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글 제목 :  [11-12화 리뷰] 생존확률 10%, 인공심장은 무엇으로 충전되는가. (원글러 : 그림자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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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화 리뷰] 생존확률 10%, 인공심장은 무엇으로 충전되는가.

독고진의 심장이 위기에 처했다.

그동안 독고진의 인공심장은 “난 특별한 독고진이야!”라는 주문으로 통제되고 충전되어 왔다.  

언제 멈출지 아슬아슬한 인공심장을 과연 무엇으로 버티게 할 수 있을까. 

어쩌면 인공심장은 예전부터 그 답을 알고 있었는 지도 모른다.  

그것이 바로 신기, 색기, 미스테리, 최면을 넘어선 두근두근 마술의 비밀이었다. 
 

인공으로 만들어진 제품은, 인간들의 ‘필요’에 의해 ‘기능’만을 충족시킨다.  
인공 심박기는 신체 신호를 오차 없는 수치로 변환하여 보여주며, 인공심장은 혈액 순환 펌프질을 정확하게 대신한다.  

그러나 너무 정확해서 완전히 믿음직하던 그들은 가끔 고장이 나서 우리를 경악시킨다.  

기계를 자신의 심박수로, 두근거리는 심작 박동으로 착각했던 사람들은 그제야
그들이 우리 손으로 만들어진 허약한 존재였음을 깨닫는다.

인공적인 존재는 못 쓰게 되면 수리하거나 폐기 처분된다.

그러나 자연적인 생명체의 목숨은 섭리에 달린 것이지 실용성에 달린 것이 아니다.

생물들은 독을 품고도 살아낸다.  

병약했던 생명도 오랜 시간 후에 톱스타가 될 수도 있으며,
언론의 비난을 품고 살아도 용감하고 사랑스러운 여인일 수 있다.

그래서 서서히 멎기 시작하던 기계심장은 절박하게 "진짜 감정"을 통해 펌프질하기 시작했다.
시효를 다해 멈추려던 심장이  반드시 살아야 할, 살고싶은 목표는 바로 자연체 '사람'이 되었다.  
독고진의 삶에 독처럼 보였던 구애정에의 사랑은, 인공의 존재가 살아남기위해 선택한 치료법이고 선물이었던 것이다.

독고진은 지금 사느냐, 죽느냐의 분깃점에 서 있다.  
삶보다 죽음의 확률이 높은 지금, 그는 자신의 죽음과 시한부 삶을 설계해야 할 상황이다.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쥐고, 헐리웃 슈퍼히어로 촬영장에서 쓰러져 버렸다면, 최고로 멋있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는 더 멋진 것을 원했다.  

독고진은 추락하는 대신에 구애정을 안고 날아오르기를 꿈꾼다.
감자를 키우며 독고진은 깨달았을 것이다.

제 생명을 다한 감자는 싹을 잎으로 틔우고, 꽃을 피우도록 바이오에너지로서 기능했다.

죽어도, 영원히 죽지않는 진정한 히어로가 바로 거기에 있었다.

 
죽는 날까지 행복하려고 구애정을 붙들고, 사랑을 고백해서 죽은 후까지도 그녀를 뒤흔들어도 되련만,
그러기에 그는 이미 너무 지독하게 구애정을 사랑해 버리고 말았다.
(그의 말대로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존재가 나타났다니 놀라운 발전이다!)
그는 구애정을 위한 씨감자가 될 것을 선택했다.

그가 지금 구애정으로부터 충전하는 것은, 이후 구애정의 삶을 계속 충전해주기 위한 포석이다.

절박하게 살고 싶지만, 살아서 그녀를 지켜주는 태산이 되어주고 싶지만,

죽더라도 그녀를 위한 막강한 보험이 되고 싶어한다.  

지금은 거짓말에 뻔뻔한 사랑을 강요하는 최고로 이기적인 남자에, 추악한 스캔들이 될 수 있지만

씨감자가 시효를 다하고 감자꽃이 피면, 최고의 순애보가 남는 것이다.

지금 자존심 강한 남자 독고진의 심장을 충전하고 있는 것은

“모두 다 주는 최고의 사랑”을 남겨줄 수 있다는 자부심인 것이다.

* 독고진의 비장한 마음이 이렇다는 것이지

   드라마의 결말이 새드일 거라고 확정하는 건 아닙니다.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찌질했던 짝사랑은 예상보다 더 멋진 사랑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은 듭니다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