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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가기 전에 썼던 무협.

무아(無我)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8.10.22 01:00:18
조회 117 추천 0 댓글 3

...

때로는 꿈을 꾼다.
검(劍) 대신 곡괭이를 들고,
촌부(村夫)가 되어 평범하게 사는 꿈을…….

...

종남파(終南派).
섬서성 남부, 장안(長安) 남쪽에 위치한 종남산에 터를 잡고 있는 문파다.
한때 그 성세가 클 때는 천하구대문파의 한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었지만 모두 예전의 일이었다.
난투시대(亂鬪時代) 이후로 지난 오십년 간 종남파는 단 한번도 천하십대검객을 배출하지 못했다.
가끔씩 섬서 오대검객이니, 칠대검객이니 하는 자리를 차지한 적은 있지만, 그것도 이십년 전 전대
장문인(掌門人)을 마지막으로 끝이었다. 절정 검수가 나오지 않자 일반 제자들마저 그 수가 줄어들
었다. 그러기를 반 백년, 종남파는 서서히 몰락해 가고 있었다.

종남파 취사청(取捨廳).
장문인과 여덟 명의 호법이 모여 한 시진째 갑론을박(甲論乙駁)을 벌이고 있었다.
하얀 수염을 배꼽까지 기른 노인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종남파 오대 호법인 구궁검(九宮劍) 종리기였다.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습니다. 우리 종남파가 언제부터 이런 치욕을 당했습니까! 이제 우리가 일어
서야 할 때입니다. 아직 종남의 검이 죽지 않았음을! 우리의 검으로! 저 천왕문의 ��은 종자들에게
 보여줘야 합니다!"

종리기의 목소리는 비분으로 가득 찼고 수염은 서릿발처럼 꼿꼿했다.
얼마나 노했는지 그는 자리에 앉은 뒤에도 쉽사리 숨을 가라 앉히지 못했다.
그런 그를 바라보며 누군가가 반박의 말을 꺼냈다.
신중하기로 소문 난 사대 호법 포천득이었다.

"종리호법의 심정은 저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참아야 합니다. 천왕문은 비록 그 역사가 짧다
하나, 저 화산파(花山派)와 더불어 섬서성을 양분하고 있는 거대 문파입니다. 더욱이 문주인 천뢰검(千
雷劍) 상관검천은 불과 약관의 나이에 천하십대검객의 자리에 오른 천재 검사입니다. 십년이 지난 지금
, 그는 더욱 강해졌을터. 그 무력을 감당할만한 사람은 우리……종남에 없습니다."

포천득은 잠시 뜸을 들이고 주위를 바라봤다.
종리기가 담 씹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종리기의 심정은 포천득 역시도 충분히 느끼고 있었다.
그의 분노도 종리기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종남파는 힘이 없었고 반대로 천왕문은 너무도 강했다.
포천득은 쐐기를 박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비록 모두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일이 될지라도 말이다.

"모두가 참기 힘든 일이겠지만. 지금의 종남은……."
"갈!"

종리기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일어섰다.
그의 얼굴은 머리 끝까지 솟은 분노로 인해 붉게 변해 있었다.
포천득의 시선이 그에게 한 번 머물렀다.

\'참으로 못할 짓이다.\'

생각하며 포천득은 다시 입을 열었다.

"지금의 종남파는 천왕문을 상대 할 수 없습니다."

취사청 안으로 숨 막힐 듯한 정적이 흘렀다. 종리기조차도 허탈한 얼굴로 자리에 주저 앉았다.
종리기처럼 크게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좌중의 누구도 그 심정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한탄과 슬픔.
그리고 무너진 종남의 자존심.
그들 모두가 느끼고 있었다.
긴 침묵을 깨고 일어선 것은 장문인 천성검(天性劍) 막도군이었다.
그는 채 마흔도 되지 않은 나이였건만 귀밑머리가 하얗게 새어 있었다. 몰락해 가는 문파를 짊어
진다는 건 생각보다 더 큰 고통이 따르는 법이었다. 막도군은 주위를 한 번 둘러보더니 조용히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지쳐 있었지만 은은한 힘이 실려 있었다.

"천왕문의 일. 길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취사청 모두의 눈이 막도군을 향했다.
막도군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우리에게는 그 아이가 있습니다."
"장문인! 하지만 그건!"

포천득이 황급히 반대의사를 펼쳤다.
그는 장문인의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더욱 말려야 했다.
하지만 막도군의 의지는 단호했다. 청년 시절 사자검이라 불릴 정도로 성정이 불같던 막도군이었다.
지금껏 참아온 것만도 그로서는 매우 버거웠으리라.

"아직은 이르다는 것도 부족하다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종남의 제자가 죽었습니다."

삼일 전, 장안 저잣거리에서 종남파의 삼대 제자가 천왕문도들에게 몰매를 맞아 죽었다.
시신은 얼굴도 알아볼 수 없었다.
천왕문의 사과는 없었다.

"우리 종남의 아이가 죽었습니다. 천왕문이 아무리 강하고, 우리가 힘이 없을지라도! 우리는
그 아이의 복수를 해야 합니다. 그것이 나의 자존심입니다. 또한 마지막 남은 우리 종남의 자존심
입니다. 종남의 자존심이 무너진 후에 그 아이가 나온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막도군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그리고 절절했다.
막도군이 팔대 호법을 하나하나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죽을 때까지, 종남의 자랑스러운 무인으로서 죽고 싶습니다."

막도군의 눈에서 한 줄기 눈물이 흘러 내렸다.
팔대호법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 내렸다.
그건 부끄러움의 눈물이요. 한탄의 눈물이요. 또한 분노의 눈물이었다.
막도군이 팔대호법을 돌아보며 말했다.

"오늘부로 무극검(武極劍)을 중지합니다. 이것은 종남파 장문인의 명입니다. 사 호법.”
“네. 장문인.”

포천득이 눈물자국을 소매로 찍으며 대답했다. 그도 더 이상 장문인의 뜻을 막을 수 없었다.
막도굉이 말했다.

“지금 당장 태백(太白)으로 전서구를 보내세요. 그리고 전하세요. 무극검은 끝났다고.
이제는 종남의 검이 빛날 때라고!"




...
누군가 그랬다.
군림천하 따라했다고.
그랬던가? 잘 모르겠다.
이 글을 쓴 것이 먼저인지 군림천하를 본 것이 먼저인지.

무협 많이 읽은 사람들은 스스로도 무협을 쓰고 싶어하는 거 같다.
나도 그렇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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