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HIT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장문) 독린이의 독갤듀스 TOP10 후기.

Creep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6.19 09:39:33
조회 53377 추천 681 댓글 652


생각하고 느낀 바를 글이나 말로 표현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이렇게 실로 체감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글재주도 없고 넷상에 무언가를 쓴다는 행위를 거의 해본 적이 없는지라 이렇게 글을 쓰게 될 것이라 생각도 안하고 있었으나,

택배 파업으로 인해 책이 오지 않아 일상의 무료함을 달래고자 그리고 독갤 여러분들 덕분에 훌륭한 작품들을 만나 읽게 되어 감사한 마음에 써봅니다.



일단 저는 책이라고는 학창시절 국어 수업의 연장선 상으로 읽은 국내 중편, 단편 몇 가지와

성인이 되어 읽게 된 하루키의 유명작 몇 권 그리고 각종 일본 추리, 호러 소설들이 제가 읽은 독서의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어느 순간 읽지 않게 됐고 그렇게 몇 년간 책을 멀리하다 올해 들어 갑자기 독서를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책 추천을 받고자 구글링을 하다가 이렇게 독갤에 온 것이지요.

그렇게 공지에 있는 독갤듀스 101을 보게 됐고, 이런 독서광분들이 뽑은 책들이라면 거를 타선이 없겠구나! 하고 바로 순위권 책들을 구매했습니다.


viewimage.php?id=3fb8d122ecdc3f&no=24b0d769e1d32ca73dec8ffa11d02831046ced35d9c2bd23e7054f3c2d8567a9d57be3a3fd60f7cf79067ca2544e7a2eb6e8bd2bfd6f974fd71560dc94fcf5901cc6


책을 산다는 것의 기쁨, 포장을 뜯을 때의 설렘.

오랜만에 정말 기분이 좋더군요. 어느 작가가 그랬듯 책을 산다는 행위 자체로 독서의 출발선이 된다는 것이 이런 것일까요.

다들 책 구매 인증을 어떤 기분으로 하시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서문이 길었습니다. 제가 쓰고도 저 자신이 이렇게나 수다쟁이였는 줄 미처 몰랐습니다.

아무래도 밑에 쓸 후기들은 서문보다는 짧을 것 같습니다.

2월 초부터 시작해 6월 초까지 10권, 거북이처럼 느릿느릿 나아갔습니다.

이런 속도면 1년에 30권도 못 읽겠군요. 다른 분들이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아! 참고로 삼국지는 제외 했습니다.

모든 책들의 출판사와 번역을 독갤에서 참고하여 구매했지만 삼국지만은 쉽게 결정을 못 내렸습니다.

양도 방대하고, 그만큼 저는 읽는 속도가 느리니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럼 간단 후기 시작합니다.

기억력이 그리 좋지 않아 읽으며 느꼈던 것들을 간략하게 떠올려 써봤습니다.

순서는 독갤듀스101 TOP10 순위의 역순입니다.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 밀란 쿤데라 (민음사)

viewimage.php?id=3fb8d122ecdc3f&no=24b0d769e1d32ca73dec8ffa11d02831046ced35d9c2bd23e7054f3c2d8567a9d57be3a3fd60f7cf790611cc5d4f722e1561137221553d09aea08fe6eb52d7ff85a373


책을 읽으며 배경지식의 중요함을 새삼 느꼈습니다. 당시 체코와 스위스 그 근방 국가들의 상황이나 연력을 잘 알지 못 하였기에 찾아보며 읽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처음에 이게 도대체 무슨 시점으로 쓰여진 글인지 깨닫지 못 한 상태로 4분의1 가량을 읽고 말았습니다.

한마디로 무아지경의 상태였죠. 이게 무슨 소리일까? 아니 도대체 화자는 누구지? 3인칭 시점인가?


하지만 어느 순간 하나 하나 조각이 맞춰졌고 소설 구성의 참신함을 알게 된 순간부터는 이야기의 섬세함, 문체의 아름다움이 보였습니다.

어렵지만 유하고, 복잡한 듯한 구성이지만 다 읽고 나니 오히려 그 구성 덕에 이야기가 더 애틋하게 느껴졌습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홍상수 감독의 작품들이 조금 떠올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프란츠가 정이 갑니다.

