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OMC 회의록 공개

트럼프노믹스 불확실성 우려

“예정보다 속도 낼 필요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경기 부양책 여파를 우려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더욱 빠르게 가져가는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기준금리 인상 흐름에 가계 부채에 의존한 경제 정책을 펴온 한국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경고가 다시 한 번 나왔다

미 Fed가 4일 공개한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록에 따르면 FOMC 위원들은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예상보다 빨리 가져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회의록에는 “많은(Many) FOMC 위원이 실업률의 단기 급락을 제한하고, 물가 상승 압력을 저지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현재 예상하는 것보다 빨리 가져갈 필요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명시됐다. 이는 FOMC 위원들이 트럼프 행정부에서 시행될 것으로 보이는 세금 감면과 투자 확대 등으로 인해 물가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으며, 이 경우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12월 기준금리 인상 결정 당시 FOMC 위원들은 올해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상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이번 FOMC 회의록 공개로 세 차례 이상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이 미국 국채선물 가격 동향을 바탕으로 산출한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를 보면, 올해 세 차례 이상 인상을 전망한 응답이 36.7%였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데 이어 유럽과 중국도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1%를 넘어서면서 독일을 중심으로 기준금리 인상 요구가 나오고 있다. 중국은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자금 유출이 심각해지면서 기준금리 인상을 고민 중이다.

세계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상 분위기에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5일 발간한 ‘세계 부채 모니터’ 보고서에서 올해 기준금리 인상 흐름에 지난해 부채가 급증한 세계 각국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IIF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세계 총부채는 11조 달러(약 1경3117조 원) 이상 급증하면서 217조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IIF는 한국에 대해 지난해 3분기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10%포인트 이상 증가해 신흥국 중 부채가 급증한 국가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IIF는 한국의 경우 가계부채가 신흥국 중에서 중국 다음으로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