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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상플] 행복을 나누는 순간 5앱에서 작성

eunoi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1.07 06:43:35
조회 1891 추천 61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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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오오 죽겠다아아."


천기는 오늘도 밥상에 손을 대지 못하고 자리에 누워 뒤척였다. 중이를 가졌을 땐 먹고 싶은 것만 생각 나 살이 불었었는데, 이번에는 물도 역해 넘기기 힘들어 점점 말라가고 있었다.


그때, 방문이 열리더니 하람이 조용한 발걸음으로 죽을 들고 들어왔다. 방문이 열리고 닫히며 들어오는 공기에도 어쩐지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죽그릇을 내려놓고 다정히 천기의 어깨를 쓸어내리는  하람의 손길과 목소리는 걱정이 가득 묻어났다.


"부인. 죽 좀 드셔보시오."
"못 먹겠어요."
"한술이라도 드세요. 뱃속의 아이를 위해서라도."


그 말에 억지로 무거운 몸을 일으켜봤지만 훅 끼치는 냄새에 천기는 얼굴을 찡그렸다.


"얼마나 고집이 센 아이들이 나오려고 이러나 모르겠습니다."
"부인을 닮았으면 한 고집 하겠지요."
"아니 저만 그러합니까? 서방님도 만만치 않으시다고요."
"누가 그럽니까? 제가 만만치 않다고"
"제가요. 저만큼 서방님을 잘 아는 사람도 없지요."


천기의 당당한 모습에 하람은 소리내 웃었다. 그래, 고집이 강하지 않았다면 어찌 천기와 연을 맷을 수 있었을까, 하람의 웃음에 천기도 마주 웃으며 자세를 고쳐 앉았다.


"조금만 먹을 거에요."
"예 고맙소."
"어찌 그리 매번 고맙고 감사하십니까?"


하람은 대답대신 죽을 조금 떠 후후 불어 내밀었다. 더운 냄새가 나긴 했지만 숨을 좀 참으니 넘길 만 했다. 그렇게 한 술, 두 술, 반쯤 비우고 천기는 다시 자리에 누웠다.


"더 주무시오, 부인."
"잠이 안 옵니다."
"지난 밤에도 계속 뒤척이지 않았습니까?"
"서방님도 같이 주무세요. 그럼 잠이 잘 올 것 같습니다."


하람은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곧바로 옆자리에 누워 천기를 감싸안았다. 요새 못 먹어 그런지 부쩍 몸집이 작아진 것 같았다.


"아이를 가졌는데 점점 말라가니 걱정입니다."
"제가 잘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천기를 꼭 끌어안고 있던 하람이 몸을 살짝 때 천기를 바라보았다.



"저에게 의지하고 있는 아이가 둘이나 있는데, 귀한 아이들이 저에게 와 고생하고 있는 것 같아서요 제가 이 아이들을 지킬 수 있을런지...."
"한 아이를 품어도 쉬운 것이 없지요. 부인은 잘하고 있소, 내가 압니다."



천기는 씩 웃으며 하람의 품에 파고 들었다. 이제 슬슬 잠기운이 몰려왔다.


그때,


"어머니!!!"


문이 확 열리더니 하중이가 한 손에 꽃을 가득 든 채 우다다 뛰어왔다. 놀란 천기가 하람을 확 밀치자 저항없이 밀려난 하람은 팔꿈치를 쿵, 하고 찧었다.


아이고 내 팔꿈치.


"어어.. 그래, 하중아, 잘 놀다 왔니?"
"어머니 선물입니다!"


하중은 손에 가득 들고 있던 엉성한 꽃다발을 천기에게 쭉 뻗어 내밀었다.


이리 예쁜 아이가 또 있을까 이런 아이를 둘이나 더 얻을 수 있다면 고생이 좀 심하면 어떠리. 천기는 지친 기색을 지우고 꽃을 받아들고 환하게 웃었다.


"아이구 이쁘다. 고맙다 중아."
"어머니가 더 예뻐요!"
"그렇지"


하중은 이를 드러내며 무해한 웃음을 지었고, 순수하게 뱉은 그 말에 하람은 팔꿈치를 문질거리다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애한테 뭘 가르친 건지."
"하중이가 눈이 높은 거죠."


아이고,  천기는 오늘따라 이말을 자주 생각한다 느꼈다.


"하중아, 나가서 아버지랑 점심 먹으렴."
"어머니두 같이 가요!"
"동생들이 배가 고프지 않은 모양이야."
"동생들이 말을 합니까?"
"말은 하진 않아도 느껴진단다."
"저도 느낄 수 있어요?"
"아직은 아니야. 중이한테 제일 먼저 이야기해 줄테니. 어서 가서 밥 먹어."




천기가 하중이의 볼에 쪽 입을 맞추고, 하람이의 손을 잡고 나가는 걸 보고 천기는 다시 자리에 누웠다. 조금 전까지 잠기운이 몰려 왔는데 다시 조용해지자 어쩐지 또 잠이 오지 않았다.


그렇게 조금 뒤척었을 때, 다시 문이 열리더니, 하람이 조용히 다시 들어왔다.

"부인."
"어찌 다시 들어오셔요. 하중이는요."
"유모랑 있으니 걱정마시오, 같이 있어야 잠이 올 것 같다 하지 않았소. 내 부인의 잠을 재워줘야지."

하람은 곧바로 다시 자리에 누웠다. 천기의 머리를 꼭 끌어안고 쓰다듬으니 둘은 곧 그 따듯한 온기에 잠이 빠져들었다.



*


코 위로 내려앉은 잎에 위를 처다보자 복사꽃밭이었다. 그 옆에는 너무나도 이쁜 소녀가 자신에게 복숭아를 내밀었다.

어찌이리 예쁠까, 하람이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소매로 복숭아를 닦아 반을 쪼개 내밀자, 아삭아삭 씹으며 웃고 있는 것이 너무 귀여워 하람은 머리를 조금 쓰다듬다가 볼을 살짝 만졌다.


그때 복숭아를 밑에 툭 떨어트린 아이는 누군가를 보고 금세 뛰어갔고 그 길의 끝에는 비슷한 키의 어린 아이가 꼭 닮은 모습으로 이쪽으로 손을 흔들고 있었다.


"어?"


그제야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낀 하람, 그걸 느낀 것과 동시에 다시 눈을 뜨자 자신과 천기의 안 방이었다.


"....."


무슨 꿈이지, 

하람은 현실로 돌아오는데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조금 멍하니 앉아있자, 천기는 조금 뒤척이기 시작했고, 하람은 곧바로 천기를 토닥여주면서 그제야 얼굴이 환해졌다.




"하..하..."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해 살짝 입을 막으면서 하람은 한참을 그렇게 앉아있었다.











1. 하람은 꿈속이라 그 아이가 천기인줄 알았음 그래서 자신의 덩치가 크다는 것도 모두 눈이 검다는 것도 알아채지 못함

2. 천기바보 2호 그이름은 하중. (비결: 조기교육)




천기 고집이 더 셀까 하람 고집이 더 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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