아무래도 찌질해 보이기도 하고 불륜남에 뭐 여러모로 안좋게 보이긴 합니다만 그게 오히려 가장 인간 다워 보였습니다.


아마 참존가를 읽으며 느꼈던 따뜻함과 왠지 모를 복잡 미묘한 감정들 덕에 후에 쿤데라의 다른 작품들도 찾아볼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독갤보다가 처음에 진짜 작가가 고인인줄 알았습니다.)





< 이방인 > - 알베르 카뮈 (을유문화사)

viewimage.php?id=3fb8d122ecdc3f&no=24b0d769e1d32ca73dec8ffa11d02831046ced35d9c2bd23e7054f3c2d8567a9d57be3a3fd60f7cf790611cc5d4f722e1561137221553d5df8a7dfb2b75880ff1185e8


어렵습니다. 딱딱하고, 차갑습니다. 그런데 정말 매력적인 소설이었습니다!

그 유명한 첫 문장을 시작으로 처음엔 뫼르소가 일종의 소시오패스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이 책에서 유일하게 뜨껍고 격렬하게 느껴졌던 결말부를 향해 달려가는 소설의 일관된 태도의 일부분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모든게 잘 짜여져 있다. 소설 자체가 뫼르소다.


철학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나, 철학적이라는 느낌을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합니다.

끝나고 생각할 거리를 주는 영화나 소설들이 좋습니다. 기억에 오래 남고 여운이 길어 다시 찾아보게 되니까요.

이방인이 정말 그랬습니다. 마지막 몇 페이지에서 터져 나오는 그 느낌은 정말이지, 평생 잊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도대체 그가 어머니를 잃고 슬퍼하지 않은 것이,

살아 생전 어머니를 포기한 것이 그가 아랍인을 죽인 것에 무슨 연관이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요즘 국민 정서에 흔들리며 수를 밀어붙이는 몇몇 일들이 생각났습니다.

모두가 뫼르소일 필요는 없지만 뫼르소 같은 태도로 살아야 하는게 아닐까요.

감정보다 이성이 중요시 되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돈키호테 > - 미겔 데 세르반테스 (시공사)

viewimage.php?id=3fb8d122ecdc3f&no=24b0d769e1d32ca73dec8ffa11d02831046ced35d9c2bd23e7054f3c2d8567a9d57be3a3fd60f7cf790611cc5d4f722e1561137221553d0effa789b0b75382ff98f1c6


분량도 보지 않고 이 책은 왜 이렇게 비싸지? 하고 주문했을 때 깨달았어야 했습니다.

배송이 오고 벽돌이 온 줄 알았습니다. 독갤 프로듀스101 글을 보기 전, 공지에 있는 독린이를 영입하기 위해 작성한 글을 먼저 봤어야 했습니다.

이렇게 길다니...! 하지만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정말 재밌습니다! 꼭 보세요!! 길어서 머뭇거린분들이 있다면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아니, 이렇게 오래된 소설이.. 이렇게 긴 글이... 어떻게 이렇게 잘 읽히고 재미있을까?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런게 세기를 뛰어넘는 걸작이구나.

단순 재미로만 봐도 순위권 책들 중 TOP이지만 그 깊이나 감동도 다른 작품들에 비하여 전혀 밀리지 않습니다.


1권이 돈키호테라는 광인의 광기와 불쌍한, 하지만 그 모습이 너무나 웃긴 산초와, 이야기 속 이야기들의 소소한 재미가 주였다면

2권부터는 어느 순간 그 광인을 보는 시선이 달라진 나를 느끼고, 현명하고 재치있는 산초가 보이고, 오히려 돈키호테의 광기를 그리워하는 제가 있었습니다.

결말을 보고 마음이 아프면서도 따뜻했고 책을 덮고 저 용맹한 돈키호테의 표지 그림을 보는 순간 다시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1권과 2권 사이의 10년이라는 기간 덕에 속편의 완성도와 깊이가 더 완벽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 그리고 뮤지컬 문외한인 저로서는 맨 오브 라만차 라는 이름만 아는 저 뮤지컬이 돈키호테라는걸 책을 사고 알게 됐습니다.





