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감성 터져서 뜬금없지만 한개 더
그레이트풀 데드 전에서 키워드로 등장하는 요소가 바로 온도였지.
남성보다 여성의 체온 변화가 적다는 걸 전제로 하고, 외부의 온도를 높인 다음에 같은 시간 내에 체온이 더 크게 올라간 남자들, 즉 호위팀을 무력화하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상태에 놓인 트리시를 무사히 빼 온다는 전략이었지.
과연 이 같은 조건에 처했을 때, 프로슈토의 계획대로 남자들을 더 빨리 무력화할 수 있을까?
1.중심온도와 말단온도의 차이
생물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항상성인데, 이건 고등학교 생물만 배워도 알겠지만 생물이 단백질 기반 효소로 작동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임.
효소는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고, 단백질은 긴 사슬 형태로 되어 있다가 샤페론을 통해 제대로 접혀서 원하는 기능을 하게 돼.
그런데 이 접히는 데 수소 결합과 S-S결합이 큰 역할을 하는데, s-s는 공유결합이니 그렇다쳐도 수소결합은 산도나 온도 등에 의해 끊기고 이어지는 등 변화할 수 있어.
그렇게 되면 단백질이 변성돼서 원하는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생물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온도 농도 PH 등의 요소를 일정하게 유지하려고 함. 이걸 항상성이라고 한다.
인간도 생물, 그 중에서도 온혈동물인 만큼 몸의 중심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성질이 있음. 그런데 말단 온도는 중심 온도와는 다르게 변화 폭이 클 수가 있다. 왜냐면 중심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말단의 혈관을 수축/확장시키거나, 내부 대사량의 조절을 통해서 열의 손실을 관리하기 때문이지.
일단 몸의 중심 온도는 사실 남녀가 같은 생물이니만큼 크게 차이나지 않음. 아니, 사실은 여성이 살짝 더 높다.
1992년 논문인
A critical Appraisal of 98.6°F, the Upper Limit of the Normal Body Temperature, and Other Legacies of Carl Reinhold August Wunderlich
에 따르면 겨드랑이에서 측정한 여성의 중심부 체온이 한 0.2도 정도 더 높고, 배란기에 체온이 0.2~0.5도정도 더 올라감.
그런데 중심 체온에 의해서 노화가 진행된다면, 인체가 항상 일정하게 유지하기 때문에 작중 묘사가 말이 안 됨.
작중에서 얼음을 대거나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노화에 드라마틱한 효과를 가지고 오는데, 피부가 말단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몸의 중심 온도가 아니라 말단의 온도로 노화 속도가 조절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2. 그렇다면 온도에 따른 여성과 남성의 말단 온도 변화 폭은 어떻게 되나?
세간에는 지방의 양 때문에 여성의 온도가 더 적게 변화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정말일까?
2-1.차가워지는 경우
한 난방회사의 연구에 따르면 여성들은 파트너 몰래 난방을 켜곤 한다고 한다. 남편이 미워서가 아니라 정말로 더 춥다고 느끼기 때문인데, 실제로 남성들이 쾌적하다고 느끼는 온도 범위에서 2~3도 정도 더 높은 환경에서 쾌적함을 느꼈다고 한다.
이 이유는 사지 등 말단부의 체온을 쟀을 때, 명확하게 나타나는데, 중심부(정석대로라면 후장에 온도계를 꽂아 잰다. 간이로 재려면 겨드랑이, 입안이나 귓속에 넣어 재지만 역시 정확하게 재려면 후장에 꽂는게 맞음)에서 쟀을 때는 여성이 0.2도 정도 더 높지만, 사지에서 쟀을 때는 여성의 체온이 2~3도 정도 더 낮게 나타났다.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추정되고 있는데, 일단 여성들의 근육량이 더 적기 때문에 대사율이 낮고, 그에 따라 근육에서 연소하여 열을 내야 하는 말단부에 근육으로 열이 잘 공급이 안 된다는 설.
또 한 가지는 대개 여성들이 몸집이 더 작은데, 그에 따라 부피대비 표면적 비율이 남성보다 높아지게 된다. 같은 부피에서 열을 생성해도 표면적이 넓어 열을 더 많이 빼앗기니까 열을 빼앗기는 말단부의 온도가 낮아진다는 것.
여성의 몸은 생존에 더 맞게 진화했고, 그에 따라 말단부로 가는 혈액량을 줄여 온도가 낮은 상황에서 열 손실을 최소화해 생존률을 높인다는 거야.
작중에선 트리시가 얼음을 먹고 있었기 때문에, 말단부의 온도는 주변 남자들보다 훨씬 낮아져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거의 노화하지 않았던 게 고증에 맞음.
2-2뜨거워지는 경우
1974년에 나온 논문, COMPARISON OF THERMAL EXCHANGES IN MEN AND
WOMEN UNDER NEUTRAL AND HOT CONDITIONS에 따르면 따뜻해질 때 여성과 남성의 말단부 체온은 아래와 같이 변화한다.
윗줄부터 차례로 배란전, 배란후 여성, 남성의 체온이고 왼쪽 neutral stage의 T라고 적힌것들이 평상시, 오른쪽 heating stage에서 T라고 적힌 것들이 주변이 뜨거워질 때의 온도이다.
숫자를 보면 알겠지만 열을 받을 때에는 오히려 여성의 체온이 더 높이 올라간다!
그러므로 얼음을 대고 있지 않던데다가, 아이까지 안아서 말단부의 온도가 올라간 여성이 늙어보이던 건 의외로 고증에 맞던 거였다....
또한 자길 희생하고 나란챠에게 얼음을 대 주던 트리시의 행위는 주변 온도가 높은 상황에서, 여성인 자기 온도가 더 높아져 자칫하면 골로 갈 수도 있는데도 목숨을 감수하고 나란챠를 도와준 것이다.
인성까지 새하얀 죠갤여신 트리시 당신은 도덕책.....
3.결론
트리시가 얼음 가까이 있었기에 망정이지, 만일 보스가 인색하게 얼음을 준비해 주지 않았더라면 주변이 뜨거울 때 체온이 더 높은 여성, 즉 트리시가 먼저 골로 갈 뻔했다...
프로슈토가 작중 무모하게 군 건
1. 어떤 상황에서도 여성이 온도가 더 낮을 거라고 철석같이 믿었거나
2.온도차로 공격당한다는 사실을 알고 호위팀이 트리시에게 얼음을 몰빵해줄 거라고 믿고 그풀데를 전개했을 경우
이 두가지로 추정해 볼 수 있는데, 2번은 미스타가 얼음을 들고 있었을 때 한 발언으로 추정해 봤을 때 온도 트릭이 들킬 걸 예상하고 저지르지는 않은 듯 하다.
고로 어떻게든 여성인 트리시가 온도가 더 낮겠지? 하고 무대뽀로 저질렀다는 건데, 만일 호위팀을 무력화시키는 데 성공했더라도 트리시가 먼저 늙어 죽어버렸다면 어떻게 됐을까.....
3줄요약
1.여성의 중심체온이 남성보다 높지만 말단체온이 남성보다 낮음
2. 중심체온은 설명대로 여성이 변화가 적지만 차가워질 때는 여성의 말단부가 더 낮고 뜨거워질 땐 여성의 말단부가 더 뜨거워짐
3.트리시가 얼음을 들고 있지 않았더라면 그풀데에 먼저 골로 갈 뻔했음
한줄요약:큰일날뻔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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