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넌 내가 잔 마지막 여자가 될 거야(결국 거짓으로 밝혀져)

과거에 사로잡혀 있는 눈빛, 이거야말로 그가 여전히 아물지 못한 상처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줌...

그 오랜 세월 동안, 몇번이고 떠올렸겠지.

아물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사람 하나 없이, 그렇게.

그러는 순간 갑자기 뒤에서 여자가 닿아오니까, 확 눈을 감는데.

이 장면에서 제임스강의 불안정한 정서라고 해야할까, 신경을 느낄 수 있었음.

들키지 않으려고, 그 무엇보다도 본능적으로 붉어진 눈을 감추고, 그리고 채 토해내지도 못한 해 묵은 감정을 목구멍 밑으로 애써 밀어 삼키는...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아, 보일 수 없어, 감추고, 그렇게 방어적인 태도로 일관한 그의 반평생까지도. 눈에 선해서.

"니 생각. (니가 여기서) 빨리 나가줬으면 좋겠다(는 생각)."

상처뿐이었던 어린 시절 기억을 떠올리고, 결국 자기한테 남아있는 건 응징, 복수, 그런 것들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일까.

이제 점점 둔해져오고, 통증이 심해져가는, 심장이 말해주는, '죽음이 다가온다'는 감각 때문이었을까.

당장의 온기가,

괴롭고 공허한 감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육체적 쾌락이 필요했었던,

그랬던 그가 이제 여자를 돌려보낸다.

익숙하다는 듯이.

"나 너랑누구랑 못 자."

저도 좀 이렇게 귀찮아 해주셨으면....그러려면 일단 제 앞에 좀 나타나주셔야겠는데....(깊은 한숨) (마른 세수)

"그만 가라 (이제)."

"넌 내가 잔 마지막 (여자가 될 거야)."

"(넌 내가 잔 마지막) 여자가 될 거야."

누구에게든 진심을 내보이지 않았고, 진실 또한 의미 없어하는 그가 분명하지만,

그날만큼은, 끝이 다가오는 순간에 함께 있는 여자에게는, 그래도 한번쯤은, 마지막에는, 진실하고 싶었던 것이었을까.

"미친년."

그게, 무의미한 일이란 것쯤은 그도 알고 있었지만 말이다.