< 인간 실격 > - 다자이 오사무 (민음사)

viewimage.php?id=3fb8d122ecdc3f&no=24b0d769e1d32ca73dec8ffa11d02831046ced35d9c2bd23e7054f3c2d8567a9d57be3a3fd60f7cf790611cc5d4f722e1561137221553d0af9addbb2b959d0ff310577


솔직히 읽고 나서 굉장히 우울해졌습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느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제목부터 그런 느낌을 물씬 풍기긴 하지만 그런걸 예상했더라도 예상보다 더 우울했습니다.


일단 읽으며 느낀건 이게 정말 그 시대에 쓰여진 소설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독성이 매우 뛰어납니다. 아무래도 가까운 나라이기도 하고 익숙한 문화권인 것도 한 몫하겠지만 그런걸 감안해도 정말 읽기 쉬운 소설이더군요.

그만큼 요조에게 감정 이입이 쉽게 됐고 그게 책의 여운을 더 길게 느껴지게 한 것 같습니다.

사실 본인이 평소 내성적인 성격이라면 한번쯤은 느껴본 적 있는 혹은 생각해 본 적 있는 그런 느낌들을 요조에게 받을 것 같습니다.

저 또한 그랬으니까요.


읽고 나서 지독한 우울감 사이 사이 유려한 문체만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언젠가 다시 한번 읽으면 느낌이 다르려나요. 하지만 재독이 쉽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이 한권에 너무나도 마음이 지쳐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런면에서 본다면 한번쯤 읽어 볼만한 책이지 않나 싶습니다.





< 변신 > - 프란츠 카프카 (현대문학)

viewimage.php?id=3fb8d122ecdc3f&no=24b0d769e1d32ca73dec8ffa11d02831046ced35d9c2bd23e7054f3c2d8567a9d57be3a3fd60f7cf790611cc5d4f722e1561137221553d59faf589b1be52d4ffc91b03


저는 이 책으로 카프카를 시작했습니다. 바로 변신을 찾아보지 않고 책에서 정리해준 대로 카프카의 연보를 따라 초기작부터 읽어갔습니다.

솔직히 카뮈나 쿤데라는 카프카에 비하면 세발의 피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정말 난해합니다. 무슨 개소리를 하는 거야? 아니 모든 단편이 다 이런 식인가? 처음으로 책 읽다가 졸았습니다.

너무나 짧은 단편들도 있었지만 하나 같이 노잼이었습니다.


하지만 참았습니다. 아직 초기작이다. 초기작이다. 점점 나아질거야 라던지, 내가 무지한 탓에 이해를 못하는 건 아닐까 라던지요.

그리고 결국 인내 끝에 빛을 보았습니다. 제목이 기억이 가물 가물한데 아마 <화부>라는 단편 근처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점점 내용이 이해가 가고 어떤 방식으로, 어떤 느낌으로 글을 쓰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느껴지니 점점 단편들 몇개에서 재미가 느껴지더군요.

너무나 많은 메타포에 지치기도 했지만 그런 카프카의 매력을 계속 알아가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읽어가다 드디어 <변신>에 도달했습니다.

저는 영화를 봐도 감동이면 감동했지, 울컥한 적이 손에 꼽을 정도로 없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변신>을 보고 너무나 울컥한 나머지 마음이 아프고 또 아파서 한동안 깊은 여운에 빠졌었습니다.

왜 벌레일까? 왜 벌레여야만 했을까? 그래서 그런걸까? 벌레일 수 밖에 없었구나.

하는 그런 일련의 과정이 제 뇌속을 거쳐 갔습니다.


비현실적인 현실 속 너무나 잔인한 이야기.

점점 인간의 모습을 잃어가는 무기력한 잠자를 보는게 괴로웠습니다.

계속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반전되는 결말의 느낌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읽고 나서 매우 슬펐습니다.


다른 단편에 비하면 스토리 라인이 확실히 보였던 것이 아마 <변신>에 그의 단편들 중 가장 깊게 몰입할 수 있었던 이유이지 않나 싶습니다.

사실 연보를 따라가다 보니 카프카 자체가 점점 그런 느낌으로 글을 쓰는 것 같더군요.

감히 작가의 성장이라고 해야할지... 아무튼 연보를 따라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변신> 보실 분들이라면 현대문학의 카프카 단편선 추천합니다.

