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에서 나온 서바이벌 게임 중 내 서바이벌 게임 이데아에 가장 근접한 게임이었다. 결승전 게임을 심리전쪽으로 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그거 외에는 대체로 만족. 형태는 다르지만 시스템적으로 서바이버가 생각났다.
나는 서바이벌 게임의 본질은 살아남기라 본다. 인간이 가진 모든 능력을 통해 우승자가 가려지는 거지. 인간이 가진 여러 능력들 중 몇개의 능력에만 초점을 두는 건 서바이벌 게임의 형태를 띈 능력 대결이라 생각. 지니어스가 대표적 예. 피의 게임은 한국에서 나온 서바이벌 게임 중 인간의 능력이 가장 다양하게 개입될 수 있도록 설계된 시스템이었다.
좆목질, 정치질 갖고 투덜대는데 그게 서바이벌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활동이다. 인간은 본디 사회적 동물이고 서바이벌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은 작은 사회에 속하게 된다. 사회적 동물이 사회에서 사회활동을 하는 건 문제될 게 전혀 없다. 개개인의 취향에 안 맞을 수는 있어도 시스템의 문제는 아니다. 물론 정치질과 좆목질로 게임의 승패가 결정되면 그것도 문제는 맞다. 그러나 피의게임은 하나의 연합이 결승까지 붙어있지 못 하도록 게임들을 설계했고 실제로 연합들이 재조합되기도 했다. 덧붙여 지상층vs지하층 구조를 추가하며 오리지날리티도 가졌다. 예능적으로도 시스템적으로도 부랄을 탁 쳤다.

2. 박지민이 참 인상깊었다. 배신에 명분이 있느냐 없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그 배신들을 통해 플레이어가 받게될 손익이 양수냐 음수냐가 중요한데 박지민은 양수로 만들었다. 탈락후보에 간 적도 없을 뿐더러 결국 두명의 조력자를 얻었다.
이걸 타 플레이어들의 문제로 돌려버리는 건 아닌 거 같다. 타플레이어들이 신뢰하게 만든 것도 박지민이고 적대적이던 관계를 온건하게 바꾼 것도 박지민이다. 역대 한국 서바이벌 게임 참가자 중 정치력, 사교성에서 탑티어가 아닌 가 싶다.

3. 아직도 더지니어스 얘기하는 애들은 죽은 자식 부랄 좀 그만 만져라. 지니어스는 상기했듯 서바이벌 게임의 형태를 띈 지능 배틀이었다. 서바이벌 게임의 형태가 다각화된 현실에서 더지니어스가 서바이벌 게임이 아니라고 부정하는 건 당연히 아니다. 다만 지니어스가 서바이벌 게임에 본질에 투철한 프로그램은 아니었고 오히려 피의 게임이 서바이벌 게임의 본질에 가깝다는 말을 하고싶다. 더지니어스를 통해 서바이벌 게임류 예능이 한국에서 인기를 끌게된 것은 참 긍정적이었지만 서바이벌 게임을 지능 배틀로만 인식하게된 현실은 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