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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쏭픽 1편] My Life Would Suck Without You

한-스-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3.31 00:37:15
조회 2229 추천 73 댓글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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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는 두려웠다.

말도 안돼는 공포라고 스스로도 이해하고 있었다.

지난 13년간 자신과 엘사를 옭아맨 비밀은 이제 없다. 한여름의 겨울은 끝났고, 이제 엘사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그녀 곁에 있을 수 있다.

이제 그녀의 방문은 더 이상 잠겨있지 않다.

그런데도 왜일까, 언니의 방문 앞에 선 안나를 지배하는 가장 큰 감정은 공포였다.

헛웃음이 나오려는 걸 참았다.

왜일까라니, 그 이유는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지 않은가.

13년 동안 스스로가 이 문 앞에서 언니에게, 혹은 스스로에게 되뇌었던 말들이 가시처럼 그녀의 마음 한 구석을 찌르고 있었다.

참 많은 말들을 했었다. 대부분 일방통행이긴 했지만.

그리고 꽤나 많은 말들은... 가혹했다.

아무리 긍정의 화신인 그녀라 해도, 어떤 날은 그저 원망스러웠던 것이다.

(자기 생각에는) 아무 이유 없이 그녀를 내쳐버린 언니가. 자신을 인생에서 지워버린 언니가. 더 이상 친하지 않은 친구가.

지금 생각해보면, 그땐 정말이지 무지막지한 폭언을 이 방문 앞에서 쏟아냈었다.

"흥이다, ! 나도 언니 같은 거 필요 없거든!"

"그래, 열어주기 싫다 이거지! 이젠 됐어! 다시는 안 돌아와!"

, 아프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참 철없었다.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지. 그걸 듣고 있던 엘사의 마음은 아마 몇 번이고 산산조각이 났으리라.

다리 힘이 풀릴 것 같다. 대체 몇 년 동안 자신은 이미 제어불능의 능력 때문에 괴로워하던 언니를 고문했던 걸까?

안나는 부끄러움과 죄책감으로 인한 눈물을 간신히 삼켰다. 그런 몹쓸 말들을 했으니, 며칠 전에 그 고생이 오히려 달게 받아야 했던 벌처럼 느껴진다.

아아, 이제서야 알겠다, 이 두려움의 정체를.

설령 이 방문이 다시 잠겨있다 하더라도, 자신은 아무 말도 할 자격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도..."

그래도 시도는 해보자. 지난 13년간의 괴로움을 지울 순 없겠지만, 그게 현재와 미래까지 지속되게 놔둘 순 없다.

설령 또다시 '저리가, 안나'라는 소리를 듣게 되더라도, 해보는 거야.

손이 올라간다. 13년 동안 계속 울려온 노크를 계속하기 위해 -

멈칫.

방 안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온다. 너무 조용해서 놓칠 뻔했지만, 안나에겐 들렸다.

문 반대편에서, 엘사가 문 위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는 -

안나의 아연한 기색을 아는지 모르는지, 하나의 감미로운 노랫소리가 문 건너편에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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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시작>

 

Guess this means you're sorry; you're standing at my door

(내 문 앞에 서있는걸 보니 미안하단 모양이네)

Guess this means you take back all you've said before

(전에 했전 말들은 죄다 취소한 모양이네)

Like how much you wanted anyone but me

(나 같은 건 절대 필요없단 말이라던가)

Said you'd never come back, but here you are again

(절대 돌아오지 않겠다고 했지만, 다시 돌아왔구나)

 

안나의 얼굴이 화끈하고 달아올랐다. 어째서? 어떻게?

미처 언니의 노랫소리에 놀라기도 전에, 어떻게 자기 마음을 귀신같이 알았는지 부끄러워하기도 전에, 전에 자신이 날린 폭언을 전부 기억하고 있단 사실에 울어버리기도 전에 -

문이, 안쪽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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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use we belong together now, yeah

(이제 우린 함께니까, 그래)

Forever united here somehow, yeah

(어째선지 영원히 여기서 하나되었어, 그래)

You got a piece of me, and honestly

(너는 내 일부야, 그리고 솔직히)

My life would suck without you

(내 인생은 너 없인 개같을 거야)

 

안나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오른다.