변신 말고도 앞에서 언급했던 <화부>라던지 무슨 쥐 이야기랑 사형 뭐시기, 만리장성, 굴, 단식광대 등 재밌는 단편들이 많습니다.

입문만 조금 참고 견디면 카프카의 진가를 볼 수 있을거라 장담합니다.


<변신> 때문인지 카프카는 글이 길어질 수록 이해가 쉽고 깊이가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아마 미완성이라는 장편들도 훗날 기회가 된다면 찾아보지 않을까 싶습니다.





< 롤리타 >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문학동네)

viewimage.php?id=3fb8d122ecdc3f&no=24b0d769e1d32ca73dec8ffa11d02831046ced35d9c2bd23e7054f3c2d8567a9d57be3a3fd60f7cf790611cc5d4f722e1561137221553d5df8a388b4b85285ffb064d7


솔직히 직장에서 읽었는데 이미 대명사가 되어버린 그 단어가 연상되어 눈치 보여서 표지를 떼어내고 읽었습니다.

이해하기 힘든, 이해할 수 없는 범죄자의 이야기는 분명 매력적이죠.

문학동네판의 번역과 각주가 훌륭해서 어떤 문장에서 말하고자 하는 드립이라던지 언어유희 같은 것들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으나

아무래도 그 맛은 원어로 느끼는 것과는 차이가 있을거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훗날 영어를 완벽히 하게 된다면 꼭 원어로 읽어보고 싶더군요.


다 보고 든 생각은 일단 번역자라는 직업이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이걸 어떻게 번역했을까? 얼마나 고민했을까? 이렇게 하고 페이는 충분히 받으실까.

모든 번역자분들에게 진심으로 존경을 표합니다.


험버트라는 범죄자 내면의 심리가 정말 온갖 개드립과 언어유희가 곁들어져 묘사되는데 그게 그가 저지른 범죄의 심각성을 잠식 시켰다고 느꼈습니다.

어느 순간 보면 뭐야, 이게 강간 장면이었어? 같은 부분도 있고, 그가 너무나 지겹게 롤리타에게 매달리니 불쌍한 정신병자의 사랑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조차도 자신의 과거 있었던 연인의 상실감을 범죄의 이유로 이야기 하기도 하죠.


그의 뒤틀린 사랑에 가려진 범죄 뒤 롤리타는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언젠간 롤리타도 한 번쯤 터지지 않을까 싶었는데 예상대로 전개가 그렇게 흘러갔습니다.

결국 험버트는 회개 아닌 회개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분노와 사랑을 담아 실행하죠.

그게 아마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겠죠.


이런 소설을 어떻게 남의 눈치 하나 보지 않고 쓸 수 있었을까?

그런 생각도 문득 들었습니다. 나보코프는 가장 소설가다운 소설가가 아닐까 싶습니다.

3류 공포영화의 점프 스케어 같은 싸구려 느낌 나는 묘사가 아닌 그만이 쓸 수 있는 범죄를 잠식 시키는 언어유희와 필력이 대단하고 느꼈습니다.

잔인하기만 한 호러영화와 놀라게 하는 것 밖에 할 줄 모르는 공포영화처럼 이 소설이 그저 역겹기만 했으면 전부 읽지 못했겠죠.

가장 소설다운 소설이었고 정말 재밌는 소설이었습니다.





< 동물농장 > - 조지 오웰 (문학동네)

viewimage.php?id=3fb8d122ecdc3f&no=24b0d769e1d32ca73dec8ffa11d02831046ced35d9c2bd23e7054f3c2d8567a9d57be3a3fd60f7cf790611cc5d4f722e1561137221553d0eaff684b0ba5485ffe24f0a


체제의 변화, 정치, 탐욕 등 인간의 더러운 내면들을 당시 사회상을 반영해 동물에 빗대어 썼다는 게 참신했습니다.

누군가 고구마를 억지로 계속 먹이는데 중간 중간 사이다를 병뚜껑에 쥐똥만큼 따라서 은혜롭게 주는 느낌입니다.

너무나 가슴이 답답하고 혼란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무기력할 수 밖에 없는 그런 현실에 저도 같이 주저 앉아버렸습니다.

