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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망상 - 운명이 아니고18

뭉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6.11 02:35:46
조회 831 추천 34 댓글 6

드디어! 1화 처음 시작했던 시점으로 돌아왔다!

18화 만에 돌아오게 될 줄은 몰랐지만..


여튼 이제 내가 생각한 이야기는 끝이 보이기 시작하는 거 같아.

끝날 때까지 재밌게 봐줘ㅠㅠ

늘 봐주는 갤러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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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망상 운명이 아니고18



초여름 이라지만 날씨는 한여름 급으로 더워 축축 처진다

민정은 좋아하는 민소매 원피스 잠옷을 입고, 혼자 사는 방 안 침대에 누워 한 발자국도 밖으로 나갈 생각을 못한 채 선풍기에 의존해 더위를 식히며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는 중이다.

지이이이잉. 진동이 울리자 민정은 폰을 들어 메신저에 뜬 메시지를 보았다.


선생님, 저 다음 년도에 편입으로 거킥, 스뎅, 송작대학교 정도 쓸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윤호다.

계속 고민하더니 이렇게 좁혀 졌나 보네. 민정은 책상으로 가 앉아 컴퓨터를 열어 모아둔 입시 자료를 검토한 뒤 답장을 보냈다.

입시에 대한 상담에서 자연스럽게 시시콜콜한 얘기가 이어진다. 며칠 얘기하지 않았다고 서로의 새로운 소식들을 업데이트한다.


선생님, 저 이제 나가봐야 할 것 같아요. 다음에 또 연락할게요~”


~ 내가 도와줄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해 ^-^”


여자 친구랑 놀러가나 보네. 민정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씁쓸한 미소가 입가에 머문다. 그래, 이 쪽이 보기 좋잖아, 그 나이 답고

이제 민정은 윤호가 자신만 보면 주체 못하고 웃던 것이나, 자신의 행동 하나에 쑥스러워 하던 모습, 자신 때문에 상처 받았던 얼굴, 그 모든 것들이 아주 오래 지난 일들처럼 느껴질 뿐이다.



#.

작년 이맘때쯤, 윤호가 제대하던 날

윤호에게는 분명 기분이 좋아야 할 날이었지만, 짜증스런 기분이 온 몸을 감싸 그저 묵묵히 걷는다. 말년 휴가 때 본 민정이 윤상과 통화하는 모습이 계속 머리에 맴돌아 기분이 도통 좋아지질 않았다. , 해미와 준하는 늘 그렇듯 바빠 마중 나오지 못한다는 통보를 받아 집으로 혼자 쓸쓸히 돌아가야 할 판이었다.

문을 나서니 가족들이나 여자친구와 재회해서 부둥켜안고 있는 사람들이 몇몇 보인다. 내심 부러워 괜히 신경질적으로 턱턱 걷고 있는데, 여자애 하나가 앞을 가로 막는다.


, 이윤호!”


미애다. 생각지도 못했던 등장에 윤호의 눈이 동그래져서 묻는다.


“뭐야, 너 어떻게 왔냐?”


다 아는 방법이 있지. 뭐 다른 사람들은 없어? 부모님이나.”


, 아마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윤호가 두리번거린다. 똑같은 옷차림의 장병들 사이에서 일반인들은 눈에 잘 띄는데, 윤호가 아는 얼굴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

그 때 민정은 이미 빠르게 발걸음을 돌려서 주차해 놓은 차로 가는 중이다. 도망치듯이 눈에 띄지 않게 빠른 종종걸음으로 걸어와 차에 들어가서 문을 닫고, 자신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쉰다.


하아. … 그냥 보고라도 올 걸 그랬나.”


