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

공상 ─

내 마음의 탑

나는 말없이 이 탑을 쌓고 있다.

명예와 허영의 천공(天空)에다

무너질 줄도 모르고

한층 두층 높이 쌓는다.  

무한한 나의 공상 ─

그것은 내 마음의 바다,

나는 두 팔을 펼쳐서

나의 바다에서

자유로이 헤엄친다.

황금, 지욕(知慾)의 수평선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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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윤동주 시인이 19세 때인 1935년 10월 이전에 썼다고 추정된다고 하네. 줄친 부분이 마늘이가 낭독한 대목.

1948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초판본에도, 그간 내가 원문 시를 인용해왔던 1955년 증보판에도  나와 있지 않아서

논문을 포함한 여러 자료를 뒤적여야 했어. 표기가 혹시 다르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물론 내가 가지고 있는 2004년 문학과지성사 판 정본 윤동주 전집에 포함되어 있긴 했지만 말야.

그러던 중 이복규 선생님의 논문을 통해 이 시가 시인이 자신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서 제외시킨 시라는 걸 알게 되었어. 자체 검열을 한 셈.

더불어 올해 지식과교양 출판사가 운동주 시인의 육필원고와 원본을 대조하여 새로 발간한 윤동주 시 전집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고 구입했는데  

아쉽게도 이 시는 원문 표기 그대로가 아니더라. 현대어 표기만 되어 있더라고.

시인이 시와 산문을 막라하여 쓴 120여편의 작품 가운데 편집자가 육필 원고와 대조하며 원문을 표기한 건

시인이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는 제목 아래 직접 편집해서 내려고 했던 시 18편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이후  작고하기 전까지 쓴 7편.

이 이야기는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하고 싶다.

암튼 즐감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