솔직히 정치에는 별 관심 없지만 사회의 모든 요소들에 있어서 정치라는건 필수불가결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보자니 정치의 우두머리 또는 상위에 속해 있는 소수의 돼지 같은 자들의 권력이 조금은 두려워졌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 1984를 먼저 읽어서 그런지 책 자체는 쉽게 읽힌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같이 수록 되어 있는 <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 정말 재밌습니다.

책 읽다가 소리내어 웃어본 적 없는데 너무 욕설이 찰진 부분들이 있어서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인간의 가난이 정말 현실적으로 느껴졌고 작가의 경험이라 그런지 모든 부분들이 있을법한 이야기들이라 더 재밌었습니다.

동물 농장 읽으실 분들은 이 책으로 추천합니다.





<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 - 도스토예프스키 (문학동네)

viewimage.php?id=3fb8d122ecdc3f&no=24b0d769e1d32ca73dec8ffa11d02831046ced35d9c2bd23e7054f3c2d8567a9d57be3a3fd60f7cf790611cc5d4f722e1561137221553d0ca9a385e1bc5584ffedd987


솔직히 돈키호테 같은 벽돌보다는 이렇게 분권으로 나뉘어진 책들이 좋습니다.

부담감이 덜 하다고 할까요? 아무래도 같은 페이지라도 분권이면 피로감이 덜 한 것 같습니다.

이미 죄와 벌을 읽은 상태였기에 도끼 특유의 인간 내면의 깊은 심리 묘사와 범죄 묘사에 관해서 많은 기대를 하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제목 그대로 카라마조프가 안에서 일어난 범죄라는 틀을 갖고 가지만 확실히 죄와벌과는 다른 느낌의 소설이었습니다.

굉장히 종교적인 것 같기도 한데 오히려 그런 부분들 때문에 인간의 삶 자체에 대한 소설이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도끼 특유의 심리 묘사 덕에 흥미진진함을 느끼면서도 인물 하나 하나가 가지는 삶과 신에 대한 제각기 다른 태도들이 흥미로웠습니다.

개인적으로 둘째인 이반이 가장 매력적으로 느껴지더군요. 아마 제가 무교라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에 어디서 도끼의 단점으로 인물들이 너무 수동적이라 그랬나? 연극 같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죄와벌에서 크게 느끼진 못했던 그런 부분이 개인적으로 카라마조프에서는 많이 느껴졌습니다.

아무래도 책 길이가 길이인지라 그랬던 것 같은데 그래도 결말까지 읽고 나니 그런 단점들이 다시 가려지더군요.


후속작을 내지 못하고 죽어서 이렇게 불후의 명작이 될 수 있었던건 아닐까 생각하면서도 너무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소설이었습니다.

하루키가 소설가로서 내고 싶은 종합 소설이란 이런 책이라고 하던데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습니다.

장르가 참으로 복합적인 느낌입니다.





< 죄와 벌 > - 도스토예프스키 (문학동네)

viewimage.php?id=3fb8d122ecdc3f&no=24b0d769e1d32ca73dec8ffa11d02831046ced35d9c2bd23e7054f3c2d8567a9d57be3a3fd60f7cf790611cc5d4f722e1561137221553d5efef1dcb2bc55d1ff2c80fc

책 읽으면서 사람의 심리 묘사, 특히 과거 읽었던 여러 추리 소설과 호러 소설들은 명함도 못 내밀 이런 세밀하고 핵심을 관통하는 묘사는 처음 봤습니다.

범죄 심리의 극에 달한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회적으로 소외된 자, 그리고 살인자의 심리.

이런것들이 어우러져 보는 사람도 페테르부르크의 한여름 속 땀을 뻘뻘 흘리며 로쟈의 작은 단칸방에 같이 헌 침대에 앉아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주변 인물들 때문에 점점 조여오는 로쟈의 심리 상태가 너무나 생생하게 느껴져 좋았습니다.

그가 했던 모든 일들이 여러 인물에게 엮여 있는 부분들도 어찌나 대단하던지요.


이 책으로 처음 도끼를 접했는데 앞으로 이 사람 책은 일단 기대 잔뜩 갖고 읽지 않을까 싶습니다.

