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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갤 문학 감상문. 「비오는 날의 연회」

ㅇㅇ(211.55) 2020.07.01 15:56:44
조회 448 추천 29 댓글 19
														

딱히 큰 검토랑 큰 수정 없이 바로바로 쓴 글이라서 완성도가 미흡합니다.

단편이니 먼저 읽고 오시길 추천드립니다.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frozen&no=4736353


감상문. 독후감은 정말 오랜만에 쓴다. 사실 어제까지만 해도 과제 때문에 억지로 적긴 했지만 이건 빼고 싶다. 필자는 독후감을 쓴다고 해도 비문학 읽고 분석하는 걸 좋아했지, 문학을 주로 읽지는 않았다. 그래서인지 지금 쓰는 글도 딱딱하고 고리타분한 형식이다. 지금 이 대목도 그냥 서론에 뭔가 써야할 것 같아서 쓰는 글이다. 일단 사족은 자르고 넘어가자. 근데 반말은 이런 글이랑 딱히 안 어울리는 것 같네요. 존댓말에 구어체로 가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글을 쓸 때 미사여구를 넣는 걸 그렇게 좋아하진 않습니다. 그럼 사실 독후감이라기 보단 비평문이나 분석문 느낌이 나겠네요. 제목을 바꿔야 하나? 여하튼 이 부분 양해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 작품을 크게 두 대목으로 나누자면, 엘사와 안나가 테라스로 가기 전과 후로 나눌 수 있습니다. 테라스로 가기 전에는 간단한 배경을 얘기해주고, 사건들이 일어납니다. 이런 배경과 사건들은 엘사가 연회에 가서 안나의 무도를 본다거나, 테라스에 갔을 때 비가 온다는 적적한 분위기를 조성해주고 당위서을 부여해주는 장치죠. 사실 이 대목이 작품에서 중요한 부분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고 없어도 되는 부분은 절대 아닙니다. 이 앞 부분 덕분에 독자들은 후반부의 고요한 분위기에 잘 녹아들 수 있었습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안나의 편지가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거절 안 됨, 지각 안 됨, 여왕님 명령!' 이 글귀는 '정말로 안나라면 이렇게 쓰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 절로 들게 됐습니다. 엘사, 안나, 크리스토프가 하는 말들이 다 '진짜로 이 인물은 저런 말을 할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캐릭터 이해도가 매우 뛰어나요. 그리고 이 작품은 전반적으로 묘사가 만연적입니다. 만연적이지만 독자를 지칠 정도까지 호흡을 늘어뜨리진 않습니다. 적당한 길이에서 충분한 묘사를 보여줍니다. 독자는 절로 작품을 상세하게 묘사할 수 있게 되죠. 단순히 연회장과 무도하는 안풍에서 벗어나, 생생한 연회장의 모습과 거기 있는 사람들의 행동, 그리고 안풍의 무도까지 상세하게 묘사해줬어요. 문학은 독자가 상상하며 읽는 작품인데, 이정도면 제가 상상에 맡겨야 할 부분까지 다 보여줬습니다. 게다가 안나가 무도를 하는 장면에서 bgm으로 '봄의 소리'라는 왈츠를 올려놓으셨더라고요. bgm을 틀고 삽화를 보면서 문학을 읽으니 효과가 배로 늘어났습니다.

