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르릉~…

호호~ 있구나 있어. 사냥당하기를 기다리는 혼이 저렇게 우글거리다니…

여기를 빠져나가면 캬멜롯 안에 있는 연산장치에 도착할 수 있겠네.

네. 단, 이 전력으로 돌파할 수 있을지 없을지 미묘하네요. 누군가 한 명 더 있다면…

옿, 아무래도 딱 맞게 온 것 같네여!

도적아서!? 무사했구나!

당연하져. 제가 그렇게 간단히 죽을 리 없잖아여. 근데 어라? 한 명 늘어났네여?

(치직…) 이 사람도, 아서? 내가 알고있는 아서랑은 꽤 달라… 기교의 장이 좋아할 법한 타입…

기교의 장? 흠,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캬멜롯의 온실 속 화초한테 덜미를 잡힐 제가 아니라구여.

이걸로 배우는 다 모였군. 그래서, 이제부터 어떡할 건데?

네. 아서님이 있으면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한번에 빌런들을 제압하도록 하죠.

여기까지 와서 설마 정면돌파라니. 하지만 그런 거 싫지는 않지만요.

도적아서, 적은 캬멜롯 안에 있어. 함께 이 악몽을 끝내자.

물론이져, 되찾도록 하겠어여. 우리들의 브리튼을!

이게 연산장치… 확실히 카오스 텔러의 기척이 느껴져.

하지만, 어째서? 왜 우리들이 여기 있는데도 손을 쓰지 않는 걸까…

(치직…) 아마 목적을 달성해서 그럴지도.

목적?

이번 소동으로 아서들은 각각 왕에 걸맞는 전투를 보여, 왕의 그릇을 증명해보였어…

연산장치는 그걸 보고 왕의 선정 자체가 틀리지 않았다고 납득했을지도…

그저 리셋할 뿐이 아니라… 왕혼의 반짝임을 느끼고 싶었다, 라는 말인가…

흐응~ 뭐 잘 모르겠지만, 일단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여.

왜냐면 우리들은 그 누구도 뽑지 못하는 검을 뽑은 아서들이니까여. 선정이 틀렸다고 말하게 두지 않을 거에여.

뭐, 아무튼 빨랑 '조율'을 마치고 성으로 돌아가자구여. 배고파 죽겠어여.

아, 여러분들한테도 제 동료를 소개할게여! 용병 씨라던가, 부호 씨라던가, 가희 씨라던가… 분명 다들 좋아할 거에여~!

…미안, 도적아서. 그건 불가능해.

'조율'을 하면, 카오스 텔러가 나타난 이후의 기억이 사라져버려. 그러니까…

헤?

아, 아아… 그런가여… 흐응… 머, 뭐어,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만…

(치직…) 이 사람, 삐졌어?

하, 하아? 삐지지 않았거든여! 이제 됐어여. 어디로든지 가버리시라구여.

…역시, 이 도적 아가씨한테 왕은 어울리지 않겠는걸.

아뇨아뇨, 혹시 모른다구요? 의외로 이런 사람이야말로 왕에 적합할 지도 몰라요.

언젠가 다시 올게. 평화로워진 브리튼으로. 도적아서들이 그렇게 만들어 줄 거지?

……글쎄, 어떨까여?

…다음에 올 때에는 더 평화로운 브리튼을 보여드리도록 하져. 그때엔 선물도 잊지 말라구여.

그때야말로 우아사하, 제대로 디너를 준비해주세여.

네. 물론입니다.

그래… 잘있어, 도적아서.

"혼돈의 소용돌이에 집어삼켜진 이야기꾼이여"

"내 말에 따라 조율을 개시하라…"

아서님, 아서님.

후왓!? 어라? 무슨일이에여, 우아사하?

아니요, 무슨일은 아닙니다. 이런 곳에서 낮잠입니까?

낮잠? …어라, 나 자고있었나여?

어, 누군가랑 약속하고… 그리고, 어어음, 어라…?

잠꼬대할 때가 아닙니다. 스카하 님이 화나셨다구요?

치즈 몰래 꺼내먹은 거, 완전히 들킨 모양입니다. 빨리 대용품을 준비하지 않으면 영원히 오른쪽 대각선 앞으로 달리는 특훈을 시킨다고…

그 영문 모를 특훈은 뭐애여! 젠장, 제대로 뒷공작 해놨는데!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네여! 일단은 부호 씨한테 울며 메달려서 대용품을 준비시키도록 하져!

어디까지나 남에게 의지하는 건가요, 역시나입니다. 앞으로는 몰래 꺼내먹는 짓을 그만두세요.

언젠가 해야할 디너에서 내놓을 음식이 없어져버리니까요.

디너? 무슨 소리에여?

아니요, 아서님. 아무것도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