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제 아는 머글 한테
이 세상에 몇 안되는
내가 내인걸 알리고 싶지 않은 이에게
강제 장밍아웃 당해서
밤새 분하고 원통 하여 이불 차다가

오늘 플라잉 요가 세 시간 반 하고
멘탈 되찾음.

소싯적 아이돌 팬질 하면서도
절대 뛰쳐 가지 않았던 콘서트와 정모를
다니게 만든 것이 근석이 건만
탈탈 탈탈 제대로 털리고 나니
현타가 좀 와서
밤 새 우울 하다가

오늘 박쥐 처럼 대롱 대롱 거꾸로 매달려
생각을 해보니

난 그냥 이미 늦었음.

이미 본의 아니든 본의 이든 장어생을 살고 있는 것.

이라는 생각을 하고
집에 와서
간만에 맥주를 벌컥벌컥 마시며
그동안 내가 쓴 문제적 글들을 다시 읽어 보았음.

기든 아니든
근석이 팬질을 시작 하며
한가지 생각 한게 있다면
어쩌면 머글생 마지막 팬질
정말 내가 장어생을 살게 된다면

오빠 다리 붙잡고 징징우는 짓
어줍잖은 쉴드
가식 쩌는 예쁜 짓
이런거 안하고

그냥 순간 순간
보이고 들리고 생각하고 느끼는 대로
내 기준 최고 단순하게
차곡 차곡 팬질 해야지 하고 생각 했는데

글 몇 개 읽다 보니
그랬던 것 같아.

조금의 후회도 없는 것을 보니
잘 살고 있는 내 장어생.

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괜찮아졌음.


새해 벽두 부터 아주 멘탈 탈탈 털릴 뻔 했으나

이쁘지 아니한가

우리 근석이!!!!!

그럼 됐지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