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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으로 바라는것4모바일에서 작성

소설 엘-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3.30 23:39:42
조회 54 추천 0 댓글 2

네가 찾는 것은 북쪽 산에 있을게다.

오큰은 카운터 뒤로 돌아가더니 밧줄과 도끼를 꺼내었다. 길이 무척 험할테니까. 오큰은 어깨를 으쓱하며 물건들을 크리스토프에게 건네주었다. 그런데 자루는 생각보다 훨씬 묵직했다.

아저씨 어째 좀 무거운데요?

오큰은 씨익 웃으며 크리스토프의 어깨를 두드렸다.

네가 쓰던거 하나 넣어놨다.

크리스토프는 의아한 표정으로 자루를 열어보고 안에 든 것을 보더니 폭소를 터뜨렸다. 그리고 안나가 자루 안을 보려고 하자 얼른 치워버렸다.

고맙습니다. 아저씨.

고맙긴 뭘. 조심히 다녀오기나 해라.

크리스토프와 안나는 오큰의 상점 바깥으로 나왔다. 안나는 크리스토프에게 자루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물어보았지만 크리스토프는 그저 큭큭대며 웃었다. 눈을 헤치며 올라가다 보니 어느 새 날이 조금씩 어두워지고 길은 더욱더 험해지기 시작했다. 크리스토프와 안나는 말에서 내렸다.

여기서부터는 걸어가야 할 것 같다.

크리스토프의 말에 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북쪽 산의 높은 봉우리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고 그곳으로 향하는 길의 경사는 말이 가기엔 확실히 힘들어보일 정도로 가팔랐다. 크리스토프는 말을 풀어주었다. 말은 왔던 길을 되돌아가기 시작했고 안나와 크리스토프는 계속 나아갔다. 시간이 계속 흐르고 둘은 매우 이상한 장소에 도착하게 되었다.

고드름이...

옆으로 생겨나 있네?

그러고보니 바람이 전보다 심해져있었다. 안나는 빨갛게 언 코를 문지르며 말했다.

점점 가까워지는 것 같네. 이런 광경을 연출할 수 있는건 언니의 마법 정도일 테니까.

크리스토프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날카로운 고드름들을 지나친 두 사람은 큰 절벽을 돌았고 그 앞에 펼쳐진 환상적인 얼음성에 제자리에 못박히듯 붙어버렸다.

말...도 안돼...

크리스토프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게 얼음이라니!

얼음 성은 검게 변한 밤 하늘과 대비되는 신비로운 푸른 빛을 내뿜으며 당당히 서 있었다. 높은 고딕 양식과 대칭 구조를 통해 기하학적인 아름다움을 품은 성과 성으로 향하는 미려한 얼음 계단은 그야말로 건물이 보여줄 수 있는 미의 극을 보여주는 듯 했다. 얼음 성은 마치 하나의 거대한 신성한 성당처럼 보였다. 그렇지만 감동을 받은 크리스토프와는 대조적으로 안나는 굳은 표정으로 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과연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진 언니를 이길 수 있을까? 안나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여기까지 온 이상 다른 길은 없었다. 안나는 성큼성큼 성을 향하여 걸어갔다. 안나가 성으로 향하는 얼음 계단에 발을 내딛으려는 순간 옆의 눈덩이에서 거대한 물체가 튀어나왔다.

안나!

크리스토프는 안나를 잡고 뒤로 잡아당겼다. 안나가 있던 자리를 눈과 얼음으로 이루어진 손이 후려쳐 굉음을 일으켰다. 크리스토프는 즉시 등에 맨 자루에서 메이스를 꺼내들었다. 둥근 철구에 섬뜩한 가시가 튀어나온 흉악한 무기에 심지어 얼음 거인조차 놀랐다.

-이봐. 인간. 너무한. 거. 아닌가? 정말. 흉악한 무기인데. 자네가. 그런. 무기를. 가졌으니. 이. 쪽도. 적절한. 것을. 들어야겠는데?

얼음 거인이 말을 한다는 사실에 크리스토프가 패닉에 빠진 사이 얼음 거인은 자신이 튀어나온 눈더미에서 척 봐도 명검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손을 대기만 해도 베일 듯한 예기가 흐르는 얼음으로 만들어진 검을 뽑았다.

-내. 이름은. 올라프. 고귀하고. 아름다운. 얼음 여왕을. 지키는. 기사다. 인간. 네. 이름은. 무엇인가?

