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연구자 모여도 PM 권한 없으면 혁신적인 연구 어려워  이광복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이 재단 15주년을 맞아 21일 서울 엘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사진=김지영 기자] "연구개발(R&D) 예산 5% 만이라도 도전적 과제 수행을 위해 새로운 실험을 해보는 데 할애해 보자."
이광복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은 21일 서울 엘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가 가진 R&D시스템은 여전히 추격형"이라며 이 같이 제안했다. 그는 "미국 달파(DARPA)에서도 5%는 실험적인데 예산을 쓰고 있다"며 "다른 나라에서 한다고 해서가 아니라 우리에게 필요한 방향이라는데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무원, 부처, 사업 담당 프로그램 운영자(PM)가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연구개발(R&D)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연구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리에 함께한 안준모 고려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도 "국가 R&D 예산 30조원를 어떻게 쓸지 답을 해야 하지만 여러 유형 중 5%정도는 도전적 R&D를 해볼 수 있도록 실험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한국연구재단 창립 15주년 기념 특별포럼 '새로운 혁신의 길, R&D시스템 대전환'을 개최하기 앞서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연구를 위해 R&D예산을 잘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새로운 R&D시스템을 만들어야한다"며 "우리는 추격형 R&D를 기반으로 성장하면서 세계 과학기술 선도국과 격차를 좁혀왔지만 R&D관리 시스템 자체는 여전히 추격형에 머물러 있다"고 자성을 촉구했다.
이 이사장은 "예산편성 후 집행이 되면 성과를 보고하기 위한 방법으로 성과를 몇 개 냈는지, 논문수는 몇 개인지 등 제한적인 것이 현실"이라며 도전적인 연구를 가로막는 현재의 R&D시스템을 사례로 제시했다.
안 교수는 "연구자들은 연차별 목표를 제시한 뒤 다년 과제를 수행할 때 이미 해당 기술이 개발돼 제품으로 시장에 나와버려도 과제 변경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우리 R&D 관리의 경직성과 비효율성을 지적했다.
이 이사장은 달파 프로젝트 성공요인으로 꼽히는 조직체제(유연성), 운영모델(PM의 재량권)을 예로 들면서 "연구진행 상황과 환경변화에 따른 유연한 연구수행이 가능하도록 법과 제도의 운영이 유연해져야한다"고 강조했다. 한 번에 기획하는 R&D제도에서 재기획이 가능하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분야별 사업을 지원관리하는 전문가인 PM 육성의 중요성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이 이사장은 "달파의 총 직원은 250명으로 그 중 PM이 100명이며, 이들을 지원하는 외부조직인원이 500여명인데 비해 연구재단 한계도전전략센터는 단 3명 뿐이다"며 "공공조직인 만큼 인력을 늘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지만 정원(TO)를 확대하고 전공과 배경이 다양한 PM을 키워야한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최영진 한계도전전략센터장도 "미래불확실성에 도전하는 것을 많이 해야 하는 상황에 더 효율적인 목표와 방향을 설정하고 대응하기기 위해 플레이코치가 필요하다"며 PM육성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안 교수도 "아무리 좋은 선수(연구자)가 모여도 감독(PM)에게 권한이 주어지지 않으면 혁신적인 연구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R&D시스템 개선은 정부를 설득하지 않으면 실현이 어렵다. 이 이사장도 "많은 정책수립자들이 연구개발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연구현장에서도 혁신적이고 도전적 연구의 필요성은 이야기했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논의가 없었다. 오늘 열리는 포럼이 그 첫번째가 될 것"이라며 "오늘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정부에 연구특성을 잘 전달, 공유, 설득해 해답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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