누덕 기울 수 있는 건 사실이다.

그 사실을 알고 있어서일까, 함께 손을 잡고 방으로 들어가면서, 엘사의 노래가 다시금 얼음성 안에 울려퍼진다.

 

This is a moment of belief

(지금은 믿음의 때야)

This is a moment made of dreams

(지금은 꿈 속의 때야)

You found me here today on the coldest winter night

(날 찾아왔구나, 차디찬 겨울밤에)

This moment is our right

(이 순간은 우리 거야)

 

엘사도 안나도 알지 못했다. 그 순간, 아렌델 주변에 휘몰아치던 눈보라가 조금 잦아든 것을.

 

*******************************************************************************************************

얼음성에서 재회하는 과정이 이랬으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하면서 휘갈겨본 이야기. 뒷이야기는 상상에 맡길게. 참고로 난 트루-러브가 좋다.

노래는 미국의 파워 메탈 밴드 카멜롯의 On the Coldest Winter Night. 뭐 노래는 메탈이 아니지만.

담편도 내일 이 시간에. 스포일러(드래그): 이번엔 브릿팝과 함께하는 크리스타나, 어떨까?

추천 비추천

32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논란보다 더 욕 많이 먹어서 억울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9/23 - -
공지 인물 갤러리 서비스 오픈 안내 운영자 24/09/23 - -
1322787 멜론 음악 셔플에 무한반복해놨는데 2번에1번 픽서어퍼아니면 병풍송 프뽕한사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30 33 0
1322785 니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ㅜㅜ [2] TRIZ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30 56 0
1322784 5.6 전부다 예매해서 자리없으면 이수만 재개봉해주면 좋겟다 EL-ME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30 32 0
1322782 텀블러 공구 또함? 에렌델홍보대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30 30 0
1322781 엘사 베이비돌 리페받은 후기.jpg [2] 용가리치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30 245 3
1322778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보고 가세요 [5] 랜턴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30 72 0
1322777 아까 신세계스파에서 갤질하고 첫 입갤인데 [1] 콩쿼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30 27 0
1322776 크롬테마 부작용....... ㅇㅇ(112.163) 14.04.30 63 0
1322775 이수 2타임 예매했다 ㅇㅇㅇㅇ(175.223) 14.04.30 32 0
1322773 프갤러라면 5.6 두타임 다가야지! QueenEls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30 23 0
1322772 이거 가격얼만지 아는사람? 개추머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30 30 0
1322771 멍청한 놈들 Thaw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30 33 0
1322770 이불킥대회] 나는 탈갤러다. 사스가엘사갓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30 54 0
1322769 정말로,,, 손가락 짜를 수 있냐? [2] 하급스나이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30 60 0
1322768 텀블러에 어떤양덕이 키분석한거있다 [4] 안나껴안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30 65 4
1322767 5.6 도 가고싶다 핰핰 QueenEls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30 21 0
1322766 와 미친 이수 진짜 두타임 더있네 11111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30 25 0
1322765 안나야 밤이 더해가! [1] Snowma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30 49 0
1322764 야 5.6 휴일이다 엘산나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30 22 0
1322763 자 이쯤되면 주모를 외쳐야지. [2] EL-ME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30 57 0
1322761 솔직히 극장프로즌은 딱 하루 3번이 체력이 버텨주는 한계아니냐 ㅇㅇ(111.91) 14.04.30 37 0
1322760 영화관 스케쥴을 조절하는 프갤 abc.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30 26 0
1322759 발키리 14 나왔네 보러가야지 ㅇㅇ(209.112) 14.04.30 29 0
1322758 저 밑에 vs글 잘생각해봐라 [1] Doctor :D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30 42 0
1322756 이수 5.6 2타임 더잡혓다 ㄹㅇ [2] QueenEls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30 52 0
1322754 ★★★ 이수 메가박스 5월6일 두타임 더 잡힘 ★★★ [10] ㅇㅇ(211.36) 14.04.30 736 22
1322753 프갤 최고 합성 갤러 다음작으론 실사영화 합성물 만든다는데 ㅁㄴㅇ(121.133) 14.04.30 51 0
1322750 나랑 결혼할 갤러 구함 TRIZ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30 23 0
1322749 안나 vs 바넬로피 안나는 내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30 33 0
1322748 법인 설립 관련 떡밥에 대해 물어볼거 있으면 다 물어봐라 [1] Crocu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30 54 0
1322747 우리집에 캡틴아메리카 방패있음ㅋㅋㅋㅋㄹㅇㅋㅋㅋㅋ [7] ㅁㄴㅇㄹ(1.244) 14.04.30 114 0
1322746 왜 갓즈니에 일본게임케릭 들어갓는지도 설명좀 [1] 바넬로피본스위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30 52 0
1322740 줘팸왕 랄프 초반부분 질문 [3] 바넬로피본스위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30 33 0
1322739 피바다는 아맥이나 앳모스 포디 없지? [2] Thaw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30 27 0
1322737 얘들아 이수 5월 6일에 두 타임 더 잡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 ㅇㅇ(183.99) 14.04.30 81 0
1322736 빨리 트럼프카드나 만들어내!! 안나는 내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30 39 0
1322735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보고 가세요 [3] 하급스나이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30 62 0
1322733 이수 5/6 2타임 생겼네? ㅋㅋㅋㅋㅋ [6] ㅇㅇ(1.244) 14.04.30 87 6
1322732 야 우리도 이런거 만들어보자 언 삶(175.194) 14.04.30 31 0
1322731 캬 통장에 돈이 찍혔다! [1] 사스가엘사갓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30 57 0
1322729 엘사 발가락 1년에 한번씩 찧기 vs 너네 손가락 10개 한거번에 절단 [7] ㅇㅇ(209.112) 14.04.30 104 0
1322728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꼭 왕십리 아이맥스가세요 영화의 질이달라짐 주면먹을거면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30 44 0
1322727 5.11대관 환불요청글 [1] 추첨승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30 60 0
1322726 역린 재미없다고 하지마라 [1] 엘산나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30 74 0
1322725 하아..그냥 내가 테마 만들었음 [3] ㅇㅇ(112.163) 14.04.30 72 1
1322724 저격접음 프뽕한사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30 22 0
1322723 글리젠이 씹좆망이라구요? 추천 한번씩 박고 가주시면 좋을듯 싶습니다. [1] 행복한우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30 48 0
1322722 와 니들 많이 변했네 저 vs글 당연히 닥후 나올줄 알았는데 [3] 안나처럼(58.122) 14.04.30 68 0
1322720 개념글 보플 후빨쩐당 [1] ㅇㅇ(58.235) 14.04.30 56 0
1322719 니들 메박 이수점 5.5 프로즌 상영 예매안하니? ㅁㄴㅇㅂ(116.41) 14.04.30 66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