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판때 좀 보고나서 잊고있다가 요즘 최종장 2화가 생각나서 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미호의 쿠로모리미네 탈출은 의도적이었단 확신이 들어서 쓴다

무슨 뜻이냐면 미호의 전학은 결코 우발적이거나 본인이 원치 않았던 일이 아니었고, 

적어도 미호는 자신의 전차도를 쿠로모리미네(와 다른 강호교)에서 펼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글에서 이를 입증해보고자 한다.

선 세줄 요약 

미호는 즐겜 각개전투

쿠로모리미네는 빡겜 메뉴얼

쿠로모리미네 탈출은 지능순

미호의 전차도의 특징은 크게 2개가 있다.

1. 즐겜충이다

작전 이름부터 시작해서 부원들을 다루는 방식, 전차도에 임하는 자세까지, 미호는 완전한 즐겜충이다.

져서 샷건? 그딴거 없다. 세이그로한테 져서 아귀춤을 쳐도, 익시비션에서 치하탄이 개돌을 박아도 상관없다. 스포츠는 스포츠일뿐이다.

본편의 대회와 극장판의 대학선발전, 최종장의 대회 역시 폐교과 모모의 유급이 아니었다면 지든말든 신경 안썼을 것이다. 솔직히 후자는 신경 안 쓸것이다.

미호의 전차도 제1목표는 즐겜이며 상대방들도 이 즐겜을 같이 즐기고 간다. 

2. 각자의 판단과 임기응변을 중요시하며, 필요로 한다.

오아라이는 거의 항상 단독행동하는 전차가 있으며, 위기 상황에서 각 전차장들의 판단을 들으며 각개전투 단위에서는 미호의 지시 없이 개별적으로 훌륭히 전투를 실행한다.

tva에서도 잘 보여줬지만, 극장판 대학선발전 유원지에서 가장 위력적이고 훌륭하게 보여준다.

사고 수준인 관람차는 예외로 하더라도, 유원지에서 미호는 각 지휘관들의 역량을 최대로 활용하여 스펙차이를 지휘관 수로 뒤집는 모습을 보여준다.

더욱이 눈여겨 봐야할 점은, 개미햝기(와 상어) 정도를 제외한다면 오아라이의 각 전차장들은 타 학교의 대장~부대장 수준의 지휘력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미호의 전차도는 이런 미시적인 지휘능력 없이는 불가능하며, 전체 전차의 수보다도 이런 능력이 있는 지휘관의 수가 더 중요하다.

그럼 이제 1학년 미호의 입장에서 쿠로모리미네의 상태를 알아보자.

과몰입 빡겜충, 전략은 스펙믿고 정면으로 박은다음 대장이 하드캐리

임기응변 부족

대장 언니, 부대장 본인에 이은 서열 3위

전차장

아....

즉 1학년 미호의 입장에서 전차도는, 개빡겜충들이 대가리는 딸리면서 스펙빨로 밀어붙여서 9연패를 따내는 노잼 좆망겜인것이다.

물론 그대로 하면 이기겠지. 근데 도대체 왜 해야하냐? 애초에 즐겜하고싶은데 사방에 저런 놈들만 있으면 노잼에 스트레스만 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미호는 우선 탈출해서 자신의 전차도를 펼칠 수 있는 학교가 있는지 찾아본다. 강호교부터 봐야겠지?

프라우다는 논외다. 쿠로모리미네가 과몰입 빡겜충들이지만 이새끼들은 거기에 대고 포쏘는 더 미친놈들이다.

진짜 전차도 매너 수준 실화냐? 정말 세계관 최강 빡겜충들의 대결이다....

썬더스(대장 케이)

즐겜충인건 분명하지만 지휘역량에서 완전히 탈락이다. 나오미가 전차장이었고 케이만 좀 괜찮았으면 몰랐겠지만...

거기에 아리사가 의외의 빡겜충이기 때문에 복병까지 있어 갈 이유가 없다.

세이그로는 스펙도 지휘역량도 즐겜력도 여러모로 다 괜찮지만 그놈의 광기가 문제다

제정신인 사람은 이 컨셉질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것이다

적어도 난 이런 미친 놈들하고 같이 지낼 자신이 없다. 미호라고 다를까?

강호교 이하의 고등학교는 더 심각하다. 유사탱크를 쓰질 않나, 더한 컨셉을 잡는 새끼들도 있고, 지휘역량은 대부분 더 딸린다. 빡겜충은 없어보이지만.

결국 미호는 결단을 내린다.

이 미친 병신스포츠를 그만두기로 한 것이다.

애초에 이 결승전 상황이 참으로 이상하다. 1의 과몰입 인명경시야 항상 얘기되었지만, 그렇다고 플래그가 바로 따인다?

승무원들은 지들이 알아서 운전해서 숨돌릴 생각을 안했단거고, 다른 전차들은 멍때리면서 플래그 보호도 안하다가 터졌단 얘기다

애초에 미호는 쿠로모리미네의 상황을 보고 이런 일을 예상했을것이다. 적어도 자기가 자리를 비우면 이 병신들은 아무것도 못할 거란건 알았겠지.

