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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인연 (8) 재회

jad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8.23 22: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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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 나오는 기록은 국역 고려사를 참고함



*


“전하께 긴히 드릴 주청이 있사옵니다.”


정몽주가 이색, 우현보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의 사면을 요청하자, 공양왕은 고민에 빠졌다.
“... 이번 일은 함부로 결정할 수 없소이다.
추후에...”



이후, 진눈깨비가 내리고 연이어 청주에 홍수가 나면서 민심이 흉흉해지자

공양왕은 늦은 밤 심덕부와 이성계를 부른다.
“연이은 자연재해로 민심이 흉흉한 것은 두 분께서 잘 아실 것이라 생각되오.”
그 말을 듣고 뭔가 할 말이 따로 있음을 눈치챈 심덕부가 의견을 말하려고 하자,
이성계는 그에게 눈빛을 보내 만류한다.
“예로부터 자연재해가 일어나면 죄수를 사면하는 예가 있었사옵니다.
흉악한 죄를 저지른 죄인을 제외하곤 사면하는 것이 옳다 사료되옵니다.”


예상치 못한 그의 말을 들은 심덕부는 충격에 빠졌고, 공양왕은 내심 안도했다.
애석하게도 이날 있었던 일은 고려사에서 짤막하게 기록할 뿐이다.


‘청주(淸州)에 홍수가 나고 또 지난 달에는 진눈깨비가 내리자
왕이 심덕부(沈德符)와 우리 태조(이성계)를 불러 죄수를 사면할 것을 의논했다.’


한편, 이날 있었던 일은 정도전과 이방원에게도 전해지게 되는데?






그로부터 며칠 뒤, 십수명의 군사들이 한 남자를 추격한다.
그때 갑자기 남자가 도망을 멈추자, 군사들이 순식간에 그를 포위하였다
오랜 시간 군사들의 추격으로 인하여 남자의 몸과 마음은 지쳤지만, 눈빛만큼은 맹수의 그것과 유사했다.
남자의 눈빛과 마주한 군사들은 잠시 주춤했지만, 칼집에 칼을 꺼낸다.
“네놈이 더 이상 도망칠 곳은 없으니 순순히 잡히거라.”
그러나, 오히려 남자는 두려움에 떨기는 커녕 자신들에게 의미모를 미소를 짓는 것이 아닌가?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아는 법이지.”



남자가 칼집에서 칼을 꺼내려하자, 일제히 칼을 꺼내려던 군사들은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고

일제히 뒤돌아본다.
“왠 소란들인가?”
군사들에게 소리친 남자, 그는 바로 수문하시중 정몽주였다.
“...수시중 대감.”
“뒤에 있는 남자가 큰 잘못을 저질렀나?”
“시중대감에 무단침입하여 기밀을 유출하려한 혐의이옵니다.”



군사들과 추격으로 인하여 거센 숨을 내뿜는 남자를 지켜보던 정몽주는 그에게 사연이 있음을 알게 된다.
“절차대로 진행했는가?”
“그것이 저...”
“이거 참 실망일세.
안 그래도 요즘 시중대감께서 여론에 신경쓰고계신데,
무고한 사람을 함부로 잡아들인다는 소문이 도성에 퍼졌다는 사실을 알게되면 자네들은 과연 무사할 수 있을까?
그러니 저자를 나에게 넘기시게.”


저자를 잡기 위하여 오랜 시간 분투하였는데 순순히 내놓을 수 없었다.
“그리할 수 없사옵니다.”
우두머리의 대답을 들은 정몽주는 결정적인 한방을 날린다.
“자네들을 파직하고 순군옥에 잡아넣어야 정신차릴 것인가!!!”
격분한 그의 목소리에 군사들은 주도권은 이미 정몽주에게 넘어갔음을 뒤늦게 깨닫는다.
여기서 더 움직였다가는 자신들이 불리하게 됨을 너무나 뻔한 일이었다.
짧으면서 긴 시간동안 고민하던 우두머리는 결국 부하들에게 고개를 끄덕였고,
잠시 후, 그들이 물러가게 되면서 남자는 정몽주에게 넘어가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 이미 군사들이 물러감을 확인한 정몽주는 남자를 바라본다.


‘어디서 봤지?’


남자와 자신은 오늘 처음 봤지만 분명히 어디선가 여러 번 마주친 것 같았다.
과거와 현재의 기억을 떠올리는 사이 정몽주는 남자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음을 알게 된다.
“오늘 수시중 대감께 큰 은혜를 입었사옵니다."
“아닐세, 보아하니 억울한 사연이 있는 듯 하여, 작은 도움을 주었을 뿐이네.”



집으로 향하려던 정몽주는 남자의 간절한 목소리에 잠시 발걸음을 멈춘다.
“은혜를 갚을 기회를 주십시오.”
“은혜라?
내 자네에게 작은 도움을 주었을 뿐이니, 인연은 여기까지일세.”



남자와 마주한 순간, 정몽주는 오래전 함주에서 만났던 소년을 떠올렸다.
만약 그 소년이 지금까지 살아있었다면 남자와 비슷한 나이였으리라.
잠시 과거의 기억과 마주한 정몽주는 발걸음을 돌려 집으로 향한다.


