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업소용 게임으로 인기를 모았던 게임 가운데 버블 보블(Bubble Bobble)이라는 게임이 있었다. 아기공룡이 입에서 비누방울을 내뿜어서 적을 가두고 그걸 터뜨려 적을 과일로 변하게 하는 단순한 게임으로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캐릭터 등을 내세워 큰 인기를 누렸다. 보글보글 세 친구는 주인공 캐릭터를 서유기에서 가져왔다는 점이 다를 뿐 전체적인 모습에는 이 게임과 큰 차이는 없다. 그래픽 부분을 살펴보면 캐릭터 디자인이 귀엽고 배경 그래픽도 깔끔하다. 2D 그래픽이지만 캐릭터는 3D로 렌더링한 것이라 입체감도 준다. 색감도 원색 계열을 주로 사용해서 밝고 선명한 느낌을 주며 귀여운 캐릭터의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다. 배경 음악과 사운드는 평범하다. 실망스러울 정도는 아니지만 훌륭하다는 느낌도 들지 않는다. 보글보글 세 친구는 각각 4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돼 있는 8개의 지역이 등장해 총 32개의 스테이를 선보인다. 각 지역의 네 번째 스테이지에서는 보스 캐릭터와 대결을 하게 된다. 동시 2인 플레이가 가능하며 주인공 캐릭터는 서유기의 주인공인 손오공, 사오정, 저팔계 중에서 한 명을 고를 수 있다. 무기는 게이머가 선택하는 캐릭터에 따라 다르다. 손오공은 적 캐릭터를 바위 속에 가두고 사오정은 물방울 속에 그리고 저팔계는 회오리 바람 속에 가둔다. 이렇게 갇혀서 발로 채인 적 캐릭터는 굴러가거나 날아가서 죽게 되는데 다른 적이 여기에 부딪히면 그 캐릭터는 과일이나 아이템으로 변한다. 과일은 먹으면 그냥 보너스 점수고 아이템은 게이머의 이동 속도를 증가시켜 주거나 무기의 사정거리를 늘려주는 등 파워업을 제공한다. 이런 식으로 모든 적 캐릭터를 해치우면 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고 다음 스테이지로 이동한다. 보글보글 세 친구는 어느 캐릭터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플레이 방식이 차이를 보인다. 적 캐릭터를 바위에 가두는 손오공이나 물방울 속에 가두는 사오정은 갇힌 적 캐릭터를 발로 차면 아래쪽으로 굴러가거나 물에 휩쓸려간다. 이와는 반대로 저팔계는 적 캐릭터를 회오리바람 속에 가두기 때문에 발로 차면 갇힌 적 캐릭터가 위로 날아간다. 그러므로 한꺼번에 많은 적을 해치우려면 손오공이나 사오정은 주로 위쪽에 위치해서 적을 공략하는 것이 유리하고 저팔계는 아래쪽에서 적을 공략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것은 혼자서 플레이할 때는 별로 드러나지 않지만 2인 플레이를 할 때는 캐릭터가 그래픽만 서로 다르고 기능적으로 완전히 동일한 경우에 비해서 더 다양한 재미를 줄 수 있다. 적 캐릭터는 도깨비, 강시, 달팽이 등 다양하게 등장한다. 적 캐릭터 중에는 유명했던 고전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패러디한 것도 있다. 고전중의 고전 팩맨(Pac Man)에 등장하는 적 캐릭터인 조라, 에닉스의 유서 깊은 롤플레잉 게임인 드래곤 퀘스트(Dragon Quest)에 등장하는 귀엽게 생긴 슬라임(Slime)이 적 캐릭터로 등장한다. 폭탄을 놓고 가는 미이라는 봄버맨(Bomberman)을 패러디한 것이다. 보스 캐릭터도 스노우 브라더스에서 등장하는 거대한 눈사람, 코나미의 명작 슈팅 게임인 그라디우스(Gradius) 시리즈에 등장하는 모아이 등 예전에 유명했던 게임들에서 보았던 친근한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다. 필자의 경우 게임플레이 자체보다도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 중 일부가 한때 수많은 게이머를 열광시키던 전설적인 게임의 것을 패러디했다는 점이 더 눈에 띄었다. 어마어마한 계산량을 요하는 3차원 그래픽과 그것을 처리하는 막강한 3D가속 카드가 없던 시절, 게임에서의 3D는 꿈도 못꾸던 그런 시절에 영광을 누렸던 잊혀진 캐릭터들을 다시 보면서 느끼는 친근감과 향수때문이었던 것 같다. 게임 구성 자체가 예전의 인기 아케이드 게임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하긴 하지만 재미있고 등장하는 캐릭터도 아기자기하다. 그러나 특별히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구성이 부족해서 그런지 그냥 평범한 아류작이라는 느낌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이런 종류의 게임에 이미 싫증이 난 게이머라면 보글보글 세 친구에서 새로운 매력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는 안하는 것이 좋다. 보글보글 세 친구는 어린이를 염두에 두고 제작된 게임이며 치밀한 구성과 야심적이고 독창적인 아이디어에 중점을 두었다기보다는 이미 증명된 게임플레이에 약간의 변화만 주고 그래픽과 사운드를 새로 구성하는 쪽으로 만들어진 게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하면서도 재미있는 게임 진행과 아기자기한 캐릭터는 어린 게이머에게 즐거움을 주는데 꽤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스타일의 게임플레이가 그리 나쁘지 않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에 버블보블과 스노우 브라더스가 증명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