라주미힌 같은 친구, 소냐 같은 연인이 있다면 인생은 성공한게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1984 > - 조지 오웰 (문학동네)

viewimage.php?id=3fb8d122ecdc3f&no=24b0d769e1d32ca73dec8ffa11d02831046ced35d9c2bd23e7054f3c2d8567a9d57be3a3fd60f7cf790611cc5d4f722e1561137221553d50faf7d9bdb905d4ff6a2b23


가장 기대한 책입니다. 아무래도 독갤 여러분들의 넘버 원 픽이니까요.

정치에 관해 완전 문외한이라 걱정했는데 그리 어려운 책은 아니더군요.

물론 많은 이가 고통을 호소했던 책 속의 책 부분은 저도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결국 읽고 나니 참 중요했던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추천하신 것처럼 저 같은 독린이가 입문하기에 충분히 좋은 책으로 생각됩니다.


아무래도 당시 조지 오웰에게는 오지 않았던 미래의 가상 이야기이자, 지금 이미 독자에게는 지나가 버린 시대의 이야기라 그런지 흥미로웠습니다.

모든게 통제 되고, 어디까지가 내가 할 수 있는 상한선인지 조차 애매해서 뭔가를 시도하기도, 열심히하기도 두려운 그런 시대.

윈스턴이 줄리아를 만났을 때 읽는 저조차도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서로에게 둘은 그런 시대의 유일한 빛이었겠죠.


그래서 결말을 향해 치닫을수록 제 가슴에 상처만이 남았던 것 같습니다.

윈스턴과 줄리아가 너무나 불쌍해서 그 체제에 화가 나며 그런 현실이 너무나 슬프게 느껴졌습니다.

반전 있는 그 녀석의 그런 모습보다 그가 알려준 골드스타인의 실존 여부에 대한 사실이 더 밉게 느껴졌습니다.


빅브라더이든, 골든스타인이든 도대체 무엇을 믿어야 하는 걸까요.

그저 체제에 굴복하게 되는 그런 모습들이 너무나 여운이 남았습니다.







학교 다닐 때도 독후감이라는 것을 거의 써본 적이 없는지라 그냥 생각나는 대로 주저리 주저리 감상평을 남겨 봤습니다.

너무 장문이고 글이 난잡해서 다 읽을 분은 거의 없을거라 생각되지만 그래도 읽어주셨다면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독갤 여러분들 덕분에 좋은 책들 많이 읽었습니다.


앞서 말한 택배 파업 때문에 아직 오지 않은 책들은 독갤듀스 TOP11~20의 수록된 책들입니다.

저로서는 <이기적 유전자>나 <코스모스> 같은 비문학 책을 입문하기에는 아직 집중력도 인내심도 부족한 듯 싶습니다.

조금 더 많은 문학을 즐기고 그때 가서 저 두 책도 읽어보려 합니다.


그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독서 갤러리 [원본 보기]