한편, 그동안 있었던 모든 일들을 맞은편에서 한 남자가 지켜보고 있었다.
두 사람이 물러가고 남자는 밤하늘에 떠있는 달을 바라본 다음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그로부터 며칠 뒤, 정도전은 이성계를 향하여 거센 분노를 토해낸다.
“어찌하여 장군께서 목은과 그의 제자들을 죽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스스로 날리시는 것입니까?”
“삼봉도 목은 선생의 제자 아니었소?”
“스승이전에 그는 새로운 나라에 적일 따름이옵니다.”
정도전의 대답을 들은 이성계는 자신의 주장을 말한다.
“적은 전쟁터에서 제거해야하지만, 설득해서 아군이 된다면 좋지 않겠소?
더군다나 새로운 나라에 목은선생만한 석학이 있어야 하오.”
“하오나, 장군!”


정도전이 거세게 항의 하자, 격분한 이성계는 서안을 주먹으로 치면서 분노를 터트린다.
“삼봉! 내 이리 말했는데도 어찌 자기 주장만 늘어놓는 건가?
나 이성계를 그리 우습게 보이는가!”
“... 장군?”
격분한 이성계의 모습을 처음 봤기에 정도전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내 긴말하지 않겠다.
이번 일은 이것으로 끝낼 것이니, 그 어떠한 의견을 나에게 말하지 말라.
알겠는가?”
자신을 노려보는 이성계의 거센 눈빛과 마주한 정도전은 결국 한발 물러선다.
“...그리하겠사옵니다.”


한발 물러서는 정도전을 지켜보던 이성계는 누군가를 떠올린다.
“ ‘그 녀석’의 일은 어찌 되었는가?”
“포은과 마주한 그날 이후 매일 그를 설득하고 있으니, 조만간 결과를 알려줄 것입니다.”



이후의 일들은 고려사에서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다음 날, 장마가 오래 지속된다는 이유로 전국에 걸쳐 교수형과 참형 이하의 죄수는 석방하고,

지방에 부처(付處)한 자들은 죄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모두 다 편의대로 고향으로 돌아가게 했는데

개경에서 석방된 죄수만도 150여 명에 달했다.’



그로부터 며칠 뒤, 자신의 집무실에 한 청년이 씩씩거리며 문을 박차고 들어오자,
정도전은 이러한 일을 자주 겪어본 듯 그를 맞이한다.
“왔느냐?”
집무에 집중하는 정도전을 지켜보던 청년을 격한 목소리로 말한다.
“어찌하여 아버님을 설득하지 않으신 것입니까?
그리고 포은숙부님 아니 스승님을 저대로 지켜보실 것입니까?”
“이번 일은 내가 장군께 질 수밖에 없음을 방원이 너도 잘 알고 있지 않느냐?”
“하오나!"




“포은이 내말을 들을 것이라 생각하느냐?
그랬다면 진즉에 포은을 아군으로 포섭했겠지.”
정도전의 차분한 목소리에 이방원은 그를 노려본다.
“나를 노려본다한들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지금 너의 모습은 어린 아이가 떼를 쓰는 것과 무엇이 다르느냐?
공무중이니 이만 물러가거라.”




이방원의 눈빛에서 무언가를 읽은 정도전을 붓을 조용히 내려놓는다.
“혹여나 싶어 하는 말이지만, 이번 일은 지켜만 보거라.
너의 섣부른 움직임으로 인하여 거센 후폭풍을 몰고 올수 있음을 명심 또 명심 하거라.”
이방원이 대답대신 문을 박차고 나가버리자, 잠시 생각에 잠기던 정도전은 자리에서 일어난다.





같은 시각, 정몽주의 집.
정몽주와 무영은 말없이 차를 마시고 있었다.
“대감의 제자가 되고 싶습니다.”
“... 제자라?? 나는 누구를 가르칠 실력이 못되네.”


구해준 그날 이후, 남자는 자신의 집에 꾸준히 방문하였다.
몇 일 동안 찾아오고 설득하는 남자의 모습에게서 이성계를 떠올린다.
황폐화된 도성에서 처음 마주하고 시간이 흘러 전쟁터에서 재회한 이후 지우가 된 이성계의 모습이

어찌하여 저 남자에게서 느껴지는 것일까?
과연 이게 우연의 일치일까?




자신의 짐작이 틀리길 바라며 자리에서 일어난 정몽주는 옆에 있는 바둑판을 바라본다.
“바둑을 할 줄 아는가?”
“...예전에 모시는 어른께서 하는 모습을 지켜만 봐서 잘하진 못합니다.”
“그러한가?
바둑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속기이네.
지켜보고 기록하면서 차츰 실력이 늘어나는 법일세.”


시간이 흘러, 정몽주는 검정 알을 차분하고 신중하게 움직이는 무영을 지켜본다.
“제법 바둑을 잘 두는 군.”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무영을 지켜보던 정몽주는 오랜 지우를 떠올린다.
“자네를 보면 나의 오랜 지우가 생각나네.
명궁이자 덕장이었던 그는 차분함과 겸손함으로 차근차근 바둑을 두곤 했네.
오랜 시간 그와 함께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면서 때로는 도움을 주었네.
그와 함께했던 나날들은 이제 과거가 되었으니...”


과거를 회상하는 정몽주를 무영은 안타깝게 지켜본다.
“... 수시중 대감.”
“수시중 대감이라?
이제 이 순간부터 스승님이라고 부르게.”
정몽주의 말이 끝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서 절하는 무영의 눈가에는 눈물로 가득했다.



그날 밤, 정자에서 달을 바라보던 정몽주는 낯익은 인기척을 느낀다.
“... 왔느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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