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고 컴팩트한 디자인은 굉장히 보기 좋았습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밤하늘의 검정색을 좋아하는데, 이 색깔이 노트북에 굉장히 세련된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물론 호두나무 만큼 기발하거나 특이한 재질이 들어간 건 아니지만, 프리미엄 라인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실버나 그레이 색상이 아닌 것만으로도 충분히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nvy x360은 AMD의 라이젠 3,5,7 프로세서와 8/16GB RAM, 그리고 최대 1TB의 SSD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외장그래픽은 선택할 수 없고, 모든 라인업에서 내장 라데온 그래픽을 사용하죠. PCMag에서 리뷰한 모델은 6코어 라이젠 5 4500U와 8GB RAM, 그리고 256GB의 SSD를 탑재한 중간 정도의 사양입니다.

13인치 FHD 디스플레이

Envy x360 13의 터치스크린 탑재 디스플레이는 13.3인치로, 초경량 노트북 대부분에서 채택하는 크기입니다. 해상도는 1920x1080의 FHD 크기로, 대부분의 작업에서 문제가 없으나 이따금 텍스트가 흐릿한 것은 거슬릴 수 있습니다. 4K나 OLED 디스플레이가 필요하다면 한 체급 위인 Spectre를 알아보셔야 할 것 같네요.

PCMag에서 리뷰한 모델은 최대밝기 400nit의 LED 백라이트 LCD 디스플레이가 탑재되어 있는데, 이는 일반적인 실내 사용에는 충분한 밝기입니다. 다른 사양으로 300nit 패널이나 개인 정보 보호 필터가 내장된 1000nit 디스플레이를 선택할 수도 있죠. 다만 후자의 경우 옆에서 누군가가 훔쳐보는 것을 막을 수는 있지만 다소 읽기가 어려운 단점이 있어 비좁은 곳이나 공공장소에서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는 사람들에게만 선택할 만한 사양입니다.

베젤이 매우 얇은 것도 눈에 띕니다. 덕분에 디스플레이가 노트북 끝부터 끝까지 거의 꽉 채우는 것을 볼 수 있죠. 상단 베젤이 상대적으로 살짝 두꺼운 편이긴 한데, 이는 Envy x360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기능 중 하나인 내장 개인 정보 필터가 달린 720p 카메라가 그 자리에 있기 때문입니다. 휴렛패커드는 이 자동 필터를 Envy 17을 포함해 일부 다른 제품에도 탑재하는데, 이 기능은 사용하다가 실수로 카메라를 켜놓는 경우를 제외하면 필자가 지금까지 본 보안 필터 중 가장 괜찮은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카메라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으려면 전원 단추 우측에 위치한 키를 누르기만 하면 끝이죠. 작은 딸깍 소리와 함께 카메라 커버가 즉각적으로 닫히는 걸 볼 수 있을 겁니다.

이 방식은 카메라 위에 테이프 쪼가리를 붙이고 다니는 것에 비하면 말할 필요도 없이 훨씬 낫고, 종래의 수동으로 여닫는 웹캠 슬라이더보다도 간편합니다. 옥의 티라면, 이 기능을 탑재하기 위해 공간을 좀 잡아먹은 탓에 안면 인식을 위한 IR 센서가 빠졌다는 점인데, 그래도 키보드에 설치된 지문 인식 솔루션을 통해 여전히 Windows Hello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불편할 정도로 좁은 터치패드와 특이한 포트 위치

Envy x360 13의 키보드는 넉넉한 키 간격과 만족스러운 키감을 제공해 편안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합니다. 특히 키 중간에 새겨진 현대적인 느낌의 큼직한 글씨는 보기에도 좋죠. 백라이트가 탑재되어 있으며, 오른쪽 가장자리에 Home, End, PgUp, PgDn 전용 키를 제공합니다.

좁디 좁은 터치패드는 키보드만큼 편안한 경험을 주지 못합니다. 정확도 자체는 충분하지만, 사용하다 보면 위쪽에 있는 스페이스바를 자꾸 건드리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불편하긴 하지만 공평하게 말해 보자면 사실 키보드를 희생하지 않고 터치패드 크기를 키울 방법이 없긴 합니다. 공간 자체가 없거든요. 맥북 에어 같이 넉넉한 크기의 터치패드를 탑재한 노트북의 경우, 노트북 크기 자체를 좀 더 크게 해서 작업 공간을 확보하게 된 케이스니 이 부분에서는 좀 더 자유롭습니다.