이내 두 사람의 모습이 떠오른다. 군 복무를 마쳤지만 아직도 소년스러운 풋풋함이 남아 있는 윤호의 얼굴에 뒷모습만 보인 여자애의 과잠이 너무나 잘 어울려 보였다

민정이 자신의 옷을 내려다본다. 이미 익숙해진지 오래인 오피스룩. 순간 윤호와 너무 동떨어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차의 뒤 쪽에는 미리 준비한 제대 선물이 있다. 앞으로 면접을 가거나 좀 격식을 차리는 자리에 입으라고 사 놓은 셔츠. 선물마저도 이렇게 나이 든 티가 팍팍 나는 것을 고르다니, 괜히 찔리는 마음에 자책해본다.

여기까지 왔는데 선물이라도 줄까, 차라도 태워줄까, 한참을 고민하던 민정. 결국 그대로 차에 시동을 걸어 가 버린다.



#.

윤호의 제대 후 약 1년 간, 두 사람이 만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둘 다 확인하고 싶지 않은 일을 굳이 묻지 않았다. 서로의 핸드폰이 울릴 때마다 뜨는 사람의 이름을 슬쩍 확인해보고는 아, 그럼 그렇지, 하고 괜히 가슴이 시리고 말아 버렸다.


민정이 한 순간 울적 해져버린 마음을 툭툭 털어내려 기합을 넣는다

민정도 오늘 저녁에는 소개팅 상대와의 애프터 만남이 있고, 슬슬 나갈 준비를 해야 한다. 나이 서른 셋이 되니 집에서 주는 압박이 장난이 아니다. 얼마 전에는 남자친구 좀 보게 데려오라는 성화에 결국 윤상과는 그런 사이가 아니라고 부모님께 털어놔 버렸다. 그 이후로 끊이질 않는, 아니, 그것보다는 무지하게 업그레이드 된 잔소리.


너는 왜 이러니, 네 언니들은 때에 맞춰서 잘만 시집가서 잘만 살고 있는데, …”

네가 뭐가 모자라서 그래? 엄마는 많이 안 바라. 그냥 착하고 직장 안정적으로 다니는, 초혼인 남자면 되는데. 그게 그렇게 어려워?”

“… 혹시 너한테 무슨 문제가 있는 거니? 병원 같이 가볼까?”


이 정도 상황이 되니, 그냥 군말 없이 매주 소개팅을 나가는 것이 민정에게도 편하다 싶다. 이제 씻으러 방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 꽈당.


아 정말 이 집 문턱은 적응이 안 되네. 옛날 집이라 그런가, 아야…”



#.

한편 요즘 윤호는 주말에 보통 미애와 만나곤 한다. 윤호는 편입 준비, 미애는 졸업 후 취업 준비를 하느라 만나면 근처 카페에서 같이 공부를 하고, 미애가 편입에 대해 이것저것 알려주는 것이 많다.

오늘도 카페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들어와 미애에게 아는 척을 한다.


미애야! 지금 공강이야?”


어어, 웬일이야 너도 공강?”


아니, 나는 실험 수업 있어서 커피만 사고 바로 갈라고. 근데 누구….?”


미애의 친구가 윤호를 보며 묻는다. 그러자 미애가 윤호와 눈을 마주치며 눈치를 본다. 눈이 마주치자 당황하는 윤호. 그냥 친구 사이, 라고 하지를 못하고 우물쭈물한 미애의 눈빛에서 뭔가가 읽힌다.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가만히 있자 친구가 장난스럽게 다시 묻는다.


너네 CC?”


미애가 또 대답을 못하고 있자 윤호가 입을 연다.


그게, 일단 나는 이 학교가 아니고 경ㄱ…”


너꺼 커피 나온 거 같은데? 실험동 가려면 늦겠다, 빨리 가.”


그러네, 담에 봐~”


지금 일부러 말을 끊은 건가, 윤호가 미애를 쳐다본다. 미애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씩 웃는다.


? 뭐 말할 거 있어?”


너 방금아니다.”


윤호가 다시 책을 들여다보고 공부를 시작한다. 미애가 그런 윤호의 눈치를 보다가 말한다.


