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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장문)북유럽 전승의 현대적 변화 : 프로즌2와 뇌크(Nøkk)앱에서 작성

아렌델재무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2.05 21:56:42
조회 4192 추천 73 댓글 20
														

( 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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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즌2에서 당연 돋보이는 새 조연들은 아토할란 숲속을 안개로 덮은 4개의 정령이었음. 사실 이 정령들은 아시아계 부족으로 묘사된 노덜드라인들과 친숙해보이지만, 사실 백인들의 전승에서 크게 영감을 받은 것들이야. 특히 정령에 대한 존재는 켈트족의 전승에서, 4대 정령(불, 물, 땅, 공기)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에서 비롯되었지. 그렇다고 북유럽을 주제로 한 프로즌이 북유럽의 민담에서 모티브를 따오지 않았을까 하면 그건 또 아니야. 제목에서 쓰다시피 이 글의 주인공은 뇌크(Nøkk)거든. 밑에선 편의상 노크라고 부를게.


먼저 북유럽 전승과 프로즌2의 연관성을 알기 전에 이 놈이 뭐 하는 놈인지 아는 편이 빠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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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노크라는 존재는 스칸디나비아에 사는 노르만 인뿐만 아니라 독일, 잉글랜드 등 게르만 계통 부족들의 민담에 널리 퍼져있던 물의 정령이야. 물론 기독교가 전파되고 나서부터 게르만족의 전통 신화는 사라졌지만, 전승과 민담은 계속 살아남아 현대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지. 기독교 계통을 제외하면 다른 종교가 모두 전멸한 유럽에도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어.

노크는 게르만 일파가 가지고 있는 오래된 전설같은 존재라서 이름이 참 많아. 닉스(Nix), 닉시(Nixie, Nixy)라는 명칭이 이 존재로부터 비롯했고, 영어권에선 흔히 넥(Neck)라고 불러. 프로즌에서 달린 노크라는 명칭은 노르웨이 다수 표준어인 보크몰에서 이 정령을 부르는 명칭이야. 아직까지도 민담으로서 유효하고 유명한 정령인데, 특히 스웨덴군이 운용하던 잠수함중에 네켄(Näcken)급 잠수함같은게 있을 정도이니 대충 이 정령의 민족적 위상을 느낄 수 있지.


참고로 나무위키에서는 얘를 물귀신이라고 묘사했는데 이건 반만 맞아. 정령이고 영적인 존재까지는 맞는데 물귀신이라고 하기엔 너무 물귀신이 잡귀고, 얘는 비유하자면 그리스•로마신화에 나오는 사이렌(Siren)과 같은 위치에 있을 수 있다고 있지. 실제로도 노크와 잘못 마주치면 익사한다고 해서 게르만인들이 경계하는 물의 정령이기도 했어.


노크의 특징은 많은 형상이 존재한다는거야. 프로즌2에서는 노크가 말의 모양으로 나왔지만 기본적으로 아름다운 목소리를 내는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이 제일 유명해. 위 사진도 여성형 노크의 모습이야. 이때 노크는 아름다운 노래를 통해 물가로 사람을 유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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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모습인 노크. 하얗고 예쁜 말이라고 묘사를 해. 이명으로는 bækhest라고도 하지. 특히 스칸디나비아의 전설에서 이 묘사가 자주 사용돼. 실제로 많은 화가들이 이 상상의 모습을 화폭에 담았어. 하얀 말이라고는 하지만 프로즌에 묘사된대로 물 안을 자유롭게 왔다갔다 할 수도 있긴 해.


여기서 프로즌이 차용한 노크의 특징 세 가지를 알 수 있어.


첫번째로 미혹적인 목소리로 사람을 부른다는 특징. 엘사가 들은 아아-아아-의 소리는 아토할란의 목소리다 뭐다 분석이 많지만, 사람이 이상하고 아름다운 소리에 미혹되어 물에 빠져든다는 이야기는 스토리 절반을 구성하는 이야기야. 물론 아토할란이든 뭐든 그 소리가 사람을 유혹해 빠져죽게 하는건 아니었지만 말야.


두번째로 말의 형상이야. 다만 이 형상의 경우 알다시피 전승을 따르지 않고 물의 형상과 겹치게 만들었어. 이는 해당 전승을 변용한 묘사이기도 하지.


세번째는 사람을 죽인다는 점. 실제로 소리를 듣고 물가로 달려간 엘사는 노크와 싸우며 익사할 뻔 했지. 물론 마법 능력으로 제압하고 자신의 전용 오토바이로 바꾸긴 했지만, 사람을 죽게 한다는 전승 또한 여기서 차용되게 된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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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노덜드라의 숲이 빠져나갈 수 없는 깊은 안개에 갇혀버린 것 역시 이 전승에서 따왔다고 분석할 수 있어. 실제로 노크가 출몰하는 시점에는 짙은 안개가 강가와 호숫가에 생긴다고 하거든. 프로즌 제작자들은 이 전승을 뒤집어 안개와 정령이라는 주제를 들고 스토리를 적어나갔을거야.


그러니까 노덜드라인들은 사미족을 모티브로 한 동양인 부족으로 묘사되어 있고, 정령에 대한 이야기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처럼 만들어져 있지. 아렌델은 문명과 과학, 기술이 존재하는 곳으로 묘사되고 있고. 하지만 실제로는 노덜드라인들의 것으로 생각되었던 묘사들이 실제로는 북유럽 전설의 변용을 통해 만들어진 캐릭터들인거야.




​맺으며​



이를 통해서 프로즌이 1편과 2편에서 각각 사용한 플롯의 원래 구조를 확실히 볼 수 있어.


프로즌1이 안데르센의 눈의 여왕을 각색하여 새 스토리를 만들고 그 각색한 스토리 사이사이에 눈의 여왕이 가지는 컨텐츠를 배치해 놓은 구성이라면


프로즌 2는 1편에서 이어지는 스토리를 북유럽 전설중에서도 물의 정령에 잘 융합해 만들어낸 이야기인거지.


내가 병신티비는 별로 안좋아하는데, 하도 유튜브에 프로즌2컨텐츠가 없어 속는셈 치고 하나 본 적이 있어. 그때 그 유튜버가 그 말을 하더라고


프로즌2는 속편이 가질 수 있는, 전작의 모방이라는 달콤한 유혹을 피하고 새로운 각본을 가지고 모험을 선택한 작품이라는 내용이었어.


그리고 계속 이렇게 내용을 하나하나 분석해나갈수록 참 대단한 작품이야. 정말로.



읽어줘서 고마워.

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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