최근 들어서 휴렛패커드는 노트북에 I/O 포트를 탑재할 때 좀 변칙적인 위치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Spectre x360 같은 경우는 뒤쪽 모서리에 포트가 내장되어 있는데, 이는 포트에 꽂힌 코드가 옆에 주렁주렁 달려 흉한 모습을 보이거나 공간을 추가로 잡아먹는 일이 없어지게 한 기발한 선택이었죠. Envy x360의 포트 위치는 종래에 달린 위치에 그대로 달려 있긴 합니다만, 그 두께에 USB-A 포트를 달기에는 어림도 없습니다. 그래서 휴렛-패커드는 턱 형태의 경첩을 채택했습니다. 보통 이더넷(RJ45)포트에서 볼 수 있는 그거요. 애플이나 델이 같은 문제를 겪었을 때 USB-A 포트를 통으로 날렸던 것보다는 낫지만 이 경첩은 움직이는 부품이니 파손이나 마모의 위험이 있습니다.

USB-A 포트 2개 말고도 USB-C 포트 하나, 3.5파이 이어폰 포트, 파워 포트와 microSD 카드 리더기도 달려 있습니다. 기본 버전은 802.11ac를 지원하지만 PCMag에서 리뷰한 모델처럼 802.11ax Wi-Fi 6 및 Bluetooth 5로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Envy x360 13의 듀얼 스피커는 노트북 하단의 그릴을 통해 소리를 전달하며, 노트북이 천막이나 이젤같은 재질로 받쳐져 있을 때 가장 좋은 음질을 제공합니다.

평균을 상회하는 퍼포먼스

투인원 라인업은 휴렛패커드, 델, 에이수스, 에이서, 레노보 같은 회사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치열한 시장이지만, 우리가 테스트한 Envy x360과 비슷한 가격대의 모델 대부분은 레노보에서 나옵니다. Yoga C640이나 740, Ideapad Flex 5 14 같은 제품 말이죠. 이 중에 마지막 모델 같은 경우는 이 제품을 리뷰하기 전까지 우리가 리뷰했던 유일한 4세대 라이젠 저전력 노트북입니다. C740과 Flex 5의 경우는 14인치의 스크린을 탑재했지만, C640의 디스플레이 크기는 Envy x360과 같은 13인치입니다.

성능 비교 목적이라면 델의 Inspiron 14 7000 시리즈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이 모델의 경우 우리가 리뷰한 제품은 일반적인 형태의 노트북이지만 13인치 투인원 형태의 모델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정확하게 Envy 13 x360과 동일한 구성이죠.

우리는 Envy x360과 같은 프로세서를 탑재한 IdeaPad Flex 5 14의 성능을 보았을 때 이 제품이 벤치마크 점수와 실사용에 있어서 꽤 좋은 성능을 발휘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결과적으로 그것이 틀린 말은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진행한 PCMark 10 테스트에서는 일상적인 사용 환경에서의 전반적인 성능을 측정해 점수로 표시하는데, 위의 두 제품이 다른 모델에 비해 확실한 점수 차를 보이며 준수한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점수가 4,000점 이상이면 매우 좋은 성적입니다.)

저장 장치 성능 측정을 위해서는 PCMark 8을 사용했습니다. SSD 속도의 경우 일반적으로 차이가 큰 편이 아니기 때문에 평범하게 빠른 속도를 보여주었습니다.

Envy x360 13의 높은 퍼포먼스는 멀티미디어 편집에 있어서 빛을 발합니다. 포토샵을 통한 이미지 편집, 시네벤치의 3D 그래픽 렌더링, 핸드브레이크를 통한 비디오 인코딩 등 멀티미디어 작업에 있어서 Envy x360 13은 앞에 언급했던 두 개의 Yoga 모델과 Inspiron과 비교했을 때 향상된 성능을 보여 주었습니다.