13년만에 듣는 언니로부터의 사랑의 말에 감동받으며, 그 조신한 엘사의 비속어 사용에 속으로 웃으며, 먼저 문을 열어준 친구의 환한 미소를 즐기며,

그녀의 입은 이미 귀에 익은 노래를 받아 부르고 있었다.

 

Maybe I was stupid for telling you goodbye

(언니한테 작별이라니, 내가 바보였나봐)

Maybe I was wrong for trying to pick a fight

(시비 걸려고 한 내가 틀렸었나봐)

I know that I've got issues, but you're pretty messed up too

(나도 문제인건 알지만, 언니도 엉망진창이야)

Either way, I've found out I'm nothing without you

(어찌됐건 이젠 알아, 언니 없인 난 아무것도 아냐)

 

'cause we belong together now, yeah

(이제 우린 함께니까, 그래)

Forever united here somehow, yeah

(어째선지 여기서 영원히 하나되었어, 그래)

You got a piece of me, and honestly

(언닌 내 일부야, 그리고 솔직히)

My life would suck without you

(내 인생은 언니 없인 개같을 거야)

 

"안나..."

이런, 또 울려버렸다. 아마 엘사도 많은 생각을 하고 이 노래를 시작했겠지.

지난 이틀 간 수천번도 넘게 들은 사과의 말. 그걸 또 꺼내려는 언니를 저지하며 안나는 노래를 계속 한다.

 

Being with you is so dysfunctional

(언니와 함께 있으면 몸이 말을 안 들어)

 

이미 동생의 의중을 알아챈 언니지만 어찌하랴,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만큼 그녀도 바보는 아니었다.

 

I really shouldn't miss you, but I can't let you go

(널 그리워하면 안돼겠지만, 널 놓아줄 수가 없어)

 

안나의 미소가 밝아진다. 아직 촉촉한 언니의 눈가를 닦아주며, 13년 동안 계속 전해왔던, 온갖 폭언 속에서도 단 한 마디 진실된 자신의 마음을 전한다.

"같이 눈사람 만들래?"

엘사의 미소는 마치 태양과도 같다. 이런 멋진 동생을 계속 문 앞에 세워둔 자신이,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그저 목이 꺾일 기세로 고개를 끄덕이고 그녀와 함께, 손에 손 잡고, 복도를 나서며 목청껏 합창할 뿐이다.

 

'cause we belong together now, yeah

(이제 우린 함께니까, 그래)

Forever united here somehow, yeah

(어째선지 영원히 여기서 하나되었어, 그래)

You got a piece of me, and honestly

(/언니는 내 일부야, 그리고 솔직히)

My life would suck without you

(내 인생은 너/언니 없인 개같을 거야)

 

'cause we belong together now, yeah

(이제 우린 함께니까, 그래)

Forever united here somehow, yeah

(어째선지 여기서 영원히 하나되었어, 그래)

You got a piece of me, and honestly

(언니/너는 내 일부야, 그리고 솔직히)

My life would suck without you

(내 인생은 언니/너 없인 개같을 거야)

 

********************************************************************

 

Songfic이란, 말 그대로 노래랑 곁들여서 읽는 픽이야.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몇 개 더 올려볼 생각이야.

일부 노래들은 내가 좀 개사할 수도 있는데, 이번 건 앞에 썰 좀 풀어놓으니까 개사할 필요가 없더라 ㅎㅎ

중간에 첨부한 노래랑 같이 듣는 걸 추천한다

원래 천성이 팬픽러라 여기서도 주로 창작글 위주로 눈팅해왔는데, 유독 쏭픽이 없길래 한번 개척해보련다

프갤 양반들 글 긴거 읽기 싫어하는 건 알지만, 그래도 한번 올려본다.

묻히면 담엔 딴 노래로 다시 찾아오지 ㅎㅎ... 이지만 일단 새벽에 재업 한번 해보고.

근데 지금도 글리젠 장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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