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서산 한화이글스 2군 훈련장에 깜짝 등장한 류현진은 감독, 단장, 구단 관계자들을 비롯해 선후배들과 계속 인사를 주고받으며 ‘친정 나들이’의 진가를 만끽할 수 있었다. 모두가 “고생했다”며 류현진을 반겼고, 류현진도 특유의 애교와 장난으로 살갑게 다가갔다.

류현진의 서산 훈련장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훈련장이 2012년 12월에 완공됐기 때문이다. 대전 용전동에 있었던 2군 숙소, 일명 ‘이글스맨션’과 청주야구장에 대한 추억만을 안고 있던 류현진으로서는 초현대식 클럽하우스와 실내훈련장, 필드까지 직접 내려가 본 후 “시설이 아주 잘 돼 있는 것 같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류현진이 가장 반갑게 인사한 선수들은 지난 1월 오키나와 개인 훈련에서 함께 했던 장민재, 이태양이다. 장민재를 본 류현진은 그의 ‘귀한’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장난을 쳤고, 가방 메고 1층으로 내려가려던 이태양은 류현진 손에 이끌려 다니며 대화를 이어갔다.

선수들의 훈련이 다 마무리되기 까지 기다린 류현진은 서산 훈련장 인근의 한 음식점에서 장민재, 이태양, 김진영과 함께 늦은 점심을 함께 했다. 어죽과 매운탕, 튀김 등을 시켜 놓고 맛있게 식사하며 후배들과 웃음꽃을 피운 류현진은 비시즌 동안 이들과 함께 훈련하기로 약속하며 12월, 1월 훈련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태양은 류현진이 내년 시즌에 ‘아빠’가 된다는 사실이 신기한 모양이다. “부디 태어날 아기가 형이 아닌 형수님만 닮았으면 좋겠다”는 말로 웃음을 선사했다. 장민재는 “형수에게 선물할 베냇저고리를 준비했다”면서 “형수님이 마음에 들어 할지 잘 모르겠다”며 살짝 걱정을 내비쳤다.

이태양은 겨울 동안 류현진과 함께 훈련하며 완성되지 못한 커터를 다시 배우고 싶다고 말한다. 장민재는 “올시즌 부상 등으로 몸 관리의 중요성을 절감했던 한 해였다”면서 “현진 형과 많은 대화를 통해 야구 선수의 체력과 멘탈 관리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식사를 하고 후배들과 인사를 나눈 후 서울로 향한 류현진은 이날 하루 서산에서 이뤄진 따뜻한 만남들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한 번은 그에게 이런 질문을 건넨 적이 있었다. 왜 메이저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지 않고 한국으로 돌아가서 은퇴할 생각을 하느냐고. 류현진의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그 팀이 한화 이글스니까요.”

https://sports.news.naver.com/news.nhn?oid=380&aid=0000001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