그러니까 미호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이 정신병자 스포츠를 그만두기 위해서라도 이럴 수 밖에 없던 것이다.

이지랄을 하면 니시즈미류고 뭐고 전차도를 때려칠 수 있다. 아니 때려치려면 이 방법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니 이 반응도 당연하다

최고 강호교도 등신같은놈 투성이에 쓰레기 스포츠라서 튀었는데, 또 전차도를 하라고?

정말 이런 기분이었겠지 시발

지옥에서 도망쳐서 왔더니, 그 지옥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니... 도대체 내 앞날은 어떻게 될까?

하지만 가츠는 병신새끼였고, 도망친 오아라이에 낙원은 있었다

한번 예를 들어보자.

헬아라이 혐성회의 정보통제가 눈부신 대목이지만, 쿠로모리미네에서 전학온 미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대가리도 없는 놈들이 스펙빨 믿고 꼬라박는 주제에 인명사고고 뭐고 병신 스포츠 10연패 따야한다고 과몰입하는 학교 vs

부원들의 즐겜을 위해 학원함 폐쇄라는 부담을 최후의 최후의 최후까지 학생회가 떠맡는 학교
생각할 필요도 없이 후자가 훨씬 훌륭하며 아름답지 않아보이는가? 아름답다 못해 아주 눈부셔 보일 것이다. 

그러니까 이 춤은 진심인 것이다. 학교가 없어지는 판에도 즐겜을 하는 갓학교... 각자가 지휘역량 출중한 갓팀...

다른 예를 들어보자. 1학년때의 결승전 상황이 오아라이에서 재현된다면 어떻게 될까?

청둥오리 팀은 알아서 사주경계를 할 것이고,

레오폰은 말안해도 알아서 몸빵을 하겠지

미호가 내린 아귀팀은 알아서 밟아서 튈거고, 

만약 도울 여지가 있다면 토끼팀은 알아서 사고난 전차를 도울 것이다.

뭐? 내려서 플래그가 따이고 그거로 욕먹는다고? 오아라이에선 상상도 못할일이다

결국 미호의 인생 승부수는 아주 훌륭하고 아름다운 결실을 맺었다. 꺼-억

번외. 니시즈미류와 마호

위에는 니시즈미류가 병신인 것처럼 써놨지만, 사실 쿠로모리미네에서는 거의 유일한 선택지다.

이런놈들 데리고 전략을 선택할 여지가 있겠는가?

'스펙믿고 정면으로 박은다음 대장이 하드캐리'라고 써놨지만, 쿠로모리미네의 상황을 고려하면?

'(뇌없는 너희들이 할 수 있는건)스펙믿고 정면으로 박은다음 (유일하게 뇌가 있는)대장이 하드캐리'라는 가능한 유일한 선택지가 된다.

정말로 눈물이 앞을 가린다... 마호는 가문을 이어야되니까 미호처럼 튀지도 못하는 입장인데, 부대장이 에리카다. 미호가 있을때가 얼마나 그리울까?

하지만 힘든 날들은 언젠간 지나가게 되어있고, 마호에게도 드디어 그 날이 온다

바로 졸업과 유학이다.

근데 작중에서 유학을 가는 경우는 마호만이 아닌데, 이 시기에 유학을 가서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는건 마호가 유일하다.

다즐링은 유학이 확정되었고, 카츄사는 이번은 아니지만 언젠간 가려고 한다.

그리고 둘은 하반기 대회에도 대장으로 참가한다.

또한 졸업하는 3학년을 포함하면 마호의 상황은 더욱더 이상하다.

대다수의 경우가 3학년 2학기임에도 불구하고 참가하는 것을 보면 일반적으로 진학과 대회 참가는 별개의 문제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본 주변의 유학 사례에 비춰봐도 이상하다. 하반기 유학의 경우 대개 졸업한 후 반년 후에가지, 반년을 당겨서 가는 경우는 드물다.

유학이란건 기본적으로 준비해야할 게 많기에 반년의 시간이 있으면 좋지 없으면 상당히 빡빡하고 힘겨운 일이다. 

특히 대회와 여름에 대학선발전에도 참가한, 그리고 동생이 국내에 있을 마호의 경우는 더 할 것이다.

그런데 굳이 빡빡하게 반년을 더 땡겨서 미리 유학을 간다? 가능한 이유는 많지 않을 것이다.

국내에 있는 반년의 시간이 그렇게 아깝고 시간 낭비거나, 해외로 최대한 빨리 가야할 이유가 있거나.

마호가 이렇게 무리해서라도 쿠로모리미네를 뜰 이유가 대체 뭘까? 난 도저히 모르겠다^^

기억하자. 쿠로모리미네 탈출은 지능순이다. 니시즈미 자매조차도 튀었지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