추천 비추천

681

고정닉 294

76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공지 힛갤 기념품 변경 안내 - 갤로그 배지, 갤러콘 [75] 운영자 21.06.14 2954 16
공지 힛갤에 등록된 게시물은 방송에 함께 노출될 수 있습니다. [539/1] 운영자 10.05.18 468204 197
16517 3개월 걸린 롤 애니메이션 완성 했습니당 ㅎ;;; [524] 겜미네이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41 30036 518
16516 나의 말벌사육 이야기 [489] 디파일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27 36493 444
16515 실화) 과학고 팬티도둑 사건.manhwa 1~4편(完) [1260] 01Q1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31 123101 2274
16514 데리고있던 호랑나비 번데기 우화했음 [502] 컹컹이냠냠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30 39000 702
16513 우주에서 물건 사는 만화.manhwa [스압] [389/1] 비타(58.79) 07.30 74786 589
16512 중붕이 방 다꾸몄다....!! [1105] 피자구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29 75377 780
16511 위장텐트속 물총새 탐조 [386] 쌍살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29 30841 696
16510 인생 첫 피규어 제작기 [425] ㅇㅇ(119.75) 07.28 54010 328
16508 그동안 갤에 올린 그림들 보고가 [304] Xiq(110.9) 07.28 30967 462
16507 (스압) 버섯 그리고 근황 [656] mant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27 56851 564
16506 뮤쥬라 가면 완성했다!! + 숲에서 찍은 사진들!! [513] doggystly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27 31339 461
16505 3달간 테라스가드닝 & 인테리어 변화 [스압] [445] 붉은제라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26 29249 266
16504 봉지건담 안뜯고 만든 만화 [702] 푸른곰팡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26 75122 910
16503 바다위에서 찍은 사진 [754] 뉴선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24 75295 1392
16502 CIA에서 만든 한국음식들 외 다수 [스압] [690/1] Nitr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23 109455 675
16501 [제작] 종이로 765 극장 모형 만들기 [411] 판버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23 32597 572
16500 울릉도로 자대배치 받는.manhwa [스압] [610] ㅂㅂㅂㅂ(119.199) 07.22 72346 881
16499 강릉투어 (feat.안반데기,소돌아들바위공원,죽도정,한계령,신남선착장) [204] 반달젖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22 19710 197
16497 부산->서울 3박4일 자전거 국토종주 후기 4일차 (완) (스압) [269/1] mylovelymelanch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21 26823 232
16496 스압) 나무로 32시간 걸려 만든 메탈슬러그3 보스 [654] tkd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20 52977 1077
16495 [케좈요리] 여고생쟝 은연어로 스테이크 해먹은 거시야요 [504] 까나디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20 47701 435
16494 [스압]군대가기전 그렸던 모든 그림 모음 + 그림러로서의 thinking [645] tumar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9 50352 600
16493 우리다람쥐 골절 사고 회복기 [스압] [1007] Chipmunk(58.142) 07.19 64335 1271
16492 컴퓨터 골판지 에디션 [840] 골판지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7 102883 1334
16491 (스압주의)알비온 바이스로이 칼집 제작과정 A-Z [299] MW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6 33054 297
16490 불타는 하늘과 무지개 일몰출사 [스압] [241] ㅇU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6 30937 280
16489 야생버섯 요리 핑까좀 ㅋㅋ [1144] mant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5 93721 1791
16488 우주뚱땡이와 복제 인간, 그리고 아일랜드 [548] 한파랑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5 44480 846
16487 (약스압)나의 슬픈 첫사랑 이야기.manhwa [792] 펭닭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4 67090 1043
16486 최근그린것 [541] 0000(221.133) 07.14 42475 585
16485 [스압, 데이터] 발도술 토이 제작했음. [811] Medis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3 63862 2031
16483 [스압] 클레이로 클레 만들어봤슴 [982] 요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3 49011 1355
16482 스압) 여태껏 그린 침착맨 관련 그림 결산 [1309] 똥만좌악좌악싸지르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2 71660 863
16481 후 어제자 헬붕이 바프찍은 후기 [1066] 운빨흥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2 108720 1110
16480 스압)다이나믹 토붕이의 직거래 후기 [49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0 76594 854
16479 (스압) 독학충의 그림 발전 과정 [696/1] ㅇㅇ(112.166) 07.09 82263 789
16478 [스압] 강한 여성 둘이 싸우는 만화 5화 (完) [400] 김야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9 68990 549
16477 비틀즈보다 낫다는 어느 앨범에 대한.manhwa [828] 스파츠[SpatZ]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8 49368 508
16476 [스압] 1)대한민국의 명산을 찾아서 -북한산- [262] 12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8 60262 260
16475 유배당한 김삿갓과 그를 쫓는 암살자.....manhwa [494] 칠리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7 58633 753
16474 cb400 오버홀끝 [332] 히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7 43967 269
16473 잠이 안와서 써보는 필붕이의 장비질 기록 [스압] [173] HNG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6 27235 127
16472 스압) 27시간 걸린 디시 국어 모의고사 final(고3양식) [676/1] 노붕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6 86206 1279
16471 청개구리 올챙이 잡아다 개구리 만들었다 (약스압) [894] 돼지코거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5 86363 2419
16470 주방용 테레비를 엑박으로 만들어봤음. [517] 헤븐맘마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5 63787 871
16469 [스압] 상반기 결산 (풍경) 30pics [472] ㅇU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3 39519 526
16468 클레이로 제로투 댄스 만들어 왔음 [907] 피융신갤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2 129457 1536
16467 스압) 저승길잡이 28~31(마지막회) [208] 만동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2 42525 203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힛(HIT)NEW

그때 그 힛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