이제 얘기할 부분은 후반부입니다. 후반부는 엘사와 안나의 심리를 얘기하는 부분이 주가 됩니다. 저는 이 부분이 이 작품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글귀가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정적인 세계로만 여겨지던 비'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이 장면을 돋보여주는 장치였습니다. 안나는 활동적인 인물입니다. 작중에도 묘사했듯이 안나에게 비는 안 어울리는 날씨죠. 영화에서도 등장하지 않고요. 근데 누구라도 비 오는 날씨에 멋진 데에서 분위기 있는 노래 틀고 있으면 감성이 안 올라오지는 않겠죠? 안나도 그랬던 모양입니다. 자신의 진솔한 얘기, 힘들었다는 얘기를 엘사에게 하게 되죠. 엘사도 이를 겪어본 인물이죠. 왕이라는 프레임에 자신을 완전히 우겨넣어야만 했던 인물이고요. '그와 같은 모습이 안나의 얼굴에서 홀연히 비치자 예전의 자신을 마주하는 듯한 애처로움이 피어올랐다.' 근데 이런 얘기를 그냥 대화로만 풀어냈다면 그저 그런 작품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왕관(티아라)와 묶은 머리라는 소재로 이를 표현했죠. 오우 쒯. 소름돋았습니다. '북쪽 산에서 왕관을 집어던지고 머리를 풀어헤칠 때 느껴지던 응어리가 녹아내리는 듯한 청량함' 안나의 왕관을 벗기고 머리를 풀어주는 장면은 엘사의 렛잇고와 오버랩되는 장면입니다. 진짜 소름돋았어요. 안나가 왕이라는 직책을 내려놓고 그저 동생으로서 잠시 쉬는 순간. 어떻게 이거를 왕관과 묶은 머리라는 소재와 연결을 하고 렛잇고와 연결을 한 건지. 아주 자연스럽게 흘러갔고, 물체를 소재로 얘기를 하니 엘사가 어떤 감정을 가졌는지도 쉽게 받아들여졌습니다. '머리를 풀고, 자유를 느낀다.' 그리고 이를 확실시시켜주는 안나의 대사. “아니, 그냥 이대로 놔둬도 괜찮을 것 같아.” 안나는 머리를 묶지 않고 연회장에 들어가기로 합니다. 왕이라는 속박에서 벗어난 상태로 연회장에 들어가는 것이죠. 이에 응하듯 엘사도 “저야말로 영광입니다, 아렌델의 여왕이시여.” 라고 합니다. 안나가 아니라 여왕이라고 칭하죠. 안나는 왕관을 쓰든 벗든 안나이자 아렌델의 여왕입니다. 하지만 왕관을 쓰고 머리를 묶음으로써 아렌델의 여왕이라는 틀을 만들어버리고 거기에 얽매이는 거죠. 위에서 말했듯이 엘사도 이를 겪은 사람입니다. 게다가 마법이라는 더 구속하기 힘든 것을 갖고 있었죠. 결국 그 마법을 구속하는 것에 실패했고, 엘사는 북쪽산에서야 왕관을 벗고 머리를 풀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안나는 담대하게 연회장에서도 머리를 풀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엘사가 해내지 못한 것을 안나는 해냈죠. 이를 본 엘사는 뿌듯했을 겁니다. 그렇기에 엘사는 '저야말로 영광'인 것이라고 하지 않았을까요? 물론 안나가 담대한 결정을 할 수 있게 도와준 것은 이를 미리 겪어본 엘사 덕분이었겠죠. 엘사의 심중 묘사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그래, 이래야 내 동생이지. 실로 안나 다운 말이라며 엘사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빈틈없이 날카로운 국왕보다는 늘 생기 가득한 얼굴로 씩씩하게 지내는 동생 안나의 모습이야말로 그녀가 인생 내내 바라던 바였으니까.'

첫 독후감입니다. 혹시 제가 빠뜨린 중요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고, 뭐 과대해석을 했을 수도 있겠죠? 독후감은 자기가 느낀 걸 적는 거죠. 독자분께서 작품을 읽고 아무 느낌도 없다면 '아무 느낌 없음' 이게 독후감이 되는 거니까요. 예, 뭐 그냥 그렇다고요. 뭔가 쓸 게 있었는데 까먹었습니다. 그냥 여러분도 단편 짤막한 거 함 읽어보고 '이런 점이 좋았누 으하하하' 이런 거 써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제가 추천 목록으로 쓴 거는 그냥 고딩 권장 도서같은 개념이지 뭐 그걸 꼭 하겠다는 건 아닙니다. 제가 하고 싶은 걸 해야죠.

제목 5분 동안 고민했는데 쓸 게 없네;; 여백의 미로 남겨두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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