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전동건 개발살나서 개지랄 떨었다는 글 보고 생각나서 풀어봄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나는 총덕임.

총이라면 사족을 못써서 직접 몇달동안 골머리 썩어가며 만든 총들도 있고

몇몇개는 진짜 밑바닥부터(기어부터 나사까지) 부품을 구하거나 직접 비용들여 깎아 만든 것들도 있었음 (물론 사제총기가 아니라 BB건)

우리집이 큰집이기 때문에 명절날만 되면 친척들이란 친척들은 다 모인다

물론 나와 터울이 꽤나 차이나는 (15살 정도) 조카들도 많이 옴

여태까지는 문 걸어잠그고 악화데미제 K2 사다가 쥐어주면서 잘 무마했지만 

이번 설날, 내가 깜빡하고 대비를 안했었다.

그래도 삼촌이라고 조카들 용돈 주려고 은행가서 돈 뽑으러 갔다

그리고 집에 와보니 대 참사가 일어났지

총기 자료 모아놓는다고 새로 사다 달아놓은 하드디스크는 파티션 테이블이 날아간것도 모자라서 배드섹터가 한가득이더라

그 상태에서 재부팅했더니 블루스크린이 아니라 레드스크린이 떴음

컴퓨터야 다시 포맷하고 문제생긴 부품 갈아끼우고 데이터도 포렌식 돌리면 어느정도 복구가 가능했겠지만

시발 이 좆같은 새끼들이 내 장롱을 건드렸더라

총 만든다고 직접 그려서 둘둘 말아놓은 설계도면은 갈갈이 찢겨있거나 음료수 범벅이 되어있고

직접 만든 총기들은 도대체 그 좆만한 몸에서 무슨 힘이 나왔는지 리시버가 반으로 접혀있고 배럴은 꼬여있더라

대략 이런식으로

분명히 말하지만 저 리시버나 배럴은 철제임. 12.7mm 총열을 재현해낸거라 꽤나 두껍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아레스에서 나온 샤이텍 M200도 도대체 어떻게 만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스코프(김형사 뜰까봐 말하는데 무배율임) 십자선이 끊어져있고 리시버 안은 무슨 음료수를 부었는지 끈적끈적하고 냄새났음

아무튼 그나마 멀쩡한것만 추려보니 토이스타 M16만 나오더라

거기다가 권총 몇개는 없어졌고

이게 뭔 좆같은 상황인가 부모님께 여쭈었더니 조카들이 내 방에 들어갔었다더라

그 순간 꼭지가 돌아버리다 못해 하늘로 치솟아 옥황상제님을 알현할 뻔했지만

그래도 어른이니 최대한 이성적으로 가기로 했다.

피해 상황들 전부 사진으로 찍고 여태까지 물건 구매했던 영수증 싹다 꺼냈다

그리고 이모한테 가서 상황을 말씀드렸다 근데 하는 말이 가관이더라

"거 애들이 그런건데 그냥 눈감아줘"

그래, 여기까진 참을만 했다. 여긴 헬조센이니까. 근데 그 다음말은 절대로 못참겠더라

"다 큰 어른이 그런걸 갖고 노는건 좀 아니잖아? 애들도 아니고 무슨..."

하면서 변명을 늘어놓는데 저 "무슨...."까지만 듣고 하도 열받은 나머지 소리질렀다

무슨 시발 취미에 애 어른이 어디있냐고. 애들이 이렇게 쇠 깎아서 만들수 있냐고 애들이 과연 이렇게 수백 들여서 모으고 만들고 할 수 있냐고. 다 필요없고 이거 다 배상해내라고. 안그러면 고소하겠다고.

그러니까 어른들 다 나오시고 이게 무슨 일이냐고 그러시더라

난 이거 절대로 용납 못하니까 이것들 다 배상해내지 못하면 법적으로 무사하지 못할거라고 못박았다. 그리고 나서 방으로 들어가 영수증 복사해 놓은거(혹시나 인멸해버릴까봐 복사해 놓았음) 내밀며 말했다.

분명 말했지만 절대로 그냥 안 넘어 갈꺼라고. 상당히 피곤해 질거라고.

그랬더니 어른들이 그러더라. 가족끼리 뭔 고소며 돈얘기냐고. 좋게 넘어가면 안되겠느냐고.

난 싫다고 했다. 그리고 다 박살나서 날카롭게 절단면이 서 있는 그 리시버를 직접 그 눈깔 앞에다가 디밀어 줬지.

그랬더니 총 부품인걸 알았는지 이모년이랑 똑같은 말을 하더라

그럼 난 경찰서 가겠다고, 좋게 끝내기 싫으니 끝까지 가보자고 하면서 나와버렸다.

하도 좆같으니 바로 경찰서 가봐야 답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러다보니 근처에서 알바하고 있는 친구 알바 끝났다길래 같이 당구나 치고 밤 10시쯤에 들어왔다.

그랬더니 밖에 있다가 상황을 뒤늦게 안 이모부가 2층에서 부르시더라

따라가 올라가보니 이모하고 조카놈들 죄다 무릎꿇고 있음. 한 3시간동안 무릎꿇렸다더라

이모부가 나한테 사과하라고, 그리고 조카놈들이 개발살낸 자료들이며 부품들 다 물어내라고 윽박지르심

그러시면서 조카놈이 매고 온 가방을 주시는데 받아서 열어보니 마루이 콜트며 없어졌던 권총들이 몇정 나오더라

자식교육을 잘못 했다면서, 얼마건 간에 돈으로 물어줄 수 있는건 물어줄테니 경찰서까지는 가지 말자고 하셨다.

나랑 수집하는 분야는 다르지만 그래도 뭔가를 모으고 좋아하는 이모부가 그렇게 말씀하시니 여기서 그만하자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다음날 이모부는 대략 4백만원 돈에다가 50만원 정도를 나한테 주시면서 용돈까지 넣었다며 미안하다고 하셨다.

박살난것에 대해서만 받겠다고 했지만 그래도 끝끝내 쥐어주고 가시더라

친척들 전부 떠나고 나서 방 정리하고 컴퓨터 복구하는데만 3일 걸렸다. 박살난 것들도 기성품들은 어느정도 복구했지만 직접 만든 것들은 어떻게 안되더라. 그냥 새로 도면 짜서 만들기로 했다. 받은 돈도 있고 하니까.

이번 추석때도 그놈들 오긴 왔는데 내 방에 올 생각은 꿈에도 안하더라. 내 눈 마주치더니 도망가기 바쁨

* 여담이지만 조카놈들 이모부한테 엄청 맞았는지 종아리에 피멍이 들어 있더라. 파리채 하나가 휘어져 있는걸로 봐서 그걸로 맞은듯.

바쁜놈들을 위한 3줄요약

1. 총덕후인데 좀 많이 매니악한놈임. 근데 조카몬들이 죄다 개발살냄

2. 노발대발하면서 증거자료 만들어서 경찰서 가려고 함

3. 키덜트인 이모부가 다 물어주고 어찌어찌 끝냄

1줄요약

1. 내물건 개발살나서 난리쳤고 이모부가 조카몬을 조져버리고 물어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