CC 해본 적 있어?”


아니, 없는데.”


나도 없는데, 애들이 하도 CC 하면 안 좋다 그러더라고. 근데 그러니까 더 궁금해져서.”


그러냐.”


무심하게 대답하는 윤호. 그러나 머리 속이 고민으로 가득 찬다. 지금 우리 관계가 좀 미묘한 건가. 슬쩍 미애를 바라보니 내색 안하려 하지만 표정이 울적해 보인다. 윤호가 곤란한 듯 머리를 긁적이다가 다시 책에 얼굴을 파묻어 버린다.



#.

민정은 소개팅 상대와 마주 앉아 있다. 두 번째 만남이라 저번에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해내려 하지만, 워낙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 본 터라 누구와 무슨 말을 했는지 머리 속이 뒤죽박죽이다. 차라리 입을 다물고 상대가 하는 말에만 맞장구 치는 방법을 택한 민정이다.

그렇게 한참을 웃으며 얘기만 듣고 있었더니 입에서 경련이 일어날 것 같다. 잠시 상대가 화장실을 간 사이에 입을 푼다

문득 예전 기억이 난다. 그 때도 별 흥미 없는 소개팅을 하고 있을 때였는데, 어디선가 양복을 입은 윤호가 나타나 그 어색한 자리에서 구해줬던 기억. 민정의 얼굴에 자연스레 웃음이 번진다.


. 이제 그 양복 더 잘 어울릴 거 같은데.”


양복이요? 하나 해주게요?”


으아아, 엄마야.”


불쑥 윤상이 나타나 소개팅 남자가 앉아 있던 자리에 앉는다. 민정이 얼이 빠져 있다 다급히 윤상에게 말한다.


여긴 무슨 일이에요? 근데 나 지금 누구 만나던 중이라, 거기 앉아 계시면 좀 곤란하거든요. 이따 연락 할게요, ?”


그 사람 아까 나가던데.”


?”


무슨 말인가 싶은데 핸드폰에 문자 하나가 와 있다.


저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먼저 가 봐야 될 거 같아요. 죄송합니다.”


이렇게 바람을 맞아본 건 또 처음이다. 어이가 없어 휴대폰만 쳐다보는 민정에게 윤상이 장난기 가득한 말투로 말을 건다.


요새 연락도 잘 안 되고, 같이 놀아주지도 않더니 이런 것 땜에 바쁜 거였어요? 그런데 어쩌나, 성과가 없어서.”


어휴, 제가 뭐 그렇죠.”


용 쓰지 말고 그냥 때 되면 나랑 해도 되는데, 결혼.”


또 늘상 하던 실 없는 소리라 민정은 대꾸조차 하지 않는다. 그나저나 이번 소개팅 물 먹은 건 또 어떻게 엄마에게 말해야 하나, 싶다.



#.

윤상을 적당히 돌려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민정이 학교 운동장에 들른다

이제는 어둠이 깔린 운동장의 학교 건물 앞 부분만 환한 조명이 켜진 듯 추억이 재생된다

민정이 운동장 바닥을 잘 보면서 천천히 걸어본다. 그 때 스마일 열쇠고리를 발견한 것처럼 뭔가 기분 좋은 걸 발견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설렘에.


윤호도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오랜만에 풍파고에 들러 농구 골대를 찾는다. 마침 농구 골대 옆에는 누가 두고 간 농구공이 놓여져 있다

그 농구공을 요리조리 튕겨 보다가 자리를 딱 잡고 자유투를 시도한다. 던져진 공이 림에 맞아 아슬아슬하게 튕겨 나올 듯 하자 뛰어가서 덩크 하듯 밀어넣는다.


"이윤호 선수, 4점 슛!"


공이 골대에 제대로 들어가고 그 공을 쳐다보는 윤호, 입은 웃는데 어딘가 울 것 같은 표정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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