시네벤치 및 핸드브레이크 테스트에서는 IdeaPad Flex 5 14와 Envy x360 13 사이에 작지만 눈에 띄는 차이가 있는데요, IdeaPad가 좀 더 높은 점수를 보였던 이유에는 16GB의 좀 더 많은 메모리 용량이 큰 역할을 차지했을 것으로 보지만, IdeaPad의 크기 자체도 더 커 발열 관리에서 좀 더 유리한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게이밍 성능 점수표에서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라이젠 CPU에 달려 있는 내장 라데온 그래픽의 성능에 힘입어 IdeaPad Flex 5와 Envy x360 13은 모두 3DMark와 슈퍼포지션 벤치마크에서 두 Yoga 노트북에 비해 상당한 비교우위를 보입니다. 이 두 벤치마크 모두 게이밍 환경에서의 3D 그래픽을 세세한 부분까지 렌더링하고 이동시키며 시스템이 작업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측정합니다. Yoga 노트북에는 보잘것없는 인텔 UHD 내장 그래픽이 장착되어 있으며, 벤치마크 결과에서도 상대적으로 보잘것없는 점수를 보여 줍니다.

라데온 내장 GPU의 진보된 성능은 720p 같은 저해상도로 게임을 즐기는 캐주얼 게이머들에게 있어서 충분한 성능을 제공합니다. 이 제품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적절한 조건 하에서 약 40fps의 준수한 성능을 뽑아내 주었습니다. 당연하지만 Inspiron 14 7000에 달린 Geforce MX250 같은 외장형 GPU에 비하면 성능이 떨어집니다.

하루 종일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 성능

PCMag에서는 노트북의 배터리 수명을 측정하기 위해 로컬 디스크에 저장된 720p 동영상을 준비해 화면 밝기는 50%, 그리고 볼륨은 100%로 설정한 뒤 배터리가 방전될 때까지 이를 반복 재생시깁니다. Envy x360의 51와트시 3셀 배터리는 이 테스트에서 약 13시간의 재생 시간을 보여 주었습니다. Inspiron이나 Yoga C640이 이 테스트에서 20시간 이상을 버텼던 것을 고려했을 때 다소 짧은 시간임을 알 수 있죠.

그래도 13시간이면 하루 정도 일상적인 사용을 하기에 충분한 성능이며, 필자 역시 이 노트북을 리뷰하면서 잘 때를 제외하고는 별도로 충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휴렛패커드는 이 제품에 고속 충전 기능을 탑재해, 방전된 배터리를 30분 안에 50%까지 충전할 수 있게 만들어 두었습니다.

투인원 노트북을 찾는다면 샘날만한 제품

Envy x360 13은 우리가 Envy 시리즈에서 기대했던 탄탄한 기본기와 평균 이상의 퍼포먼스,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까지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습니다. AMD의 4세대 라이젠 저전력 CPU를 최초로 장착한 모델들 중 하나인 이 노트북은 인텔의 경쟁 제품과 비교했을 때 배터리 수명이나 설계에 있어서 손해를 보지 않고도 CPU를 많이 사용하는 작업에 있어서 더 나은 성능을 보여줍니다.

Envy x360 13은 미드레인지 투인원 경량 노트북 중에서 상당히 괜찮은 제품입니다. 물론 지갑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Lenovo IdeaPad Flex 5를 선택해 돈도 몇백 달러 아끼고, 성능도 약간 더 좋은 '가성비 노트북'을 살 수도 있습니다. 화면이 Envy보다 좀 떨어진다는 점이 걸리긴 하겠네요.

아까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 라인업에서는 많은 회사들이 경쟁하고 있고 Envy 역시 수많은 도전자들을 마주하게 될 겁니다. 델의 Inspiron 일부 모델이 이미 4세대 라이젠 저전력 프로세서를 탑재해 나왔고, 더 많은 노트북이 이 프로세서를 달고 나올 예정이죠. 하지만 지금 당장 미드레인지 투인원을 골라야 한다면 이 제품은 그것들 중에서 가장 나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요약

휴렛패커드의 품격 있는 Envy x360 13 라이젠 버전은 빠른 성능, 매끄러운 섀시, 훌륭한 기능,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을 자랑하는 뛰어난 미드레인지 투인원 컨버터블 노트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