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디 번개 가는 길에
이거 저거 먹을 걸 좀 사서 가려고
집 앞 시장을 갔는데
뭐 먹을까 고르다가 문득

처음 장어 되서
팬클럽 가입 까지 하게 된
그 시절이 생각 났음.

그 때 아마 아시아 출장 끝나고 바로 유럽 넘어가서
파리에서 좀 오래 있었던 시절.

아침에 창문을 열면
두 눈 가득 에펠탑이 보이고
아래에 광장이 보이고 했던 좋은 방에서 묵게 되었는데

한참 근석이 한테 빠져 있을 때라
아침에 크로아상이랑 커피랑 가져오면
창문 열어 달라고 부탁 하고
침대에서 머리만 내 놓고
아침에 눈 뜨면
에펠탑 보면서 크리쇼 3 영상 부터 켰드랫다.

일어나면 꼭 침대 위에 누워서
룸서비스 온 커피 한잔 다 마시고도
영상 하나 끝날 때 까지
누워서 옹알이도 하고
갤에 난입 해서 무뜬금 닥찬 글도 쓰고
그리고 하루를 시작 했음 ;;;;;;

그 당시에는 고베만 아마 유툽에 있었고
나머지는 예고 영상만 있었을 거야.
내가 주문한 딥디는 아마 오기 전이었을 거라서
진짜 아껴서 봄.

하루에 한 곡만 들어도 좋았고
아무데나 재생해서 들어도 좋았다.

아침에 일어나면
아 오늘치의 근석이 공연을 봐야지 하며
신나서 웃으면서 일어났었음.

그랬을만큼
처음에 진짜 좋았어.

음. 지금은 안 좋아? 하면 ㅋㅋㅋㅋ 노코멘트 ㅋㅋㅋㅋ


봄의 중간으로 가던 시절이라
창문을 열면 파리의 특유의 냄새와
크로아상이랑 커피 냄새와
작은 아이폰에서 보이던 푸르스름한 모노크롬 화면이랑
웃을 때 마다 햇살빔이 나오는 것 같던 근석이랑
빠닥 빠닥 풀 잔뜩 먹인 이집션 코튼 이불이랑 베게에
푹 빠져서 보던

뭐 그런...........기억들.

그리고 그 방에 딸린 거실에
묵직한 집무실 책상이 있었는데
어느 날 아침
근석이 공연 한다고 (그게 아마 엔서머 하고 쇼타임) 했을 때

거기서 진짜 두근 두근 한 마음으로
팬클럽 가입 하고
진짜 덜덜 떨면서 으즈켕~~~ 하면서
나 공연 가게 해달라고
끼워 달라고 이메일 보냈던 거

생각남.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미쳤었지..........

그랬을 만큼

처음에 진짜

걷잡을 수 없이 멋지다 하고 확 빠졌었던 듯.



왜 그랬을까.

미스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