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18화는 보는 내내 울었다. 그냥 울었다. 눈물이 마르질 않더라. 그래서 울었다.
↑이것만 보고 backspace 눌러도 됨 ㅋㅋ
눈물이 흐르기 시작한 씬은... 환궁한 공민이 영장군한테 '미안해요.' 했을 때. 죽은 우달치부대원들 보고하는 충석에게 영이 '수고했다' 한마디 하고 나갈 때... 신하에게 사과를 하는 왕, 동료를 잃은 슬픔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왜 그랬느냐' 호통치지 않고 수고했다고 말해주는 대장. 그리고 소리 죽여 우는 대원들... 그때부터 울기 시작했어.
방으로 찾아온 공민에게 '놓아주십시오.' 했던 영도 보기가 너무 안타까워서 울었다. 왕을 지킬 자격이 없다, 이렇게 스스로 평가해버리는 영의 마음이 보여서... 그리고 그런 말을 하는 영을 어쩌지 못하고 갈등하는 왕도... 그래서 못들은걸로 하고 싶은게 분명한 왕의 마음이 안타까워서...
순서를 잠깐 바꿔서 노국 얘기 먼저 하자면, '나는 궁이 싫다.' 투정하듯, 화를 내는 듯, 선언하듯...
그렇게 남편을 찾아다니는 노국 때문에, '나는 이 궁이 싫다.' 말하는 어쩔 수 없는 '아내'인 노국 때문에 울었어.
'저는 제 지아비가 편히 잠들 수 있는 곳이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아... 이 여인네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본격적으로 울기 시작한건 은수때문인데...'맥주 한잔 하실래요?' 현대에서나 통할 우스갯 소리로 위로를 시작하는 은수의 마음이 고맙더라.
'지켜주면 되지~ 누가...' 저도 모르게 흘러나오는 속마음(믿음)에 멋쩍은 웃음을 웃는 은수, 잠시 헷갈려하던 영이 난 그렇게 짠하더라.
'괜찮아요. 옆에 있을게요. 그날까지... 그래도 돼요?' 정작 하고 싶었던 말을 접어두는, 그의 심란함을 알기에 다른 말로 대신하는 은수 때문에 울었고...
'괜찮아요. 걱정 말아요. 다 잘 될거예요. 그렇죠?' 하고싶은 말을 못하는 대신 'Don't worry be happy.' 를 외치는 은수가 귀엽고 예뻐서 웃으면서 울었다.
그리고 영장군이... '그때까진 여기 머물면서 지켜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말했을 때 나는 만세 부를 뻔했어 ㅡㅡ;;
은수가 차마 말로 옮기지 못한 '옆에 있을게요. 그날까지... 그래도 돼요?' 이 말에 대한 대답을 해주는 거 같아서...
그래서 '늦지않게 제가 모시고 가겠습니다. 거기, 하늘문.' 이 대사에서는 나는 통곡 ㅡㅡ;;... 이 인간들은 안알려줘도 너무 잘 알잖아 ㅠㅠㅠ
영이 돌아서 나가고 은수가 종이 내려다보면서 떨퀐던 눈물, 그 눈물의 몇만배는 흘렸을거다 ㅠㅠㅠ
본격적<--이런거 다 필요없고 그냥 엉엉 울어댔던게... '내가 아직도 그렇게 멉니까.' 하아... 이 남정네 어찌해... 아직도 나를 못믿는거냐 묻는게 왜이리 애잔해... '당신 그러면 안되는 사람이라구.' 역사에 길이길이 남아야만 할 장군님이니까, 나(은수) 같은 여자 때문에 위험해지면 안되는 위인이니까, 감히 가까이 다가서서는 안되는 그런, 최영이니까... 이 짧은 말에 담긴 많은 생각들을 영은 이해했을까? '그래서, 그렇게... 멀리 있는 겁니까.' 나(영)는 다 보여줬는데, 나는 니가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만으로도 미치겠는데, 그 하늘세상의 유명세 같은거 난 알지도 못하고, 알고 싶지도 않은데... 이렇게 말할 수 밖에 없는 영을, 은수는 이해했을까 ㅠㅠㅠㅠㅠㅠㅠ
'남은 날, 하루하루 내맘대로 좋아할거니까... 당신 나중에 다 잊어줄 수 있어요? 절대 막 살거나, 막 자거나 그러지 말구, 다 잊을 수 있어요?'
아이고오 ㅠㅠㅠ 그냥 쳐울자 해석은 무슨 얼어죽을노무 해석 ㅠㅠㅠㅠㅠ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알게되버린 그의 과거 또한 은수를 옭아매는 족쇄가 됐었나봐 ㅠㅠㅠ
'잊으라구요.' 되물어놓고는 어이없다는 표정, 고민하는 표정, 눈물 참는 표정, 아 그랬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표정에다가 심지어는 '절대 막 살거나, 막 자거나 그러지 말구...' 최근까지 이어졌던 자신의 모습을 귀로 듣게 되면서 또 한번 울컥함을 참아내는 표정까지... 밑에 임자들이 찬양했던 그 미세한 표정변화들... 대사로 쳤다면 엄청났을걸.
그리고 마지막... 은수에게 또 독을 쓴 덕흥을 응징하려는 영에게, 부탁하는 왕. 기나긴 설명을 하다말고 '..대장.' 나직하게 불러보는 왕.
왕의 설명을 들으며 목구멍을 기어오르는 분노를 꾸역꾸역 삼켜내던 영. 조심스런 왕의 부름에 체념한 듯 '알겠습니다.' 한마디만 내려놓고 걸어나온 영. 이 남자들이 내 마지막 눈물을 짜내게 만들더라.
에휴 ㅠㅠ 쓰고보니 또 완전 길다 ㅋㅋㅋ 어쨌든, 결론은 저 위에 있어. 총 62분 중 40 여 분 동안 나를 울린 18회.
사족이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덧붙이자면... 나 아줌마다. 애도 있고 남편도 있는... 결혼한지도 꽤 된.. 그런 아줌마.
살다보니 감정도, 감성도 어느정도는 매말라서 왠만한 일에는 눈물은 커녕, 되려 냉정해지는...아줌마.
아내로 살아야하는 인생이 어느덧 익숙해져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질 수 밖에 없고, 엄마로 살아야하는 시간 또한 적응되서 강해질 수밖에 없고...
거기다 딸로, 며느리로... 몇가지 얼굴을 가지고 살다보니 나도 모르는 새에 그리 되더라.
근데 어제는 원없이 울었어. 모든 입장입장마다의 마음이, 어쩜 그렇게 섬세하게 다 드러나있는지... 어느정도는 카타르시스도 느꼈던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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