올라프의 물음에 정신을 차린 크리스토프는 메이스를 치켜들었다.

내 이름은 크리스토프. 네가 지키는 여왕의 동생의 집사다.

크리스토프의 말에 올라프의 눈에서 푸른 빛이 뿜어져나왔다.

-좋다. 크리스토프. 네가. 모시는. 분이. 과연. 여왕을. 뵐. 자격이. 있는지. 너를. 통해. 시험하겠다.

올라프는 단숨에 크리스토프에게 달려들어 검을 휘둘렀다. 생각보다 빠른 속도에 크리스토프는 제대로 된 반응을 하지 못하고 가슴팍을 길게 베였다.

크윽!

크리스토프가 신음을 흘리며 뒤로 물러났다. 그의 상처는 시퍼렇게 얼어있었다. 크리스토프의 등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강하다..! 무슨 얼음 주제에! 크리스토프는 이를 악물었다. 저런 얼음 따위에게 패배할 수 없었다. 자신에게는 안나를 반드시 엘사에게 데려다 줄 의무가 있었다. 13년이라는 세월로 인해 일그러진 안나를 바로잡을 수 있는 사람은 그 원인이자 그녀의 언니인 엘사 뿐이었다. 크리스토프는 욱신거리는 통증을 무시하고 메이스를 바로잡았다. 그를 기다렸다는 듯이 올라프의 공격이 눈폭풍처럼 휘몰아쳤다. 그러나 이번에는 크리스토프도 만만치 않았다. 무거운 메이스를 자유롭게 다루며 올라프의 검을 막아내었다. 쾅쾅쾅쾅쾅! 메이스와 부딪힐 때마다 조금씩 올라프의 검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크리스토프는 그 사실을 알아차리고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만약 저 검만 부러뜨린다면 충분히 저 올라프라는 얼음덩이를 깨부술 수 있어. 그러나 올라프도 곧 그 사실을 알아차린듯 공격을 멈추고 뒤로 물러섰다.

-훌륭하군. 크리스토프.

올라프의 칭찬에 크리스토프가 석연치 않은 표정을 지었다. 올라프가 공격을 하지 않자 둘 사이에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크리스토프는 이제 자신이 공격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 올라프란 놈은 얼음이었다. 지치지도 고통을 느끼지도 않는다. 이런 추위에서 시간이 흐를 수록 불리한 것은 자신이었다. 자세를 가다듬은 크리스토프는 거세게 메이스를 휘둘렀다. 그에 대한 올라프의 대응은 소름끼칠 정도로 정교했다. 메이스가 날아오면 검의 측면으로 검의 손상을 최소화하여 가볍게 흘려버렸다. 물 흐르듯 이어지는 크리스토프의 공격은 훌륭했지만 올라프의 방어는 그보다 더욱 뛰어났다. 수십 번의 공방 후에 크리스토프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잠시 멈춰섰다. 하얀 입김이 뿜어져 나오고 다시 차가운 공기를 들이키는 폐에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그리고 온 몸은 온통 땀으로 젖어 체온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었다. 그런 크리스토프를 안나는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 안나의 손은 그녀의 레이피어 위에 얹혀져 언제든지 크리스토프를 도울 수 있는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올라프는 여전히 가만히 기다리고만 있었다. 크리스토프는 속으로 욕설을 내뱉었다. 이렇게 가다가는 자신의 패배가 확정적이었다. 그럼 안나는 엘사를 만나지 못할 것이었다. 크리스토프는 경계를 늦추지 않으며 자루에서 도끼를 꺼내었다. 마침 밧줄이 도끼자루의 끝에 묶여있었다. 고마워요 오큰 아저씨. 크리스토프는 속으로 오큰에게 감사를 표했다. 밧줄을 잡고 도끼를 빙빙 돌리기 시작한 크리스토프는 매섭게 올라프를 노려보았다. 쉭 소리와 함께 도끼가 날아가고 크리스토프는 그 뒤로 온 힘을 다해 메이스를 휘둘렀다. 그러나 올라프는 크리스토프가 예상치 못한 반응을 했다. 도끼를 쓱 피해버린 올라프는 허점을 드러낸 크리스토프의 허리를 베어버렸다. 촤악! 피가 솟구치고 크리스토프가 눈 위로 나뒹굴었다. 그 주위의 눈이 피로 새빨갛게 물들었다.

크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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